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이슬람의 모든 것 -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임영제 글, 마정원 그림, 이희수 원작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이슬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는 오래 됐지만, 관심의 깊이만큼 이슬람을 이해할 기회는 사실 많지 않다. 그렇다 보니 단편적인 정보들만 입에 오르내리고, 부풀려지거나 한쪽 면만을 보는 일이 비일비재이다. 내 경우에도 9.11 사건이나 김선일 씨 사건으로 이들에 대해 급격히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 제대로 알기도 전에 알게 모르게 부정적인 시각을 깔고 있었을 것이다. 아이들도 별반 다르지 않아서, 문화 상대주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이 우리를 알려고 노력하지 않을 텐데 왜 우리가 그래야 하나, 그들이 오른손을 깨끗하게 여기든 말든, 혹은 돼지고기를 먹든 말든, 왜 우리 문화가 그렇지 않은데 거기에 신경을 써서 조심해야 하나.' 심지어 '왜 외국인들은 우리 문화를 배워서 조심하려고 하지 않나.'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그래서 더 이 책이 요긴하게 여겨진다. 함께 살아가는 지구, 누구의 일도 남의 일이 아니며, 상대를 아는 일은 '존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며, 그게 서로 좋은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기초라는 것. 더구나 일정한 시각으로 걸러지기 십상인 매스미디어의 산성비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똑바로 알고 이해하기'라는 점을 되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편견이 있다면 그걸 깨고, 모르는 건 알게 하면서 이슬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어린이책이 사실 필요했다. 

이 책은 그런 필요에 잘 부응하고 있고, 이슬람에 대해 그야말로 모든 것을 망라한 정보로 이뤄져 있다. 게다가 만화라 재미있기까지 하다. 이슬람 문화가 어디서부터 시작됐고, 어떻게 종교가 되었고, 어떻게 퍼졌고, 무슬림들이 어떤 신조로 어떻게 살아가는지. 중동의 분쟁이 어떻게 시작됐고, 어떻게 전개되어 가고 있는지. 이런 큰 줄기는 물론 결혼 풍습이나 의식주 전반에 관한 폭넓은 정보가 만화를 따라가며 재미있게 전개된다. 생각보다 방대하고 깊은 정보 덕분에 만화라고 쉽게 생각하여 빨리 읽으려고 하면 살짝 낭패를 볼 정도다. 말이 초등학생이지, 이슬람에 대해 문외한인 성인들에게도 좋은 정보책이 될 수 있다.

만화 하단에 따라다니는 정보 메뉴와 중간 중간 전체 페이지를 할애해 설명하는 메뉴를 찬찬히 보는 일은 뒤로 미루고, 만화만 죽 읽고 다시 돌아와 설명글만 따로 읽어도 좋겠다. 다만, 이슬람교에 대해 오해를 푼다는 것이 너무 좋다, 좋다 하는 듯한 저자의 어투는 종교에 대해 관심 없는 독자에게는 조금 낯설다. 이슬람교가 유대교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새삼스럽게 도대체 유대교에서 시작된 저 종교의 갈래는 어디까지일까 싶기도 하고. 한 나무에서 나고서도 저렇듯 다른 형식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종교가 다른 한 결코 화합할 수 없는 사람,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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