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먹어도 자꾸만 허기가 진다. 예전에는 그렇지가 않았는데....아마도 먹고 싶은 음식이 너무나 많아서 그런가 보다. 이곳 미국 한인마켓이 세 군데하고도 두 군데가 더 있는데도 매일 똑같은 물건이요, 똑같은 음식들이요, 무조건 똑같은 것만 가지고 오니 짜증이 나고 지겹다. 먹고 싶은 것이 있는데 만들 재료가 없고 주문을 하니 없다고 하고. 중국과 일본물건들은 새로 들어오고 하는데 어찌 한국 물건들만이 무조건 똑같은 것들만 들어오는지. 이러다보니 향수병에 쉽게 걸리고 한국 음식들이 너무나 생각을 나게 만든다. 가끔씩 점심이나 저녁을 하기 싫을 때는 중국집이라도 있으면 시켜 먹고 싶은데....중국집도 없고. 모두가 살만 찌는 미국 음식들 뿐이다. 이러니 매일 자장면 생각. 짬뽕 생각. 탕수욕. 양념통닭. 갈비찜. 순대 등이 간절히 생각이 나는데 먹을 수가 없으니 매일 허기가 지는 것은 당연지사.
이년 전에 언니가 해 주었던 갈비찜과 감주. 잣죽이 생각이 나고 어릴 적에 할매가 해 주신 호박죽과 팥죽. 돼지고기가 입안에서 군침이 돌만치 먹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싱싱한 채소. 싱싱한 생선. 싱싱한 과일들이 파는 시장이 그립다. 사람들로 인해 시끌벅적한 곳이 그립고 친구들과 막창을 먹으며 시원한 소주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던 것도 그립고....그리운 것이 너무나 많다.
이곳에서 퇴직을 하면 미국을 떠나 한국에 나갈 예정이지만 너무나 멀고도 먼 미래의 일. 이렇게 그립고 생각나는 것이 많을 때는 시간과 날짜가 너무나 느리게 흘려 가는 것만 같다.
사랑스런 언니와 어여쁜 두 조카들. 그리고 티격태격 말 싸움을 하여도 여전히 좋은 친구들이 보고프고 그립다.
오늘은 맛 나게 된장찌게를 끓여 저녁을 먹었는데도 허기가 진다. 그리운 이들이 보고 싶어 허기가 지고 하고픈 일들이 많아서 허기가 지고 가고픈 곳들이 많아서 허기가 지고 사고픈 책들이 있어 허기가 지고 먹고픈 음식들이 많아서 너무나 허기가 지고.
오늘은 유난히 허기가 많이 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