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헬멧 - 테세우스와 미노타우로스 세계신화총서 4
빅토르 펠레빈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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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새롭게 다지는 세계신화총서, 그 네 번째 이야기는 빅토르 펠레빈이 맡았다. 이름은 바로 <공포의 헬멧>. 이 책이 다루는 신화는 흥미롭게도 테세우스 신화다. 미노타우로스의 미궁에 갇힌 테세우스의 영웅담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럴 수가! 책을 펴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발상의 전환이 너무 기가 막히기 때문!

작품이 시작하자마자 네티즌들이 나온다. 그들은 인터넷을 통해 대화를 하는데 자신들이 왜 이곳에 있는지를 모른다. 밀폐된 공간에서 인터넷을 통해 겨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처지다. 인터넷이라? 아! ‘미궁’의 의미를 이렇게 바꾸다니, 확실히 놀랍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영웅-미궁’을 단순히 이렇게만 바꾼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테세우스가 죽인 괴물은 정말 실체하던 것인가? 미궁이라는 것은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닐까? 미궁은 과연 안에만 해당되는 것일까? 밖까지 미궁은 아닐까? 책은 여러 가지 의문들을 던져주는데, 참으로 기발하고 날카롭다. 빅토르 펠레빈이라는 작가의 머릿속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고 싶을 정도. 이런 생각을 들게 하다니, 대단해!

신화를 재창조하는 세계신화총서 시리즈가 앞으로도 계속 나오기를 바란다. 이처럼 즐겁고 신선하게, 그리고 반짝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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