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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선동열 - 자신만의 공으로 승부하라
선동열 지음 / 민음인 / 2019년 10월
평점 :
그냥 편견일 뿐이네요^^
선동열선수가 이렇게 글을 재밌게 잘 쓸 거라고는 기대를 못 했네요
너무 좋은 책입니다.
유명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책으로 쓰기는 쉽지 않죠.
언론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들을 거의 드러내는 게 연예인이기 때문에
사적인 부분은 비밀로 하고 싶고, 노출하기를 꺼려하는 게 당연할거라 생각됩니다.
물론 선동열 선수는 연예인이 아닌 운동선수이지만
워낙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야구가 차지하는 비중과
선동열선수가 걸어온 길 속에서 선수로서, 감독으로서의 결과들이 대단한 성공의 연속이었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는 깜짝 깜짝 눈을 동그랗게 뜨고 봤습니다.
선동열 선수가 이랬다구!!!
실패했다구, 2군/3군에 내려간 적이 있다구 등등등
전체적으로 성공적인 선수와 감독생활을 해서인지
그 성공과 성공사이에 있었던 실패와 힘들었던 모습들은 알지도 못했지만
그런 아픔들이 있었으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참 어리석죠.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개인적인 성공과 실패가 있을 것이고
실패가 있기때문에 성공이 더 부각될 텐데도,
실패는 보이지 않고 성공만 보이는 것은
아마도 우리가 팬들이 선수들의 성공적인 모습만 보고 싶고
힘들어하고 실패하는 모습을 보고 싶징 않은 마음도 있지 않나 싶네요
하여튼, 이 책에는 선동열선수가 말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많이 썼는데요,
그 재미가 가장 큽니다.
야구를 하게 된 계기, 메이저리거로 갈수 있었던 뒷얘기, 81년/82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과 세계야구선수권에서 우승을 하게 된 얘기, 최동원 선수와의 인연,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에서의 성공신화
너무 재미있고, 선동열선수가 이렇게 자신의 얘기를 잘 풀어서 쓸 줄 아는 작가인 줄 새삼 놀라웠습니다. ^^
참. 궁금합니다.
왜 갑자기 선동열선수가 자신의 얘기를 책으로 쓸 생각을 했을까요?
선동열선수가 말합니다.
책의 머리말 첫 단락에 쓴 내용인데요, 참 구수합니다. 전라도 같습니다.
선동열입니다~~~~
선동열입니다. 평생 야구공만 만지고 살던 제가 이번엔 펜을 들었습니다.
책을 한 권 쓰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과 책을 통해 제 생각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제 살아온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제 살아갈 비전을 함께 토론하고 싶었습니다.
근데 책을 읽다보니 선동열선수가 책을 쓰고 싶은 욕구가 있었을 수밖에 없는 단서를 찾아냈습니다.
책에서도 소개하지만, 선동열선수는 초등학교 5학년에 야구를 시작하는데요, 그때부터 야구일기를 썼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학교 1학년까지 일기를 썼으니까 기본적으로 글을 쓰는 재미를 알고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야구를 시작하면서 많은 스승들로부터 배운 한 가지 때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바로 '생각하는 야구'입니다.
여전히 선동열선수는 생각하는 야구에 대해서 말합니다.
선동열선수 자신은 국보투수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부정합니다.
자신보다 더 뛰어난 선후배 투수들을 언급합니다.
하지만, 만약에 선동열선수가 메이저리그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면, 과연 한국의 야구역사는 어떻게 되었을지? 아무도 상상할 수 없습니다.
당시에 느꼈던 선동열선수의 애잔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시대와 광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다.
나와 부모님은 내 고향 광주를 위해, 군부독재의 총칼 앞에 쓰러져 갔던
고향 사람들을 위해, 내가 가진 유일한 재능인 야구를 통해 함께
슬픔과 기쁨을 나누기로 정했다.
그렇게 해서 해태 타이거즈 선수가 됐다.
선동열 선수는 투수입니다. 투수에 대한 철학에 대한 생각도 감동적입니다.
마찬가지로 좋은 공 하나를 찾기 위해 수백 개를 던지는 것은 결코 버리는 공이 아니다. 실패한 공을 던졌던 그 투구는 결코 실패한 투구가 아니다.
많이 던지는 것은 스태미나를 위해서만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자신의 공을 찾으려는 것이다.
무엇보다 책을 읽는내내
선동열선수도 그런 말들을 많이 했지만, 그는 정말 야구를 사랑하고 팬들을 사랑하는 것 같았고, 그것이 오로지 느껴질 수 있었다.
아마도 선수와 감독생활을 그만 둔 지금 이 시점이기 때문에 더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겠지만, 선동열 선수 옆에는 항상 사랑하는 국민 팬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직막으로 이들에게 글을 쓰기 위해서 이 책을 쓴 것 같습니다.^^
나는 야구를 모른다. 잘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건 한 가지 있다. "야구는 희생의 스포츠"라는 것.
이는 나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나는 누군가의 희생을 딛고 여기까지 왔다. 누군가의 희생번트로, 누군가의 희생플라이로 나는 한 루, 한 루를 진루해 이제 한국 나이로 곧 환갑을 맞이한다. 나는 홈인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많다. 하지만 나를 위해 조용히 희생번트나 희생플라이를 날렸던 이들은 채 1루를 밟지 못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이제 그분들의 이야기를 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