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은 과학자 아인슈타인 - 세상에 빛이 된 사람들 12 세상에 빛이 된 사람들 12
루이스 쿠고타 지음, 나송주 옮김, 구스타보 롤단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책을 선택하여 읽히는 일이 엄마에게는 적지 않은 고됨이다. 우후죽순처럼 나오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 나이와 성향과 필요에 따라 알맞은 책을 고르는 일은 쉽지 않다. 그중에서도 내게 가장 힘든 분야는 인물에 대한 책 고르기이다. 어릴 적부터 명작에 심취해 책 편식이 심했던 내 성향 때문에 집에 인물 책이 매우 부족한데, 막상 사자고 하니, 아이 읽기에 부담스러운 측면만 자꾸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너무 동화같은 구성도, 지나치게 지식책의 느낌도 싫고, 너무 두껍지도 얇지도 않았으면 좋겠고, 아무튼 아이가 부담없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내 바람이다.

  이 책 '세상에 빛이 된 사람들' 시리즈는 내 까다로운 요구조건과 여러모로 맞다. 적당한 크기의 양장본에 80여쪽의 부담없는 페이지와 시원하고 부드러운 글씨 크기, 친근한 느낌의 삽화까지. 그리고 인물 선정도 상당히 독특하면서 수긍가는 것이 내 취향이다. 세르반테스나 쥘베른, 생텍쥐베리 등에 대한 전기를 찾기가 쉽지 않으므로.

  그중 아인슈타인을 책 읽어달라는 둘째와 함께 드러누워 소리내어 읽었다. 아인슈타인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쉽게 읽혔다. 그의 탄생과 성장, 연구에 대한 폭넓은 이야기가 한눈에 쏙 들어오는 느낌이다. 이혼이나 가족의 죽음, 종교와 국적, 시대배경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아인슈타인 연구의 핵심 내용까지 찬찬히 들려주고 있다.

  물론 상대성이론이나 양자물리학, 구부러지는 직각, 시공간의 뒤틀림 등은 여전히 어려운 이야기로 남아 있다. 사실 이 책에서 그에 대해 알게 되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었는데, 역시 실패였다. 4학년인 딸아이도 "엄마, 내 머리가 나쁜지 잘 이해가 안 돼요."라며 자조적인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도 마찬가지야. 어려우면 그만 읽을까?"했더니, "재미있어요."라며 계속 읽으라 했다.

  결국 그가 이스라엘 대통령의 자리를 고사하고, 얼마 후 죽은 이야기까지 다 읽고서, 뒤쪽에 실린 부록, 아인슈타인증후군에 대한 설명까지 읽은 후 내친 김에 매우 잘 정리된 연표까지 섭렵했다. 아인슈타인이 피카소, 채플린보다 두 살이 많았다는 것, 그가 태어나던 해에 우리나라에서 지석영이 종두법을 시행했다는 사실은 예상치 못한 즐거운 정보가 되었다.

  업적에 대해 단순히 용어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 의미까지 이해되게 하려는 노력이 어려운 이론을 힘들게 늘어놓게 하지만 않았더라면, 혹은 정말 쉽게 이해되게 해주었더라면 금상첨화였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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