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아르시온이 성기사가 되어 떠날 것이라 오해한 아리엘은 밤에 하는 일을 알려달라며 아르시온을 유혹하고, 원래 아리엘을 사랑하여 주변에서 (아리엘에게) 미친 X이라 평가하는 아르시온이 유혹에 홀랑 넘어가는 척 아리엘을 잡아 먹었는데 알고 보니 둘이 전생에 천사였더라~ 하는 조금(많이) 오글거리는 내용이 <밤에 하는 일> 이었다면 <낮에도 하는 일>은 그 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여전히 서로 좋아서 물고 빨고 난리가 난 두 사람! 아리엘은 좀 더 자극적인 관계를 원하고 그런 아리엘을 만족시켜줄 의사도 능력도 있는 시온이 또 홀랑 넘어가는 이야기와 의미심장하게 나타나서 단칼에 정리되는 지나가는 천사 K군의 이야기, 그리고 소소한 후일담을 담고 있습니다. 전작만 읽고 만족해도 좋겠지만 이 이야기까지 읽어야 진정한 완결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많이 신경쓸 필요 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천사 나오는 로판이 땡길 때 읽기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국 황실 의전의 용과 범이라 불리우는 류사준과 지은효. 가문의 이름을 등에 업은 류사준의 주변에는 사람이 끊이질 않고, 혼자의 힘으로 아득바득 올라온 범 지은효의 주변에는 헐뜯는 사람이 득실거립니다. 그들은 자기들이 은효를 헐뜯는 것처럼 은효도 사준을 시기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웬걸! 같은 스승 밑에서 배운 은효는 별처럼 빛나는 사준을 남몰래 사모하는 중이었고 그 마음을 전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거리를 두고 지내던 두 사람은 스승님의 다급한 부름에 불려 나가서 '연정초'라는 신비한 약초를 연구하게 되었는데...겉은 멀끔하지만 속은 구렁이 백 마리 키우는 남주와 남주의 속도 모르고 팬심으로 속앓이 하는 여주의 이야기 입니다. 둘 다 서로에게 마음은 있는데 전하질 못하고 계기가 생기기만 기다리는 쌍방 짝사랑 삽질물이었어요. 스승이 건넨 약초를 연구한다는 일념에 불타는 진중한 여주와 그런 여주에게 전심전력으로 직진하는 남주의 겉과 다른 시커먼 속내가 매력적이었습니다. 초반에는 동양풍 이야기답게 진중하고 기품있게 진행되다가 남주가 가면을 벗고 음흉한 속내를 보인 뒤부터 글도 초반의 맛을 잃어버린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태자를 둘러싼 사건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처럼 나와 놓고 실제로는 별 역할을 하지 못하고 이야기 판만 키워버린 것이 아닌가 해서 그 부분을 보완하고 분량을 좀 늘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냥 포기하기엔 은효의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에피소드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문릿노블은 레이블 특성상 적은 분량에 많은 이야기를 담게 되어 아쉬움이 남네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심야책방인 땡초 책방 독락당. 원래는 약방이었다가 심야책방이 되어 음식도 파는 이 곳에서 국수를 말던 소녀 연홍은, 문제적 소설 '흑곡비사'를 읽겠다고 궁에서 탈출한 옹주 성하를 잡으러 온 세자 이원의 눈에 띄게 되고, 연홍에게 첫눈에 반한 원은 계략을 세우게 되는데...조선시대 배경의 퓨전사극은 취향이 아니라서 건너 뛸까 하다가 리뷰랑 수상경력 믿고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비문도 거의 없고 오, 탈자도 없는 깔끔한 문장 덕분에 퓨전 사극을 좋아하는 분들이 읽기엔 감칠맛 나는 요소가 곳곳에 있어서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체적으로는 사극의 어투와 문장을 쓰면서도 지장을 찍는다든가 옹주의 이상형이 박력 터지는 사내라고 묘사하는 등 포인트로 발랄함을 주어서 분위기가 너무 쳐지지 않게 안배한 부분이 두 권이라는 분량이 길게 느껴지지 않도록 해주었거든요. 하지만 저한테는 그 부분이 오히려 마이너스라서, 연홍을 마음에 품은 원의 연심이나 그런 원의 마음에 감화되는 연홍을 보면서 마음에 분홍빛 꽃물이 드는 것 같이 흐뭇하다가도 현대적인 감성이 나오면 분위기가 깨져서 아쉬웠습니다.
내용은 없지만 남주의 외모가 마음에 들어서 마음에 든 기떡떡 소설을 읽다 잠이든 유주는 소설에서 제거당하는 공작부인 안젤라에 빙의합니다. 이왕 빙의한 것, 공작인 다니엘 테이아에게 세 번만 자자고 제안을 했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여섯 남자와 침대를 공유하고 있었는데...에...내용 없는 기떡떡 소설이지만 남주가 잘생겨서 좋다고 하더니, 빙의 후에도 본인이 평가한 그대로의 전개로 나갑니다. 기떡떡 보정인지 빙의 보정인지 남자들은 여주가 쳐다보기만 해도 발정하고요(인간 최음제?) 여주는 마다하지 않습니다(어차피 내 몸 아닌디?) 그래서 남편에 황제에 호위기사에 성노에 피가 섞이지 않은 오빠까지 마구 먹고 다녀요.(한 놈 누구냐...기억이 안 나네요;) 남편놈은 지은 죄가 있어서 믿었던 지인 전부에게 배신당하고(아니 원작의 여주 니가 그럼 안 되지!) 결국 원작대로 이혼도 당하고 처절한 후회남이 되는 것은 마음에 들어서 별 하나 추가합니다.하지만 빙의하기 전 여주가 내린 평가대로 기떡떡에 내용을 기대하면 안 되는 원작대로 흘러가는 이야기는 많이 아쉬웠어요. 다음 번에는 기떡떡이어도 스토리도 있고 설정도 제대로 잡혀 있는 소설에 빙의하길 기원합니다(...)
친구의 부탁으로 천재 첼리스트 지세훈의 공연장에 스탭으로 참가하기 된 김하연은, 현장에서 난처해하는 다른 사람을 도우려다가 지세훈의 대기실에 들어가게 됩니다. 절대 들어가지 말라는 신신당부에도 잠깐이면 되는데 뭐 어떻냐는 생각이었지만, 결국 세훈과 마주치고 마는데...다한증이 컴플렉스인 하연과 타인의 피부에는 닿기도 싫은데 하연의 몸에 있는 물방울은 사랑스럽기만한 세훈 두 사람이 쓰는 안하무인 나르시시즘 지세훈 사람 만들기 프로젝트!입니다. '날 때린 사람은 니가 처음이야.'라는, 라떼는 말이야~ 소환하는 대사로 한 번, 계약으로 묶어 두고 '계약서는 내 발 아래 있다'는 대사로 두 번 놀라게 한 안하무인 지세훈은 사실 이 책을 타 서점에서 사고도 읽다 포기하게 만든 원흉이었습니다. 워낙 비호감인 녀석이라 굳이 참고 읽을 필요가 있나? 싶게 만들었었는데 2권 이후가 재미있다는 리뷰에 한 번 더 속아보기로 했거든요. 확실히 1권의 진입장벽이 높다 보니 그 장벽을 넘은 후에는 다른 것이 장벽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의미심장했던 세훈의 가정도 재벌 치고는 평범(?)하고(하연이가 놀랄 정도!) 하연을 힘들게 하던 하연이 어머니도 그냥 우리 엄마 같았어요(...) 둘 사이에 끼어드는 이물질도 없고, 의미 없는 악조도 없이 두 사람이 싹틔우는 감정만 따라가면 되어서 1권 이후에는 감정 낭비할 부분도 많지는 않았습니다(세훈이 성격 탓에 없다고는 차마...) 어려서부터 천재라 안하무인으로 자란 녀석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달달하게 녹아내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세상 단 한 사람만 중요한 까칠남과 그런 까칠남 덕에 자존감을 회복한 여주라는, 제가 좋아하는 관계도라서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까칠남의 달달함 최고조인 대사 투척하고 이만 줄입니다."김하연. 난 첼로는 사랑 안 해. 그냥 도구일 뿐. 그런데 너는 하려고, 사랑."(오글오글 하는데 세훈이 입장에서는 이게 최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