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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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

글쓴이: 히가시노 게이고

옮긴이: 양윤옥

펴낸 곳: 하빌리스


'설마, 또 신간이야?' 이제 히가시노 게이고의 출간 소식을 들으면 반가움을 넘어서 경이로울 지경이다. 예쁜 핑크색 표지로 눈길을 사로잡는 묵직한 소설 《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 어쩐지 제목이 낯이 익다 했더니 역시나 그 느낌이 맞았다. 2017년 현대문학에서 출간했던 《위험한 비너스》의 개정판이라고 한다. 7년의 세월이 지나 새 옷을 입고 독자를 찾은 이 책이 어쩐지 너무 반가웠다. (나의 올여름을 알차게 채워주고 있는 1등 공신, 히가시노 게이고. 아무쪼록 지금처럼만 쭉 계속 써주소서!) 이번에 만난 소설 《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는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종, 복잡한 가족사, 의학 서스펜스, 의문스러운 죽음


우리의 주인공은 수의사인 데시마 하쿠로. 평소와 다름없던 어느 날 의문의 여성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온다. 야가미 가에데라는 그 여성은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낸 하쿠로의 이부 남동생 아키토의 아내라며 자신을 소개한다. 아버님이 위독하다는 소식에 시애틀에서 급히 귀국했지만, 이틀 만에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는 아키토. 이건 자발적 실종일까? 아니면 사건에 휘말린 걸까? 아키토의 행적을 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다. 유산 상속을 둘러싼 가족 간의 갈등. 아키토의 아버지가 과거에 감행했던 끔찍한 의학 실험. 하쿠로의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죽기 전에 보였던 이상 증세. 하쿠로 어머니의 의문스러운 죽음 등등. 자칫 따로국밥이 될 수 있는 여러 개의 실타래를 단단히 연결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한 작가의 필력에 다시 한번 감탄, 또 감탄하게 된다.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붙으면, 이젠 멈출 수 없다!


솔직히 이 소설이 팽팽한 긴장감이나 조바심을 선사하진 않는다. 하지만 사라진 아키토의 행방과 16년 전 어머니의 기이한 죽음을 쫓는 과정이 더없이 진지하고 현실적이라 마치 내가 소설 속 인물이 된 듯 한없이 빠져들게 된다. 아키토 집안이 품고 있는 복잡한 가정사와 서로의 이해관계, 어딘가에 숨어 있을 거라 의심되는 막대한 무언가... 거기에 동생의 아내에게 품어서는 안 될 감정을 품은 어리숙한 하쿠로 덕분에 일단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멈출 수 없다. 은근히 달아오르다가 끓는점을 넘어서는 순간, 하쿠로도 우리 독자들도 결말을 향해 미친 듯이 내달리게 되는 소설. 그렇게 다다른 이야기의 끝에서 어쩌면 당신도 나처럼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슬그머니 미소 짓지 않을까? 소설을 한층 더 깊게 이해하도록 해주는 양윤옥 번역가의 '옮긴이의 말'도 꼭 챙겨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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