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는 어떤 관청이 있었을까? - 나랏일 돌보던 곳, 관청 이야기, 박영규 선생님의 우리역사 깊이 읽기 박영규 선생님의 우리 역사 넓게 보기 1
박영규 지음, 구연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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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본격적인 분야사로 나온 책이다. '우리 역사 깊이 읽기' 시리즈의 첫 번째. 조선시대의 관청과 관리, 그들의 역할만을 다룬 분야사이다. 사실 엄마가 되어 아이들을 위한 역사서에 조금 관심을 기울이다보니 통사 위주이거나 분야사라고 해도 매우 허술하여 제대로 된 분야샤 책이 없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우선 반가웠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어찌나 꼼꼼하고 치밀한지 방대한 양의 지식과 그것을 쉽게 전달하는 간략한 문장 구성이 딱 좋았다. 

책의 서문에, 어른들께 여쭤 봐도 대부분 속 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 없었던 조선시대의 관청, 관리들에 대한 정보를 담아 조선이라는 사회가 어떻게 운영되었는지를 보여 주려 한다는 글이 쓰여 있는데 기획의도가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어른들도 잘 몰랐던'이라는 말은 매우 정확한 지적이다. 사극을 보다가 아이가 궁금한 점이 생겨 물어보면 아예 모르거나 잘못 된 정보를 주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어른들의 잘못도 아니다. 우리는 우리 역사에 대해 그리 샅샅이 배우지 못했거니와 분야사는 더구나 그랬다. 그러니, 모른다고만 하거나 지식인에 물어보라는 말을 매번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이제부터는 이 책을 함께 찾아보면 된다.

<조선시대에는 어떤 관청이 있었을까?>는 수많은 관청과 직책을 다루고 있고, 그렇다보니 한 기관에 대한 설명이 비교적 짧아 얼핏 사전과도 같은 느낌으로 읽힌다. 사전이라는 느낌은 두 가지 상반된 작용을 한다. 관련 항목을 망라하여 찾아보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과 읽히는 책이 아니라는 단점이다. 이 책은 그 중간에 있지만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매우 실용적이고, 아이들의 눈높이에도 맞고, 어른들에게도 효과적인 참고서가 되겠지만, 재미는 없다. 그럴 것이, 줄거리가 있는 책이 아니고, 끊어진 정보들이 나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 정통한 사람이라면 맥을 느끼며 읽겠으나 나만 해도 도저히 다 기억 못할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서 머리가 좀 아팠다. 

하지만 이 책을 재미있게 이어 읽으려는 노력만 하지 않으면 된다. 읽은 것들이 머리에 남지 않았다고 하여 좌절하지 말고 한번 주욱 훑듯이 읽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찾아보기를 하면 된다. 그렇게 마음먹고, 아이 손에 쥐어 주었다. "부담 없이 그냥 한 번 보아 두어라." 이렇게 말하면서. 이후 나올 분야사들도 갖춰놓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이보다는 내가 더 흥미로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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