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액션! 우리 같이 영화 찍자
김경화 지음, 정우열 그림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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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천국'이 단지 영화 제목만이 아님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누구나 한때 시네마키드 시절을 거치며, 시네마 천국에 몸을 의탁해 꿈을 꾸고 우주를 날아다니고 더러 힘든 현실을 잊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란다. 한때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지 않은 이가 한 명이라도 있을까? 그러나 영화는 현실에서 멀다. 마치 현실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내 손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존재한다. 아니, 그렇게 보인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어떻게 할까. 영화를 만들어 볼 수 있다면? 누구라도 "야호~"를 외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영화에의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실용서이다. 먼 영화를 가깝게 끌어당겨 차근차근 들어 보여주며, <영화 너를 만들어 주마>라는 활동책을 부록으로 제공하여 아이들의 의욕에 불을 당긴다. 나같은 어른은 이 책을 보고서도, 그럼에도 영화를 만들지 못할 수십 가지 이유와 제약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분명히 실제로 해보는 녀석들 한 둘은 나올 것만 같다. 그 녀석들 중 한 둘이 또한 영화를 먹고, 영화에 누워 사는 사람이 된다면 이 책의 의의는 충분하지 않겠나 싶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레디, 우리들이 알고 싶은 영화 이야기'에서는 영화의 탄생과 원리, 역사 등을 다루고 있고, '액션! 흥미진진 우리들의 영화 만들기'에서는 실제로 영화 한 편을 만드는 느낌으로 조목조목 만들기의 실제를 안내하고 있다. 그야말로 이론에서 실제까지 꿰고 있는 셈인데, 무척 간단명료하면서도 고루고루 빠짐없이 다루어지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아마 아동학과 졸업, 영화연출 공부, 단편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쓰고 연출한 경험이 그 누구보다 눈높이와 실용성, 재미를 고루 갖춘 책의 저자로서 힘을 발휘한 것이 아닐까 싶다. 앞 부분에 중간 중간 실제로 움직이는 그림이나 환등기 등을 만들어 볼 수 있게 된 부분도 그렇고, 뒷부분에서 영화의 편집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실례를 든 것 등은 매우 매력적이다. 영화 편집을 하는 김현이란 분을 아주 오래 전에 무슨 일로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이해하지 못했던 편집의 역할과 중요성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어제 텔레비전을 이리저리 돌리다 인도의 영화산업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잠깐 보았다. 볼리우드라고 했던가. 그곳에는 영화를 하기 위해 전 인도에서 모여든 온갖 사연의 사람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인도 사람들은 현실이 팍팍할수록 영화에 매달린다고 했다. 가난한 그들이 하루 번 일당을 아낌없이 영화 관람에 쓴다고 했다. 영화배우가 꿈인 소녀를 위해 오빠는 매일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일을 한다고 했다. 영화는, 그런 것이다.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모든 것이 거기에는 들어 있다. 누구나 영화 속에서는 행복한 사람일 수 있다.

  부디 이 책을 접한 어느 아이가 영화가 왜 아름다운 작업인지를 깊이 이해하고 영화인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그런 아이가 꼭 나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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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15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아주 멋진 책이군요. 영화 매니아라면 필히 읽어봐야 할 책 같군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하며 보관함으로~ ^^

파란흙 2008-04-16 14:10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여기서 뵈니 반갑습니다.^^ 제가 워낙 알라딘에 낯이 설어 리뷰만 올려옿고 얼른 나가곤 해서, 누가 계시는지도 모르고 그렇습니다. 이 책, 창비 어린이책 기획 대상인가, 받았다고 해요. 영화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