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계 거의 모든 사람들은 빅맥을 먹는다(최근 통계에 따르면 118개국에서). 이것은 유례없고 혁명적인 사건이며, 세계화를 단적으로 나타내 주는 현상이다. 그러나 2001년 9·11사건의 교훈 중 하나는 작은 이야기들, 즉 지역정치와 국지적인 사건들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모두가 빅맥을 먹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어느 때보다 김치를 잘 알아야 한다.” -본문 중에서》

당신은 세계화를 어떻게 알고 있는가?

여러분은 직장에서 동료에게 또 집에서 가족에게 세계화를 설명할 수 있는가?

오늘날 가장 강력한 키워드라면, 세계화를 들 수 있다. 1990년대부터 세계화는 정치 경제적으로 또 사회 문화적으로 세계의 모든 나라, 사회, 단체, 그리고 개인들을 휘감고 있다. 작게는 개인 각자의 유행에서 크게는 범세계적인 사회의 가치관까지 세계화라는 현상과 조류 앞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하물며 9·11테러도 그 원인과 결과로의 전개 과정에서 세계화의 비극적 상징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일반인은 세계화를 어떻게 손쉽게 이해할 수 있는가? 글쓴이는 우리에게 적어도 제목으로는 익숙한 여러 나라의 사례를 가져와 알기 쉽게 세계화에 대한 해답을 찾게 한다. 저자들은 ‘빅맥이냐 김치냐’라는 제목과 그 부제 ‘위기에 휩싸인 세계에서의 글로벌 기업과 현지화 전략’에서 시사하듯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적 이해와 사업의 시장인 전 세계 곳곳에서 현지 사회의 상호관계와 작용을 사례 중심으로 분석한다. 김치를 지역사회의 특수성과 지역정치의 역동성의 상징으로 내세우면서, 저자들은 결국은 현지 사회의 건강한 모습이 글로벌 기업과 현지 사회의 공통적인 성공에 필수적임을 다음과 같이 갈파한다.

세계화는 기회인가 위기인가? 저자들은 ‘불만의 관리’라는 창을 통하여 국제적인 규모와 범세계적인 범위에서 일어나는 세계화의 현상과 그 결과를 돌아보면서 진정한 세계화가 무엇인지 또 어찌하여야 하는지 제시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같이 불만을 잘 관리하면서 국가발전을 이룬 예에서 기회를,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실패에서 불만이 증폭되어 위기가 연속되는 예를, 나이지리아와 보츠와나에서 실패와 성공의 대조적인 모습을, 이란에서의 미국의 실패 등과 같은 여러 사례에서 재미있게 또 알기 쉽게 우리에게 말하여 준다. 사회 구성원들의 불만을 잘 관리하는 정부, 제도와 정책, 그리고 리더십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저자들은 글로벌 기업의 관점에서 조망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바람직한 정책, 제도, 의사결정 과정, 리더십의 승계, 위기관리 등 정부와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모색을 하고 있다. 사회 구성원들의 갖가지 불만과 상충하는 이익을 조화롭고 슬기롭게 소화하고 수렴하는 제도와 정책이 있는 사회가 장기적으로 안정과 번영을 가져온다는 점을 구체적이고 역사적인 사례를 들어 보여 준다.


저자들이 성공적이고 바람직한 국가와 사회의 모델로 여러 사례를 설득력 있게 가져다주는 점에서, 또 구체적인 아이디어와 적용 가능한 기준들을 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극심한 변화와 혼돈스러운 세계를 매일 접하는 우리 모두에게 더욱 현실적인 안목과 합리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뉴스와 사건, 정치적 경제적인 구호와 가치관의 홍수 속에서 이렇게 손에 잡히는 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박재찬 한성자동차 사장


ⓒ 동아일보  200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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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의미 있는 시장은 지구라는 혹성 하나뿐이다. 그리고 현재 이 시장에서는 기술, 금융, 무역, 정보 등이 전 세계적으로 하나로 통합되고 있다. 이런 통합 현상은 사람들의 봉급이나 한 나라의 금리 수준, 생활 수준, 문화양식, 전쟁 그리고 기후 패턴 등에 두루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문 중에서》

토머스 프리드먼은 밥 우드워드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언론인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여러모로 다른 면모를 보인다. 워싱턴포스트 소속인 우드워드는 워터게이트 폭로의 주역답게 백악관의 심장부를 어슬렁거리며 은밀한 내용을 건져 올린다. 반면 뉴욕타임스 소속인 프리드먼은 국제 칼럼니스트답게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세계를 관통하는 메가트렌드(mega-trend)를 포착해 낸다. 우드워드의 핵심 역량이 정보력이라면 프리드먼은 통찰력이다.

1981년부터 베이루트 특파원과 지국장을 지낸 프리드먼의 첫째가는 관심사는 세계 최대의 분쟁지역인 중동이었다. 1989년엔 ‘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를 펴내기도 했다. 난마처럼 얽힌 중동 분쟁의 연원을 파헤친 역작이었다. 그 후 지역적 관심사가 넓어지면서 그는 중동지역의 종족 보호주의와는 다른 세계화의 물결을 느끼게 됐다. 그 결과 1999년 빛을 본 것이 바로 이 책,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이다. 책 제목인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는 각각 세계화와 종족 보호주의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렉서스는 일본 자동차 기업 도요타의 세계적 브랜드이고 올리브는 중동의 대표적 수종(樹種)이다.

프리드먼에 따르면 이 두 가지는 끊임없이 갈등하고 충돌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렉서스, 즉 세계화의 승리를 점친다. 지난 10여 년 동안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는 일시적인 추세나 유행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냉전 체제를 대체하고 들어선, 오늘날 세계를 가장 잘 설명하는 국제 시스템이다. 두 권에 총 837쪽(번역본 기준)에 이르는 이 방대한 책은 세계화에 관한 현장 보고서이다. 세계화는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고, 어떤 특성을 가지는가. 또 무엇이 세계화를 위협하는가에 대한 답을 현장에서 찾아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의 통찰력이 더욱 빛을 발한 사건은 정작 책 출간 2년 뒤 벌어졌다. 미국 국민을 비롯해 세계인들을 경악시킨 9·11테러였다. 세계화의 상징물인 세계무역센터를 중동 테러리스트들이 들이받은 사건은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의 충돌 그 자체였다. 그 이상 이 해괴한 사건을 잘 설명할 가설은 없었다.

반면 도발적인 이 책은 다양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예를 들어 이 책에는 골든 아치 이론이 등장한다. 골든 아치는 맥도널드 햄버거의 상징 조형물이다. 그러니까 맥도널드 햄버거가 진출할 정도로 세계화 체제에 편입돼 있고 중산층이 넓게 포진한 나라에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가설이다. 그러나 유고연방 해체 이후 맥도널드 가게가 널려 있던 코소보에서 벌어진 사태는 이 가설에 부합하지 않는다(2000년 개정판에서는 이에 대한 프리드먼의 반론이 실려 있다). 기자의 글답게 생생하고 흥미롭지만 하루가 다르게 진전되고 있는 세계화를 체계화하는 데는 미진하다는 느낌 역시 강했다. 뭔가 속편이 나올 것을 예감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그 속편에 해당하는 책이 최근 국내에서도 번역돼 베스트셀러가 된 ‘세계는 평평하다’이다.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 동아일보   200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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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는 엄청난 이득을 가져왔다. 동아시아의 성공은 세계화, 특히 무역의 기회, 그리고 시장 및 기술에 대한 접근의 증대에 기초했다. 세계화는 보건의 증진을 이룩했으며,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큰 사회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활동적인 세계 민권 사회를 이룩했다. 문제는 세계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관리되느냐에 있다. ― 본문 중에서》

1997년 소위 외환위기에 대해 부채의식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통쾌함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게 될 것이다. 30년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대한민국 경제를 침몰 직전까지 몰아넣었다는 자책감에 떨었던 우리에게 이 책은 우리를 사지로 몰아넣었던 환란 이면에 별도의 논리가 존재했음을 알려준다.

저자는 세계화를 지지한다. 단순히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경제적 흐름이라고 주장한다. 더욱 많은 자본을 손쉽게 동원하고, 더욱 넓은 시장에 물건을 내다 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와 경제가 좀 더 효율적으로, 따라서 좀 더 인간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것이 세계화라고 주장한다.

저자가 세계화를 지지하는 이유는 시장에 대한 굳은 믿음 때문이다. 시장에 바탕을 둔 자본과 기업가 정신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며, 시장이 세계적 규모로 확대되는 것을 전제로 한 세계화는 궁극적으로 세계 인류에게 부와 복지를 가져다 줄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다른 한편 저자는 끊임없이 ‘시장은 완벽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미국처럼 자본주의가 왕성한 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또 한창 경제발전이 진행 중인 나라에서는 아예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곳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의 개혁과 개방을 위해 정부는 ‘순서’와 ‘속도’라는 두 가지 수단을 가지고 불완전한 시장을 완전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정부의 역할은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같은 국제 공공기구에 위탁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 기구가 ‘시장경제’라는 도그마에 사로잡혀 무조건 ‘민영화, 자유화, 개방화’를 밀어붙임으로써 1990년대 후반 동아시아 경제위기가 발생했고, 사회주의 국가의 시장경제로의 이행이 상당 부분 실패했다. 더 나아가 이들 국제공공기구가 미국 등 선진국 재무부와 금융권의 논리를 대변하는 기구로 전락함으로써 오히려 위기를 악화시키고 말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렇다면 어떤 세계화여야 할까. 저자의 답은 명확하다. 세계화를 당초 취지대로 작동하게끔 만드는 데 필요한 가장 구조적인 변화는 ‘국제기구 지배구조의 변화’다.

시장 만능의 도그마에 사로잡혀 있는 전문가,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국제 관료들이 아니라 개별 국가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진짜 글로벌 마인드를 진 사람들로 구성된 국제기구를 그는 꿈꾼다. 이 책은 불과 8년 전 한국을 강타했던 치욕스러운 사건을 생생한 사례로 설명함으로써 읽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바로 이런 결론 때문에라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논쟁이 한여름 땡볕만큼 불붙어 있는 지금, 일독을 권한다.

김태승 경기개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동아일보   200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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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반(反)세계화운동은 앞으로 진보운동의 핵심적 영역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이며,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와 전 세계적 사회정의운동 간의 갈등이 21세기 자본주의의 가장 치열한 전선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운동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는 누구나 인식하듯 ‘반’세계화의 외침만이 아니라 ‘대안적’ 세계화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진지한 대안의 고민과 제시 없이는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는 믿음은 기대로만 그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요즘 세계화를 둘러싼 논쟁은 이데올로기적 대립의 형태로 전락한 느낌이다. 세계화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풍요를 가져오는 선으로, 또 다른 사람에게는 분열을 가져오는 악으로 비쳐 둘 사이에 더는 진지한 토론이나 타협은 찾아보기 어렵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에 참가한 사람들이나 미국 워싱턴의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일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은 상품과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인간의 삶을 개선한다는 데 대해 일말의 의심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에 참가한 시민운동가나 노동자단체 대표들은 세계화가 세계 곳곳에서 생존권을 위협하고 공동체를 파괴하며 빈부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세계화를 둘러싼 이러한 낙관적 확신과 정서적 반감 사이의 충돌은 최근 서울에서도 목격할 수 있는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대립이 바로 그것이다.

‘다보스, 포르투알레그레 그리고 서울’이라는 이 책의 제목은 바로 이러한 현실을 은유한 것이다. 이 책은 이데올로기로 덧칠된 세계화의 실상을 한 꺼풀씩 벗겨 내면서 그 과실과 부작용을 꼼꼼히 따져 보고 있다. 자본자유화와 무역자유화가 정말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에 도움이 됐는지, 빈곤 감소와 소득분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수많은 경제학적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정리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찬성하거나 반대하여 이데올로기적 대립으로 끌어 가기 십상인 다른 책들과는 달리 세계화를 둘러싼 다양한 쟁점에 대해 치밀한 분석 결과를 기초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중립적 입장에서 연구 결과들을 단순히 정리하는 데 그친다는 뜻은 아니다. 그의 비판의 칼날은 많은 부분 정형화된 세계화 옹호론을 향하고 있다. 섣부른 금융개방에 따른 금융위기와 경제적 불안정의 심화 가능성을 다양한 측면에서 지적할 뿐만 아니라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무역자유화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부분이 있음을 지적한다.

하지만 세계화 논쟁에 대한 저자의 비판의식은 세계화 반대론에 대해서도 살아 있다. 예를 들어 세계화가 임금격차를 확대하고 개발도상국 노동자의 삶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근거가 희박하고 다분히 감정적인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이처럼 비판이 양쪽 모두를 향하고 있다면 세계화에 대한 저자의 입장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더 나은 세계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세계화 그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니며, 또 역사의 필연도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화의 속도와 방향을 어떻게 조절하고 그 부작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그것은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박복영 대외경제정책 연구원 부연구위원


ⓒ 동아일보   200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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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는 “초대륙적·지역적 활동, 상호작용 및 권력행사의 흐름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내는 사회적 관계 및 사회적 거래―범위·강도·속도·영향력으로 평가한―의 공간적 조직방식에 큰 변화가 발생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과정 또는 일련의 과정들”을 의미한다. ―본문 중에서》

지난해 말 국회 운영위원회로부터 의뢰받은 국민의식 조사가 발표된 적이 있다. 그 가운데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면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4.6%가 경제 발전을 꼽았다. 나는 이 조사결과가 갖는 함의가 매우 크다고 본다. 그것은 우리 사회에서 민주화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세계화 시대가 본격화됐다는 것을 단적으로 상징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세계화가 우리 사회에 준 충격은 실로 지대하다. 1997년 외환위기와 구조조정,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절반에 가까운 외국자본 비중, 빈부 격차 심화와 사회적 양극화의 강화, 영어 열풍과 조기 유학 러시, 그리고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논란의 한가운데는 세계화의 충격이 놓여 있다고 봐야 한다.

데이비드 헬드 영국 런던정경대(LSE) 정치학 석좌교수 등이 쓴 ‘전지구적 변환’은 세계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표준적인 논의를 제공한다. 여기서 표준적이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이 책은 세계화에 대한 가치판단보다는 사실판단을 우선시한다. 저자들은 경제적 세계화로부터 시작해 정치 군사 이주 문화 환경 등 세계화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상세한 토론을 펼친다. 세계화에 대한 이념적 재단이 앞서는 현실을 지켜볼 때 이는 분명 미덕이다.

둘째, 이 책은 세계화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나 반대를 유보하고 그것이 주는 충격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세계화의 본질과 그 결과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현재 상반된 두 시각이 맞서고 있다. 우파는 세계화가 가져오는 경쟁력 강화와 성장의 효과에 주목하는 반면, 좌파는 세계화가 낳은 사회적 양극화 및 불평등 강화를 강조한다. 이 책은 중도적 관점에서 이 두 시각을 모두 아우르고자 한다.

바람직한 세계화에 대해 이 책이 제시하는 정치적 기획은 ‘세계주의’다. 세계주의는 전 세계 시민들이 여러 정치공동체에 접근하고 가입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지구적 수준에서 민주주의를 확장하려는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이것은 비정부기구(NGO)를 포함한 다양한 비국가 행위자들이 초국가적 민주주의 체제 안에서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고삐 풀린 세계 자본주의를 통제하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오늘날 세계화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심원하다. 세계화가 전 지구적 개방을 뜻한다면, 1870년대의 제1차 개방(개항), 1960년대 제2차 개방(근대화)에 이어서 최근 한미 FTA를 중심으로 제3차 개방(세계화)을 둘러싸고 일대 논란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 시대를 되돌릴 수 없는 한 개방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개방에 찬성이냐 반대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개방을 주체적으로 성취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바람직한 개방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세계화에 대한 포괄적이면서도 심층적인 이해가 요청된다. 이 책은 그 출발점을 제공한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 동아일보   200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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