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판소리 - 조선의 오페라로 빠져드는 소리여행 방구석 시리즈 3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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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뮤지컬", "방구석 오페라"를 쓴 작가가 잊혀가던 판소리 다섯 마당과 이제는 전승되지 않는 잃어버린 소리들을 소개하며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낸 책이다. 18세기 판소리는 12개 마당으로 구성되었는데, 그 중 현재 전승된 작품은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5개 마당이며, 사라진 7개 마당은 옛날 판소리 사설집과 구전을 기반으로 한 판소리 및 고전소설 연구를 통해 명칭과 줄거리가 전해져 온다고 말한다. 이 책에 소개된 심청전 내용 중에는 마을의 부자로 손꼽혔던 승상 부인이 심청이의 공양미를 대신 내주려 했다는 대목과 심청이가 용궁에서 어머니인 곽씨 부인을 만났다는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심청전은 연주 시 약 4시간이 소요되며 슬픈 대목이 많아 계면조가 주로 사용되었다고 언급한다. 흥보가의 경우 19세기 중반부터 해당 판소리를 폄하하는 시각이 생겨났다고 하는데, 해학적이고 익살스러운 대목들이 그 당시 양반층 관객들의 취향과 맞지 않았다면서 말이다. 춘향가의 경우 특정 소리꾼이 창조하거나 발전시킨 소리나 독창적인 대목인 이른바 더늠이 많은데, "긴사랑가", "쑥대머리", "팔도담배가"와 같은 것이 춘향가 더늠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고 말한다. 별주부전에 대한 내용 중에 눈길을 끌었던 것은 별주부가 토생원을 부르다 발음이 잘못되어 호생원을 불렀을 때 "범나려 온다 범이 나려온다"라고 부르는 판소리 대목이 몇 년 전에 밴드 이날치가 불러 화제를 모았던 바로 그 노래였던 것, 그리고 토생원이 육지로 다시 나와 도망가며 용왕에게 먹일 약을 알려주고, 별주부는 그 약을 지극 정성으로 달여 용왕을 보살펴 쾌차했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용왕의 병은 다름 아닌 술병이었고, 봉건국가의 무능한 왕을 풍자적으로 비판한 것이라 설명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 대립하는 별주부와 토끼는 왕을 옹호하거나 왕을 비판하는 각각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이라 해석하고 있다. 적벽가의 경우 남성 영웅들이 나오는 남성적인 소리 대목들로 인해 19세기 양반층의 사랑을 받았으나, 신분제가 해체되는 20세기 즈음에는 인기가 떨어졌었다고 말한다. 이 시기에는 웅장한 동편제 창법보다도 처절하고 서글픈 계면조 서편제 창법으로 부른 적벽가가 더 인기를 얻었다면서 말이다. 19세기 중엽 창을 잃어버려 현재는 판소리가 이어져오고 있지 않는 옹고집타령은 성격 나쁜 부자 옹고집이 도승을 홀대한 뒤 가짜 옹고집과 만나 설전을 벌이고 여러 고난을 겪은 뒤 개과천선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인간 본성에 대해 희망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 의미가 있다고 언급한다. 열두 아들과 아홉 딸을 둔 장끼 까투리 부부의 말싸움이 두드러진 장끼타령에서 장끼는 욕망과 고집을 상징하며, 까투리는 경고와 이성을 뜻하는데, 장끼의 죽음은 어리석은 고집과 욕망이 결국 자기 파멸로 이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개가를 택하는 까투리의 행적은 당시 사회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하는데, 그 당시 실제 남편을 잃은 여성들이 개가하거나 재혼을 하는 상황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 밖에도 신라 시대의 대표적인 향가인 헌화가와 해가, 15세기에 김시습이 쓴 우리나라 최초의 고전소설이라고 알려진 이생규장전 등 향가와 고전소설과 같은 한국의 전통 서사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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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6-01-15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라진 7마당 판소리중 일반인도 알만한 가장 유명한 작품은 변강쇠 타령이지요.그런데 변강쇠타령은 명창 박동진이 90년대에 신재효본을 바탕으로 복원을 시도해 녹음까지 한것으로 알고있는데 아직카지 판소리 5마당하는 것읗 보니 국악계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