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내일은 희망 뉴베리 수상작 시리즈 (주니어김영사) 6
조앤 바우어 지음, 고은광순 옮김, 정다이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격하기 쉬운 성정을 지녔으나 그런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는 이들을 오히려 좋아하지 않는다. 문학을 대할 때도 그렇다. 외침이 큰 작품보다는 읽고 나서 은근히 밀려오는 느낌과 생각을 주는 작품이 좋다. 그 동안 뉴베리상 수상작을 몇 읽어 보고 나름대로 좋았으나 이 책이야말로 뉴베리라는 작품상의 성격에 알맞고, 좋다는 느낌을 확연히 주는 책이다. 작품에서 감정을 절제하기 바라는 내 성향과 맞고 내가 뉴베리에 기대하는 성향과 맞기 때문이다. 나직한 외침이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더 진하게 전해오고, 책을 덮고 나면 더 강하게 남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많은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호프는 이 책의 주인공 소녀가 직접 지은 자신의 이름이다. 말 그대로 희망이라는 뜻이다. 그 아이가 제 이름을 희망으로 지은 심정을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나도 절망적인 기분이 들 때, 희망이라는 말에 매달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정작 주인공은 밝고 힘찬 아이인데도 마음이 좀 아픈 느낌. 자신을 낳고 버린(1.1kg의 미숙아를 언니에게 맡기고 떠나버렸으므로) 엄마에 대한 미움,  존재조차 알 수 없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사기꾼과 도둑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자꾸만 상처받는 열여섯의 마음을 안고, 그래도 호프는 식당 종업원이라는 일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힘차게 지낸다. 동업자에게 모든 걸 잃고 난 후 호프와 엄마 같은 애디 이모는 어느 시골 식당을 찾아간다. 주인인 스툽은 백혈병 환자여서 식당 일을 도와줄 주방장과 종업원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스툽은 시장 출마를 선언한다. 삶의 끝이 보이는 언덕에서 마지막까지 의미로운 삶을 살고자 한 결단이었다. 그들 모두는 부패한 전임 시장에 맞서 가열찬 투쟁을 벌인다.

스툽의 출마와 패배, 그리고 그 이후(!)의 과정이 참 아름답게 전개된다. 이야기의 방점은 오히려 패배 이후에 있으나 스포일이 될 듯해 참기로 하고. 아무튼 그들의 몸짓이 아름다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아마 책을 읽고 나면 많은 독자들의 마음에는 희망과 절망, 정치, 시민으로서 살아가기, 사랑, 가족, 동료라는 것에 대한 많은 느낌이 오갈 것이다. 그 결론이 무엇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많은 느낌 속에 잠깐 잠겨 보기를 권한다. 아마 몇은 눈물 한 방울도 흘릴 것이다. 그럼 더 좋겠다. 희망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게 된다면 말이다. 왜 판도라의 상자에서 마지막까지 남은 것은 희망이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면.

초등 고학년에서 중학생, 고등학생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물론 성인들에게도. 좋은 어린이책, 청소년책은 오히려 성인에게 더 큰 울림을 되돌려주기 때문이다.

기억에 남는 대목.

"내가 절망에 대해 알아낸 것이 뭔지 넌 알지?" "아니오." "우리가 그것을 잘 들여다보면, 그건 우리 힘이 되기도 한단다."-엄마 때문에 힘들어하는 호프와 스툽의 대화. 172~173쪽.

"정치란 권력이나 통제나 여론 조작과는 관계 없는 거야. 그건 어떻게 하면 최대한으로 서비스하느냐 하는 거지." 스툽의 말. 262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8-07-09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09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