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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 행운의 절반
스탠 톨러 지음, 한상복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행운의 절반 친구]라는 제목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맥의 공간이라는 영문이 새겨진 머그잔과 그 위에 걸터앉아 커피를 즐기는 두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때 친구에 대한 에세이나 경험담쯤으로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일종의 자기계발서였다. 하지만 압도적인 제목과 명령들로 이루어진 그런 계발서가 아닌 마치 한 편의 소설 같은 멋진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그런 책이었다. 주인공인 조가 맥이라는 커피숍 사장과 커피를 만나면서 자신의 영혼을 깨워가는 이야기. 읽는 동안 자꾸만 행복해지는 내 자신의 모습에 낯설어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책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친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친구라는 의미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보자. 얼굴만 알고 인사하는 그런 관계는 친구라고 부를 수 없을 터, 조심스럽게 손가락으로 하나씩 꼽아본 나의 친구들은 다행히 다섯 명이 넘어 한 손으로 다 셀 수 없었다. 때로는 별 것 아닌 서운함으로 삐걱거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항상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이 바로 우정이자 친구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 책은 우리가 이런 진정한 친구를 만들기에 아직 늦은 때가 아니라고 용기를 준다. 그 사람을 자신의 친구로 만들고 싶다면 내가 먼저 그 사람을 친구로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대할 것, 그리고 사과와 용서에 인색하지 말 것이며, 작은 칭찬과 덕담을 아끼지 말 것을 당부한다. 생각해보면 돈 하나 들지 않는 이런 작은 일들이 우리의 관계에 환력을 불어 넣어주고 기분 좋은 일상들을 가져다주는데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우리는 바보스럽고 인색하기 짝이 없다. 친구와 내 영혼에 대한 좋은 글들이 굉장히 많이 실려 있어서 다 적어보고 싶지만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네 가지 정도를 적어보려 한다.
"사람은 볶기 전의 원두 같은 존재야. 저마다의 영혼에 그윽한 향기를 품고 있지만, 그것을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화학반응이 필요하지. 그래서 볶는 과정이 필요한 거야. 어울리면서 서로의 향을 발산하는 것이지." - p 112.
"후회할 일을 하나라도 더 줄이는 게 멋진 삶이 아닐까?" -p 135.
"꿈을 이룬 사람들의 웃는 얼굴, 그 주름살에 숨어 있는 땀과 눈물의 흔적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p 209.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할수록 우리는 더욱 강해진다." - p237.
우리는 결코 홀로 살아갈 수가 없다. 언제나 고독과 외로움을 느끼는 생명체이기에 우리의 모자란 반을 채워 줄 친구가 필요한 것이다. 어린 시절 친구 귀한 줄 모르고 사소한 다툼으로 잃게 되었던 친구들의 얼굴이 떠오르며 가슴이 심하게 쓰라렸다. 가장 귀한 보석인 줄도 모르고 내가 내 손으로 그것을 던져버렸으니 정말 한심하단 생각에 눈물이 찔끔 날 정도다. 이미 지나간 일은 할 수 없다손 치더라도 앞으로 다가올 나의 좋은 인연들과 지금 내 곁에 있어주는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진심을 다해 대할 생각이다. 건강한 관계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친구의 일을 내 일과 같이 생각하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충분히 생각해 볼 것, 그리고 항상 그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마음으로 기뻐할 것. 내 인생의 가장 커다란 재산은 바로 친구들이다. 부디 그들에게도 내가 그런 친구이길 바라며 청소와 샤워로 싹 비워버린 마음을 그들의 생각으로 다시금 채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