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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나를 위한 지식 플러스 - 맥덕기자의 맥주, 어디까지 마셔봤니? ㅣ 나를 위한 지식 플러스
심현희 지음 / 넥서스BOOKS / 2018년 8월
평점 :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 에어컨도 없이 푹푹 찌는 집에서 도저히 참을 수 없었지만, 얼음과 맥주 덕분에 겨우 견뎌냈다. 촉촉하다 못해 우악스러울 정도로 쏟아져 내린 가을비와 함께 맥주에 대한 간절함도 같이 사그라지는 듯하지만 진정한 맥주 마니아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애주가인 나 역시 맥주를 마심에 있어 계절은 상관없다. 계절마다 선호하는 맥주가 다를 뿐! 카스, OB와 하이트 밖에 없던 시절이 엇그제 같은데 이젠 마트에서 수입 맥주를 쉽게 구할 수 있고 펍에서 개성 넘치는 수제 맥주도 즐길 수 있으니 음주 생활 면에서는 불과 몇 년 사이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셈이다. 게다가 맥주 마니아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맥주 관련 서적도 출간되어 맥주를 한층 더 맛있고 즐겁게 즐기도록 멍석을 깔아주니 이 얼마나 살맛 나는 세상인가! 이번에 읽은 책은 <맥주, 나를 위한 지식 플러스>인데, 이 책 참 마음에 든다. 카스 캔과 비교해보면 크기를 대충 가늠할 수 있는데 한 손에 들어오고 두껍지 않아 가방에 쏙 넣어다니며 짬짬이 읽기 딱 좋다. 내용까지 알차니 금상첨화. 그럼 내용을 살펴보자.

<맥주, 나를 위한 지식 플러스>의 저자 심현희 씨는 <서울신문> 기자라고 한다. 영어를 제대로 정복하겠다며 한국 사람이 적은 '기네스의 나라' 아일랜드로 어학연수 갔다가 그때 맛본 맥주의 환상적인 맛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맥덕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분, 그냥 맥덕이라고 하기엔 지식이 너무 풍부하다. <맥주, 나를 위한 지식 플러스>의 구성은 이렇다.
1. 맥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맥주의 4대 기본 재료, 부재료, 제조과정, 핵심 맥주 용어)
2. 마시는 빵의 탄생 (맥주의 역사, 크래프트맥주 혁명)
3. 스타일별 맥주: 라거와 에일 (다채로운 라거와 에일 맥주의 세계, 대표 맥주)
4. 세계 맥주 이야기 (원조 에일의 나라, 영국 / 최신 트랜드를 이끄는 미국 / 독일의 다양한 지역 맥주 / 맥주의 명품, 벨기에 맥주)
5. 맥주 더 맛있게 즐기기 (계절별 맥주, 맥주와 안주의 궁합, 더 맛있게 마시는 법, 맥주 자격증)
부록. 서울의 추천 펍, 맥주 덕후

맥주는 신이 우리를 사랑하고
우리가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증거다.
벤저민 프랭클린
혹시 여러분은 아시는가? 기원전 7000년경에도 맥주가 있었다는 사실을. 그 위대한 시작이 언제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맥주는 셀 수 없이 오랜 세월 인간과 함께 해왔고 심지어 이집트 인부들은 피라미드를 공사한 노역의 대가로 맥주를 받았다고 한다. 맥주는 뗄 수 없는 노동주요, 인생 희로애락을 다독이는 낭만적인 알코올음료다. <맥주, 나를 위한 지식 플러스>의 가장 큰 장점은 저자가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한국인 입장에서 쓴 글이기 때문에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맥주 위주의 설명, 국산 맥주에 대한 편견 등,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 외국 저자가 쓴 책보다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총 184페이지라 금방 읽을 수 있겠구나 했지만, 내용이 상당히 알차고 전문적인 지식도 종종 등장하여 곱씹어 읽으며 외우고 공부하니 생각보다 시간이 좀 더 걸렸다. 맥주와 맥주 관련 서적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종종 받곤 하는데, 이젠 망설일 것 없이 <맥주, 나를 위한 지식 플러스>를 추천할 생각이다. 이 책을 3번 정도만 꼼꼼하게 정독하고 외운다면 '맥주 박사'란 소리 듣는 건 시간 문제일 듯! 좋아하는 주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며 새로운 지식을 쌓아 굉장히 뿌듯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 덧붙이는 글 ★
<맥주, 나를 위한 지식 플러스>를 읽으며 찜한 맥주 리스트!
1. 브루클린 라거 (맥주 책마다 거의 빠짐 없이 등장하는 맥주, 대체 얼마나 맛있기에! 꼭 마셔 보자!)
2. 시에라네바다 페일 에일 (마트 전용잔 행사 때 살까 하다가 지나친 맥주인데, 대체 왜 안 샀을까! 무조건 산다!)
3. 사무엘 아담스 보스턴 라거 (이상하게 사무엘 아담스와는 인연이 없었다.)
4. 풀러스 런던 포터 (은은한 커피와 초콜릿 향과 약간의 캐러멜 단맛이 난다는데... 마트에서 구할 수 있으려나...)
5. 가펠 쾰쉬 (이건 마셔봤는데 기억이 안 난다 ㅜㅜ)
6. 폴 호닌 펌킨 에일 (생호박을 넣어 양조하여 호박의 맛과 향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는데, 이번 핼러윈엔 이 맥주다!)
이 정도면 마트를 다 털어올 기세!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어야겠구나...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