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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 하버드 마지막 강의, 마지막 질문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외 지음, 이진원 옮김, 이호욱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2011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50대 경영사상가 1위에 뽑힌 파괴적 혁신의 대가인 크리스텐슨 교수가 암투병과 허혈성 뇌졸중을 극복하면서 훌륭한 책을 하나 내놓았다. 그 핵심은 바로 경영 이론들이 가족, 결혼, 우리 자신에게 성공과 행복을 안겨주거나 아니면 실패와 불행을 야기하는 많은 요인들을 설명해준다는 것이다. 이 책의 첫 장부터 재미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저자 자신의 하버드 경영 대학원 동창생들의 여정을 살펴보고 있다. 똑똑한 사람들인 만큼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이 많지만 개인적인 삶은 불만에 가득하며, 가족이 해체되었거나, 심지어 범죄행위에 연루된 사람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은 지난 몇 년 동안 하버드 경영 대학원의 강의 종강일에 그러한 동창들의 삶 속에서 빈번하게 일어났던 사건들을 요약 정리한 뒤 학생들과 함께 자신들을 분석하면서 논의를 확장해 나간 내용들 중 최고의 통찰을 뽑아 요약 정리한 것이라 한다.
이 책은 정확히 경영이론에 기대고 있다. 사실 저자는 의사결정을 할 때 사람보다 보편적인 진술로 이루어진 이론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론은 우리가 경험하기 전에 앞으로 일어날 일을 설명하기 때문에 더욱 값진 것으로 우리가 인생의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전의 인과관계를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가장 먼저 소개되는 이론은 동기이론으로 위생요인과 동기부여 요인을 설명하고 있다. 인생에서 실패하는 이들 중에는 처음에 진정한 동기부여 요인이 아니라 위생요인 때문에 일을 선택하지만 그것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 출구를 못 찾게 된다고 조언한다. 게다가 돈의 추구는 일에서 느끼는 좌절감을 완화시켜줄 뿐, 진정으로 행복을 찾고 싶다면 의미 있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공하고 더 많은 책임을 질 수 있는 기회를 계속해서 찾아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내면에 동기를 부여하고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주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의도적 전략과 창발적 전략에서 비롯된다. 우리 인생과 사회생활은 우리가 인식하든 하지 못하든 의도적 전략과 갑자기 생기는 예상하지 못한 대체 전략들 사이에서 결정과 포기를 반복하면서 순항하고 있다고 말한다. 즉, 어떤 전략이 가장 좋은지는 각자 처한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다. 따라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필수적 위생요인과 동기부여 요인 모두를 제공하는 배출구를 찾았다면 의도적 전략이 합리적이며, 이럴 경우 예상치 못한 기회에 적응해가는 문제를 걱정하기보다는 의도적으로 세운 성취를 위한 최선의 방법에 사고의 틀을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만약 이런 일을 찾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면 마치 신생기업처럼 창발적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말한다. 매 경험으로부터 배우면서 적응하고, 이것을 재빨리 반복하며 자신이 세운 전략이 효과를 내기 시작할 때까지 이런 과정을 계속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렇게 자신의 재능, 관심, 우선순위가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하는 곳이 어디인지 알 때까지 계속 뭔가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또한 인생의 갈림길에서 발견지향의 기획 기법을 활용하여 행복을 기대하는 선택을 하기 위해 어떤 가정들이 사실로 판명되어야 하는지 자문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어서 경영과 마찬가지로 인생에 있어서도 자원을 효율적으로 할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성취도가 높은 사람은 위험하게도 무의식적으로 보유자원을 가장 즉각적이면서 가시적인 결과를 낳는 활동들에 할당하게 되는데, 인생을 중장기적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일은 우리에게 성취감을 안겨줄 수 있지만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키우는 친밀한 관계 속에서 얻는 지속적인 행복감에 비할 수 없다면서, 이렇게 친구와 가족 간 관계에 대한 투자는 그 투자가 효과적이라는 신호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기업은 사람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생기는 일을 이해하고 그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아울러 그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데 필요한 경험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관점에서 인생에 있어서 자신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최선의 방법이라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웃소싱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한 능력이론이었다. 아웃소싱 업체가 가진 능력을 역동적으로 보고, 미래에 성공하기 위해 어떤 능력이 요구되는지 알고 그것을 계속 보유해야 한다는 이론을 토대로 내가 키우는 아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결정하는 요인들을 하나씩 언급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자원, 프로세스, 개인적 우선순위인데, 자원은 그 아이가 무엇인가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것, 프로세스는 만드는 방법, 우선순위는 만드는 이유로 대치될 수 있다.
이 책의 뒷부분 절반 가까이는 아이들과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요새 가정에서는 자체적으로 끝낼 수 있는 일을 점점 더 많이 아웃소싱하고 있는데, 능력이론에 따르면 아이들은 도전을 겪고 어려운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깊게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못하는 경험만을 많이 준다면, 아이들이 미래 성공에 필요한 프로세스를 갖추지 못하게 된다는 말이다. 또한 이런 경험을 맛보게 해줄 수 있는 다른 사람에게 아이들을 아웃소싱하고 있다면, 우리는 존경하고 존중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도록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 단언한다. 특히 아이들은 우리가 그들에게 가르칠 준비가 됐을 때가 아니라 그들이 배울 준비가 됐을 때 배우게 된다면서, 이럴 때 우리가 같이 있지 못한다면 아이들의 우선순위와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조언한다.
특히 그리스인들의 테세우스의 배를 빗대어 자신의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우선순위와 가치를 얻는다면, 그들은 누구의 아이인지 되묻고 있다. 즉, 아무리 의도가 좋더라도 부모로서의 역할을 점점 더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기 시작하는 순간, 무엇보다 중요한 능력일 수 있는 가치를 아이들이 개발하게 도와줄 소중한 기회를 점점 더 잃게 된다는 말이다. 또한 맥콜의 이론에 따르면 경험의 학교에서 적절한 과정을 밟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건 성공할 확률이 올라간다면서, 아이들이 높은 목표를 세워서 그 목표를 향해 뻗어나가도록 응원해주고, 실패도 축하해주라고 언급한다. 일찍부터 아이들이 스스로 책임지는 중요한 과정을 밟도록 자잘한 기회들을 주라고 조언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선택을 평가하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면 그들의 우선순위가 올바로 정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최고의 도구는 가족문화라 언급하고 있다.
기업문화에 빗대어 가족문화 역시 조직 내에서 반복되고 통했던 프로세스와 우선순위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신중하게 계획된 활동을 통해 일관성을 유지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부모는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가족 문화로 만들고 싶은 것에서 성공을 맛보게 의식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한번만 뭔가를 했을 때 드는 한계비용은 항상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적은 것 같지만 총비용은 훨씬 더 크다는 이론을 통해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지 않도록 경고하고 있다. 즉, 자신이 정한 도덕적 기준은 스스로 어기지 않기 때문에 강력한 것이라며, 만일 한 번만 기준을 어겼다면 또다시 어기지 못하게 막을 도리가 없다고 말한다. 이 책의 에필로그 부분에 저자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인생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세 가지 부분을 언급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원하는 모습 그리기, 전력을 다하기, 적절한 평가기준 찾기인데, 정말 지당하면서도 잘 실천하지 못하는 일인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