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심야책방인 땡초 책방 독락당. 원래는 약방이었다가 심야책방이 되어 음식도 파는 이 곳에서 국수를 말던 소녀 연홍은, 문제적 소설 '흑곡비사'를 읽겠다고 궁에서 탈출한 옹주 성하를 잡으러 온 세자 이원의 눈에 띄게 되고, 연홍에게 첫눈에 반한 원은 계략을 세우게 되는데...조선시대 배경의 퓨전사극은 취향이 아니라서 건너 뛸까 하다가 리뷰랑 수상경력 믿고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비문도 거의 없고 오, 탈자도 없는 깔끔한 문장 덕분에 퓨전 사극을 좋아하는 분들이 읽기엔 감칠맛 나는 요소가 곳곳에 있어서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체적으로는 사극의 어투와 문장을 쓰면서도 지장을 찍는다든가 옹주의 이상형이 박력 터지는 사내라고 묘사하는 등 포인트로 발랄함을 주어서 분위기가 너무 쳐지지 않게 안배한 부분이 두 권이라는 분량이 길게 느껴지지 않도록 해주었거든요. 하지만 저한테는 그 부분이 오히려 마이너스라서, 연홍을 마음에 품은 원의 연심이나 그런 원의 마음에 감화되는 연홍을 보면서 마음에 분홍빛 꽃물이 드는 것 같이 흐뭇하다가도 현대적인 감성이 나오면 분위기가 깨져서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