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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복하라
앤드류 매튜스 지음, 이주혜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나는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자기계발서적들을 읽어왔다. 책을 읽고 난 후의 소감은 대부분 두 가지로 나뉜다. 앞으로 내 삶을 더욱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 거라는 의지가 생기거나 혹은 자기계발서들을 다 똑같다는 허탈함을 얻게 되거나... 하지만 이번에 만난 [지금 행복하라]라는 이 책은 뭔가 남달랐다. [배려]라는 책을 만난 이후 마음에 쏙 드는 자기계발서를 만나지 못한 나에게 이 책은 하늘에서 내리는 단비와 같았다. 이토록 간단하고 재미있는 그리고 컬러풀한 자기계발서가 또 있을까? 웬만해서 잘 주지 않는 별 다섯 개가 아깝지 않다.
서두에서 조금 흥분한 상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것 같아 이제는 좀 진정하고 책을 꼼꼼히 살펴보기로 하자. 이 책은 우선 얇다. 148쪽과 그 뒤 두 장의 마지막 페이지들뿐이므로 읽는데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책을 한 번 쭉 훑어 본 사람이라면 "어? 이거 뭐야."라는 말이 튀어나올 것이다. 책 속에 촘촘히 박혀 있는 오색빛깔의 삽화들 때문이다. 여느 다른 책들과의 차별화 전략인가 생각했지만 작가가 우리의 빠른 이해를 돕고자 넣은 그림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이 그림 하나에 그 장에서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들을 미리 상상해볼 수 있다. 이러한 구성은 매우 신선했다. 하지만 역시 무엇보다도 별 다섯 개를 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알찬 내용에 있다. 물론 다른 자기계발서들과 겹치는 내용들도 없지 않지만 이 작가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는데 재주가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여러 수식어들을 붙여 문장을 늘리지도 않고 잘 빠진 에스라인의 문장으로 짤막한 글들을 선보이는데 그 속에 있을 건 정말 다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이야기들이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을 고르라면 37쪽의 '세상을 바꾸려들면 불행해진다'와 '44쪽의 '매일 노력하되, 매일 향상되길 기대하지는 말라' 그리고 139쪽의 '때를 기다리지 말고 바로 시작하라' 정도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직전에 나는 친구에게 작은 부탁을 했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보기 좋게 거절당했고 이 일은 나를 화나게 만들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려들면 불행해진다는 작가 앤드류의 말처럼 그 일은 단지 내가 정해놓은 기준 때문에 나 스스로 상처 입게 된 것일 뿐 내 친구에게는 잘못이 없는 것이었다. 신기하게도 그의 글을 읽으면서 성난 파도와 같이 일렁이던 나의 마음은 평온함을 되찾을 수 있었다. 또 어떤 일이든 익숙해지고 잘 하고 싶다면 매일 노력하되 그 성과를 바라지 말고 6개월에서 1년의 시간을 소비하라는 부분에서는 뭐든지 빠른 결과만을 바라고 100미터 전력질주만을 고집하던 나의 단점을 잘못된 것이라고 꼭 집어 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신기하게도 지금 행복하단 생각이 들었던 건 우연일까? 아니면 이 책에 숨겨져 있는 마법같이 신기한 자신을 위한 주문 때문이었을까?
자기계발서를 읽고 나서 이토록 유쾌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 동화작가가 되고자 하여 60여 곳의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고 설레는 마음에 기다리던 작가에서 돌아온 것은 61통의 거절편지였다. 출판사 한 곳에서 실수로 한 번 더 편지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고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베스트셀러의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잘못된 부분들을 하나하나 뒤집어 볼 생각이다. 화가 날 때나 우울할 때 그리고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마다 읽고 또 읽다보면 어느새 행복해져 있을 것만 같다. '화제의 책'이라는 수식어는 잘 믿지 않는 편이지만 왜 [지금 행복하라]라는 이 책이 '화제의 책'이라는 수식어를 가질 수 있었는지 심하게 공감이 가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