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발칵 뒤집은 101가지 발명
김라윤 지음, 최상훈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발명, 발견을 다룬 책에는 흔히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세상을 바꾸었다, 세상을 발칵 뒤집었다는 제목이 붙는다.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그래서 제목 자체의 신선함은 좀 떨어지는 느낌. 그게 이 책의 첫인상이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가 선정했다고 하는 세상을 발칵 뒤집은 101가지 발명. 인디펜던트지는 선정 잘 하는 신문이니까 일단 관심이 가기는 했다. 그러고보니까 발칵의 발과 발명의 명만 돋보기로 확대한 듯 도드라지게 표현하여 발명이란 말을 재미있게 해석한 표지디자인도 깜찍하다.
 

이 책에서는 발명을 크게 네 부류로 나누었다. 1장 인간의 역사를 새로 쓴 발명, 2장 다른 생각이 가져다준 생활의 편리, 3장 첨단기술로 얻은 풍요로운 삶, 4장 무서운 발명품 이로운 발명품. 말 그대로 1장과 2장은 새로운 아이디어, 발상의 전환에 초첨이 맞추어져 있고, 3장은 하이테크 위주, 4장은 무기나 의료 쪽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굳이 편집의 묘를 위해 나누자면 그렇고, 사실은 모든 발명이 1, 2, 3, 4장의 의미를 모두 지니고 있다고 하는 편이 옳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부분, 도구라든가 불, 바퀴, 종이 등의, 발명이라기보다 발견이라고 하는 편이 어울릴 내용들을 읽을 때는 이 혁명적 발명들이 지닌 의미를 전달하기에 좀 빈약하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점차 읽어내려가면서는 아이들 눈높이에 더도 덜도 아니게 딱 맞췄다 싶은 생각으로 바뀌었다. 빠르고 재미있게 읽히면서, 책의 마지막 부분 쯤에서는 발명이 지닌 그 자체의 의미가,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인류의 성과가 뿌듯하게 다가왔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적지 않았다. 1592년에 발명된 온도계가 자동차 내부에 다섯 군데나 들어가 있고, 텔레비전에도 들어가 있다는 사실(우리나라에서는 임진왜란이 일어났는데 말이지.) 건전지의 속은 각종 전해질로 이루어져 축축하다는 사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101가지 발명품 중에서 3분의 1이 건전지를 이용한다는 사실(브라보~). 전구를 에디슨이 발명하지도 않았다는 사실(나만 몰랐나?). 우산의 역사가 4400년이나 되었으며, 여신을 상징하는 신성한 물건에서 시작하여 한때는 남자들이 남자답지 못하다고 하여 기피했던 물건이라는 사실. 자물쇠가 4000년의 역사를 지녔으면서도 산업혁명 이후 돈 버는 사람과 도둑이 늘어나면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는 사실 등등.
 

이 외에도 밑줄 쳐 가며 읽은 부분이 꽤 많았다. 그만큼 알뜰살뜰하게 정보를 챙길 수 있는 책이라는 증거일 것이다. 알기도 모르기도 했던 인류의 발명을 총정리한 책. 아이들 입장에서는 지우개나 단추 등 일상의 물건들이 지닌 의미를 새롭게 느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고, "나도 발명가!"라는 꿈을 지녀볼 수 있는 용기를 줄 것도 같다. 가만 있자, 우리나라의 발명품이 있었던가. 앗 있다. 인쇄!!! 하기는 자꾸만 나라를 내세우며 인류적인 재산의 의미를 한정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뿌듯하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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