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육삼십육 - 일상의 웃음과 행복을 찾아
김도환 지음 / Wellbrand(웰브랜드)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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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자신의 일상에 싫증을 느낀 남자가 서바이벌 체험을 떠났다가 지겹다고 생각했던 그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고 후회하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우리는 언제나 뭔가 새로운 일은 없는지 찾아 헤매고 정작 자신이 가진 것에는 만족할 줄 모르는 욕심쟁이들인 것 같다.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모르고 자꾸만 다른 것들에 눈을 돌리니 말이다. 소소한 일상들에 대해 흥미를 잃어가고 있던 나에게 바람과 같이 날아든 선물이 바로 이 책 [육육삼십육]이었다.

 책을 처음 받고 느낀 생각은 "책 참 잘 만들었구나."였다. 책은 그 내용과 질에 앞서 그 구성과 표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읽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이 있다면 어느 곳으로 손이 먼저 가겠는가? [육육삼십육]은 참 예쁜 책이다. 어머니의 머리색으로 쓰인 핑크색도 딸인 마토의 머리색인 토마토색도 마음에 들었다. 여러 가지 자극 적인 색을 사용하지 않고도 그림의 색을 잘 표현한 것 같다. 그래서 보는 이로 하여금 부담스럽지 않게 만든다.

 맞벌이 부부와 그의 딸, 시어미니, 작가의 친구, 딸인 마토의 친구, 그리고 생선장수 아저씨 등등의 등장인물은 우리가 문을 열고 나가기만 하면 바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평범한 인물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일상은 평범하다고만 보기엔 너무나 즐겁고 유쾌하다. 그동안 죽을 것 같이 가슴이 벅차오르는 사랑이야기나 집안싸움, 혹은 계략과 음모, 살인과 같은 머리 아픈 소재의 드라마나 만화들만 보아오다가 만난 [육육삼십육]은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와도 같았다.

 예전에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장 힘든 것이라고.
어릴 땐 그 뜻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조금 알 것 같다.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며 자기가 가진 것을 감사할 줄 아는 그런 평범한 삶은 우리 모두가 가질 수 있고 갖고 있는 것이지만 정작 깨닫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여러 개의 작은 즐거움들과 웃음에 책을 읽는 동안 행복했다. 일상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가슴을 따뜻하게 해준 이 책. 완소 목록에 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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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예사와 천사 하늘나무 6
마크 섀넌 글, 임정원 옮김, 데이빗 섀넌 그림 / 파란하늘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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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책을 읽고 서평을 작성하는 건 처음 인 것 같다. 하늘나무 시리즈들이 꽤 유명한 동화책 모음집인가 본데 나는 아직 결혼 전인 관계로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들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조카들을 주고 싶은 마음에 가끔 구입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곡예사와 천사]는 12~13세기에 전해 내려오던 프랑스 민담을 따와서 재구성한 이야기라고 한다. 어린이를 위한 소설을 쓰고자 했던 마크 섀넌과 그 글에 아름다운 그림을 선물한 마크의 형 데이빗 섀넌의 노력으로 나는 아름다운 동화책을 만날 수 있었다. 한 장 한 장 가득하게 담겨있는 예쁜 그림과 그 아래 자리 잡고 있는 짧은 글들은 어느덧 나를 동심의 세계로 초대했다.

 원작인 프랑스 민담은 어떤 내용이었을지 궁금해진다. 책 뒷 표지에선 책 속 내용에 나오는 전염병은 흑사병은 아니었다는 친절한 설명을 해주는데 그럼 어떤 전염병이었을까? 천연두나 장티푸스는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우리는 그림형제의 잔혹한 동화들을 여과시킨 아름다운 동화들을 읽으며 자라난다. 하지만 정작 동화가 써졌던 그 시대의 현실은 그토록 아름다울 수만은 없기에 나이가 먹고 좀 더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 동화의 원작을 읽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궁금증으로 [곡예사와 천사]의 원작이 된 민담이 어떠한 내용일지 더욱 궁금해진다.

 나 어릴 적엔 왜 이렇게 예쁜 동화책이 없었던가하는 부질없는 한탄과 함께 나중에 나의 아이들은 참으로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책들을 만나겠구나하는 생각으로 가슴이 따뜻해진다. 하나님의 곡예사가 된 주인공 페클레와 그를 하나님 곁으로 데려간 천사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쩌면 지금도 페클레는 하얀 구름 사이를 폴짝폴짝 재주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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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복하라
앤드류 매튜스 지음, 이주혜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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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자기계발서적들을 읽어왔다. 책을 읽고 난 후의 소감은 대부분 두 가지로 나뉜다. 앞으로 내 삶을 더욱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 거라는 의지가 생기거나 혹은 자기계발서들을 다 똑같다는 허탈함을 얻게 되거나... 하지만 이번에 만난 [지금 행복하라]라는 이 책은 뭔가 남달랐다. [배려]라는 책을 만난 이후 마음에 쏙 드는 자기계발서를 만나지 못한 나에게 이 책은 하늘에서 내리는 단비와 같았다. 이토록 간단하고 재미있는 그리고 컬러풀한 자기계발서가 또 있을까? 웬만해서 잘 주지 않는 별 다섯 개가 아깝지 않다.

 서두에서 조금 흥분한 상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것 같아 이제는 좀 진정하고 책을 꼼꼼히 살펴보기로 하자. 이 책은 우선 얇다. 148쪽과 그 뒤 두 장의 마지막 페이지들뿐이므로 읽는데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책을 한 번 쭉 훑어 본 사람이라면 "어? 이거 뭐야."라는 말이 튀어나올 것이다. 책 속에 촘촘히 박혀 있는 오색빛깔의 삽화들 때문이다. 여느 다른 책들과의 차별화 전략인가 생각했지만 작가가 우리의 빠른 이해를 돕고자 넣은 그림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이 그림 하나에 그 장에서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들을 미리 상상해볼 수 있다. 이러한 구성은 매우 신선했다. 하지만 역시 무엇보다도 별 다섯 개를 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알찬 내용에 있다. 물론 다른 자기계발서들과 겹치는 내용들도 없지 않지만 이 작가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는데 재주가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여러 수식어들을 붙여 문장을 늘리지도 않고 잘 빠진 에스라인의 문장으로 짤막한 글들을 선보이는데 그 속에 있을 건 정말 다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이야기들이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을 고르라면 37쪽의 '세상을 바꾸려들면 불행해진다'와 '44쪽의 '매일 노력하되, 매일 향상되길 기대하지는 말라' 그리고 139쪽의 '때를 기다리지 말고 바로 시작하라' 정도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직전에 나는 친구에게 작은 부탁을 했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보기 좋게 거절당했고 이 일은 나를 화나게 만들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려들면 불행해진다는 작가 앤드류의 말처럼 그 일은 단지 내가 정해놓은 기준 때문에 나 스스로 상처 입게 된 것일 뿐 내 친구에게는 잘못이 없는 것이었다. 신기하게도 그의 글을 읽으면서 성난 파도와 같이 일렁이던 나의 마음은 평온함을 되찾을 수 있었다. 또 어떤 일이든 익숙해지고 잘 하고 싶다면 매일 노력하되 그 성과를 바라지 말고 6개월에서 1년의 시간을 소비하라는 부분에서는 뭐든지 빠른 결과만을 바라고 100미터 전력질주만을 고집하던 나의 단점을 잘못된 것이라고 꼭 집어 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신기하게도 지금 행복하단 생각이 들었던 건 우연일까? 아니면 이 책에 숨겨져 있는 마법같이 신기한 자신을 위한 주문 때문이었을까?

 자기계발서를 읽고 나서 이토록 유쾌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 동화작가가 되고자 하여 60여 곳의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고 설레는 마음에 기다리던 작가에서 돌아온 것은 61통의 거절편지였다. 출판사 한 곳에서 실수로 한 번 더 편지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고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베스트셀러의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잘못된 부분들을 하나하나 뒤집어 볼 생각이다. 화가 날 때나 우울할 때 그리고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마다 읽고 또 읽다보면 어느새 행복해져 있을 것만 같다. '화제의 책'이라는 수식어는 잘 믿지 않는 편이지만 왜 [지금 행복하라]라는 이 책이 '화제의 책'이라는 수식어를 가질 수 있었는지 심하게 공감이 가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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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 올림 - 황대권의 신앙 편지
황대권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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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름 모를 야생화와 들꽃들을 참으로 좋아한다. 언제부터 이들을 좋아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황대권님의 [야생초 편지]라는 작품을 읽은 직후부터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정성스럽게 그린 예쁜 꽃들의 그림과 갱지에 적힌 글에서 전해져오는 풋풋함과 쓸쓸함에 가을을 느끼기도 하고 나도 야생초들에 대한 공부를 해볼까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나에겐 온통 좋은 기억들만 남아있던 독서였기에 이런 황대권님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는 소식은 정말로 반가웠다. 책을 보고 "어라?"라는 말을 뱉어버린 이유는 이 책이 신앙생활에 대한 수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종교가 없기에 특정 종교들에 대한 거부감 같은 것은 없지만 내가 이 책을 가슴 속 깊이 읽어 낼 수가 있을지 걱정이었다. 분명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으리라는 걱정 속에 나는 조심스럽게 황대권님과 다시 한 번 만나게 되었다.

 책의 소개 글에서 알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이 그 분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시던 시절 가톨릭이라는 종교를 받아들이시고 자원봉사자인 디냐자매님이란분께 십 년 동안 썼던 편지들을 모은 책이라는 것이었다. 십 년이라는 시간 앞에 고개가 숙여졌다. 그렇게 오랜 시간 꾸준하게 끊이지 않고 이어온 두 분의 우정의 편지는 끝없는 이야기처럼 길고도 길게 나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감옥에서 생활하다보면 그 죄가 깊던 얕던 아니면 유죄이건 무죄이건 종교생활을 하고 싶어지는 것 같다. 무언가 붙들고 싶고 용서받고 싶은 사람의 마음 때문이리라. [바우 올림]이라는 책을 통해 황대권님의 신앙생활뿐 아니라 가톨릭이라는 종교를 알아가는 기분이었다. 이 책은 전도의 목적으로 쓰여 진 건 아니지만 종교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에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단언컨대 내가 만난 것은 종교이기 이전에 사람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황대권님과 디냐자매님의 서신 속엔 그들의 삶이 녹아 있었고 그것은 생물학적인 성을 뛰어넘어 인간과 인간사이의 아름다운 우정이었다. 성별과 나이를 떠나 이토록 아름다운 인연을 맺으신 그 분들의 우정이 부럽고 질투가 났다. 그것을 엮어준 것은 종교이지만 유지시켜준 것은 종교뿐 아니라 두 분이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깊은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은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기회이다. 하지만 나는 [바우 올림]을 통해 한 번 더 황대권님의 만나 그 심연 속의 아픔과 삶에 대한 의지 그리고 사람과 사람사이의 살내 나는 소중한 인연의 끈을 느낄 수 있었다. 신앙편지라고 지레 겁먹고 읽지 않는 이들이 있을까 조금 걱정이 되지만 어느 곳에서나 사람의 진심은 통하는 법이기에 부디 이 책이 야생초 편지처럼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가을 황대권님의 손에서 디냐자매님의 손으로 그리고 다시 나에게로 온 이 편지는 어떤 선물보다도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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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의 조건 - 독일 - 대국굴기
CCTV 다큐멘터리 대국굴기 제작진 엮음 / 안그라픽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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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비 보는 걸 좋아하는 내가 유난히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지구탐험 세계를 가다와 같은 세계탐방 프로그램이다. 좋아하는 나라를 손에 꼽으라면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이지만 그 중 하나가 독일이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유대인들의 땀과 피로 얼룩진 세계대전은 독일에 대한 안 좋은 인식들을 만들어 주지만 그건 한 사람의 광기어린 선동 하에 이루어진 일일뿐 개인적으로 독일인들에게는 어떤 나쁜 감정도 없다. 나는 그들이 벌이는 맥주축제를 보며 그 속에 있는 사람 중 하나가 나였으며 얼마나 좋을까하는 아쉬움을 캔 맥주로 달래곤 했다. 일상적인 삶의 반복에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손에 잡게 된 책이 바로 이 [강대국의 조건: 독일]이란 책이었다.

 거의 모든 이들이 그렇겠지만 나는 책을 받으면 제일 먼저 처음부터 끝까지 쭉 넘겨본다. 파본검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책 속에 얼마나 많은 삽화와 사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인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정성들여 찍은 표시가 팍팍 나는 사진들을 바라보며 나는 점점 독일 속으로 빠져들었다. 배낭하나 메지 않고 떠나는 독일여행은 정말이지 즐거웠다.

 사연 없는 나라는 없겠지만 독일은 참으로 파란만장한 사건의 역사를 가진 나라인 것 같다. 교육과 문화를 최고로 여기는 지도자들 덕에 지금까지 유지된 것인지 아니면 그들의 빨간 피 속에 숨겨진 민족성 때문인지 독일인들은 참으로 강직하고 지칠 줄 모르는 것 같다. 부러워하지 말자고 다짐해놓고서는 결국은 독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만 그득하게 만들어버린 꼴이 되었다. 머리가 커지고 나서 통일에 대한 갈망도 줄어들고 왜 통일을 해야 하는 지 이유조차 알지 못하던 요즘 독일의 통일과 그 이후의 비약적인 발전에 대한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나라도……."라는 희망과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독일의 커다란 재산은 훌륭한 지도자들과 교육자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근검절약하고 열심히 살고자 했던 긍정적이고 소박한 마음씨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만나고 나서야 대국굴기가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었던 시리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을 통해서 떠나는 여행도 좋겠지만 책을 읽은 후에 다큐로 다시 만나는 독일은 더욱 새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8편정도 출간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경제적 사정이 허락한다면 한 권 한 권 다 모아 소장라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책이다. 독일은 이미 가슴에 품었으니 이제 다음나라로 떠날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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