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100! 세계사 퀴즈 - 세계사가 어려워?
성미애 외 글, 이지희 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세계사의 맥락을 꿰기가 누군들 쉬울까!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몇 년도에 누가 뭘 했느냐는 걸 외는 것보다 인간의 역사가 어떻게 서로 유기적인 연관을 맺으며 흘러왔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해를 하고 있으면, 낱낱의 지식은 늘 여러 매체를 통해 끌어당길 수 있다고 믿어서이다. 그러니, 어떤 세계사를 입문으로 읽힐까. 내가 바라는 건 쉽고 재미있고 가느다랗게나마 맥락이 잡히는 것이다. 서점등을 나갔다가 그런 느낌의 책이라고 느껴져 몇 종류의 세계사를 사다 갖다 놓았다. 만화도 있고, 사진과 그림 위주로 보는 얇은 책도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 아이들이 완독한 것은 없는 듯이 보인다. 문제는 나도 그것들을 읽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흥미진진해야만 읽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도전 100! 세계사 퀴즈>를 처음 접하고 앞의 몇 장을 읽으면서 '재미있다.'는 느낌을 가졌다. 다양한 메뉴와 그를 받쳐주는 다채로운 디자인 요소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내용이 가벼웠다. 대륙이 오늘날처럼 만들어진 과정을 그린 네 장의 그림을 순서대로 고르는 001번 퀴즈는 누구에게라도 그야말로 누워 떡먹기일 것 같았다. 조금의 추리력만 있다면 풀 수 있는 퀴즈. 이점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만약 001번 문제가 지구는 몇 년 전에 홍적세였으니, 지각 변동이 어떻느니 하는 걸 알아맞히는 거였다면, 우리 둘째는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002번 퀴즈 역시 대번에 알아맞힐 수 있는 퀴즈였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에렉투스, 호모사피엔스,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의 순서를 알아맞히는 것인데, 이름을 몰라도 각각의 화석 인류들의 생김새와 차림새, 하고 있는 행동을 가만히 보면 답이 딱 나온다. '앗싸~ 이번 것도 맞혔다.' 우리집 둘째의 눈빛은 분명 이런 식이었다. 

  이런 식으로 퀴즈와 퀴즈의 정답, 정답해설이 대륙 형성, 원시시대, 현대까지 시대순으로 죽 전개된다. 각각의 설명은 그다지 세밀하지 않다. 꼭 짚어야 할 정도로만 설명하고 바로 다음 항목으로 넘어가는데, 그게 내 취향에 맞았고, 우리 아이 취향에 맞았다. 쉽게, 부담없이, 아주 가느다란 줄기만 짚을 수 있게! 게다가 퀴즈 형식이 매우 다양하다. 그림이나 만화를 십분 활용하고 있으며, 퍼즐이나 미로찾기 등의 갖가지 형식이 고루 동원되어 세계사라고 하는 부담을 던, 그야말로 퀴즈책을 보는 느낌이 강하다.

  100개의 항목을 고대, 중세, 근대, 현대의 세계로 크게 나누어 시대구분이 가능하게 했고, 각 블록의 시작 부분은 그 시대의 핵심 흐름을 짚어 주는 짧은 글 및 당대의 연표가 차지하고 있어 100가지 지식 류의 책이 놓치기 쉬운 '맥' 잡기에 충실하다. 또 중간중간에 '이때 우리 나라는 뭘 하고 있었지?'라는 의문이 생길 법한 대목마다 '끼어들기 한국사'라는 난이 마련되어 마치 미리 궁금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세계사와 국사와의 연관성을 제시해 준다.  

  아이는 책을 다 읽었다며 내게 가져온다. 퀴즈를 하나 내 본다. 058번 퀴즈. "영혼을 구원할 수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돈을 주고 산 것이 뭐지?" "면벌부." "뭐라고? 면죄부 아니니?" "아냐, 엄마. 잘 보세요." "엇, 진짜네. 언제 이름이 이렇게 바뀌었지? 그게 그거야." "에이, 엄마 틀리니까 딴 소리하는 거죠?" 뭐, 이런 에피소드가 연출됐다. 읽기는 했구나 싶어 087번 영국의 인도침략에 대해 물으니 역시 모른다. 그러나 괜찮다 싶다. 한 번 더 읽고 싶다고 하니까. 

  세계사 입문서로 초등 저학년부터 읽히기에도 부담없고 5학년인 우리 아이 수준에도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