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수상자 문보영은 2016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신인으로, <책기둥>에 수록된 시 50편 중 42편은 어느 문예지에도 소개되지 않은 미발표작이다. 이번 수상으로 문보영은 등단 이후 최단 기간에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 되었다. 이는 등단 후 문단의 주목을 받아 오던 젊은 시인들이 첫 시집을 내는 등용문으로 일컬어지는 김수영 문학상으로는 이례적인 일이다.
문보영의 시는 전위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함과 이야기 형식으로 써내려 간 매력적이고 독자적인 언어로 가득하다. 동시에 우리 일상의 소소한 모습들을 시로 옮기는 시선에서는 진솔함과 다정함을 느낄 수 있다. 낯섦과 새로움, 일상과 비일상이 교차하는 한가운데에 바로 문보영의 시가 있다.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9권. <스노우맨>에서 손가락을 잃고, <레오파드>에서 얼굴 절반이 찢어진 해리. 그러는 동안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고 운명의 연인 라켈 역시 도망치듯 그와 헤어졌다. 소설 <팬텀>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홍콩으로 떠난 해리가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번에 그를 오슬로로 이끈 것은 '올레그'였다.
라켈의 아들이자 그에게만 속마음을 털어놓던, 아들보다 더 가깝던 그 소년이 다른 소년을 죽인 혐의로 체포된 것. 그러나 해리는 이제 경찰이 아니다. 더군다나 올레그의 아버지도 아니다. 그럼에도 그 어느 때보다 경찰이자 아버지의 입장에 선 해리. 진정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해리는 가장 가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2007년 첫 출간된 <반야 1, 2>를 10년 만에 원고지 15,000여 매의 대하소설로 출간했다. 우리민족의 신화와 설화, 역사적 사실들을 기반으로 한 이 소설은 시간을 과거로 훌쩍 거슬러 올라가 조선시대 중기 권력을 잡기 위해 이전투구하는 군상들의 숱한 음모와 배신,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반인륜적 패륜적인 정치적 상황을, 송은일 특유의 독특한 서사를 전개해 나간다.
신분의 차이가 엄혹했던 시절, 가장 천한 계층이었던 무녀 ‘반야’를 주인공으로 한 이 소설은 특정 시대의 이야기였음을 짐작하게 하는 사건들이 등장하지만 이것 또한 철저하게 작가적 상상력으로 재창조된 또 다른 세계이다.
북튜버 '겨울서점'이 들려주는 따뜻한 책 이야기. 독서가 얼마나 재밌고 기쁜 행위인지 책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파헤쳐 독서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책과 친구가 되게 하는 책에 관한 책이다.
유튜브 '겨울서점' 채널에서 조근조근 나지막한 목소리로 책에 대해 방송하는 저자는 책과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을 공개하며 나름의 책의 세계를 열어가고 있는 핫한 북튜버(BOOK과 Yourtuber의 합성어)이자, 책과 함께 자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20년지기 책덕후이다. 책을 소개하는 방송을 하고 있지만, 그녀의 방송은 책의 내용을 소개하거나 추천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인터넷 서점에서 굿즈를 받기 위해 실제로 5만 원에 맞추어 장바구니에 책을 담아보기도 하고, 북페스티벌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그 생생함을 전하기도 한다. 자신이 마련한 여러 독서대를 가져다가 독서대 챔피언 결정전을 하기도 하고, 책과 함께 하면 좋은 차나 아이템을 소개하기도 한다.
성호 이익, 다산 정약용을 비롯한 조선 중기의 실학자들이 자신들보다 앞서 적폐를 청산하고 왕조를 일신할 해법을 제시한 인물로 주목한 반계 유형원, 그의 내면세계와 사상의 깊이를 전해주는 문집이 <반계유고>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반계의 문집을 복원하기 위해 40년 가까이 자료 발굴에 힘을 쏟은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그간의 성과를 총망라해 지난 3년여 기간 동안 그가 이끄는 익선재 강독회 연구원들과 함께 번역에 공을 들였다.
일찍이 성호 이익은 반계 유형원을 알고자 한다면 <반계수록>에 더해 그의 문집을 꼭 읽어봐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반계를 실학의 1조(祖)로 공인받게 한 대표작 <반계수록> 외에 그가 남긴 문집의 흔적을 찾아볼 길이 없었는데, 이번 <반계유고>의 출간에 힘입어 실학의 첫출발 당시 조선 지식인의 시대인식과 그들이 목격한 시대정황을 생생하게 복원할 수 있게 되었다.
혐오사회를 조망하고 적대적이고 폭력적인 혐오의 문화를 변화시킬 대화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연구하고, 젊은 감각으로 한국 사회의 이슈를 다뤄온 저자는 혐오와 차별의 현실에 무감각한, 그래서 별다른 대책조차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한다.
혐오표현이 우리 사회의 ‘공존의 조건’을 파괴하고 또한 혐오표현이 난무하는 사회에서는 다양한 배경과 속성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더불어 산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곧 혐오표현의 문제에 대응하고 해결할 길을 찾는 건 ‘공존의 사회’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가난한 선비 허생이 과일과 말총을 사재기하여 큰돈을 버는 이야기. 연암 박지원의 「허생」은 누구나 줄거리를 알 정도로 유명한 소설로, 당시 조선의 취약한 경제를 폭로하고 실학적 관점에서 북학과 상업주의를 지지한 작품이라고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이 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허생」의 의미를 산산이 깨뜨리는 파격적인 해석을 담았다.
저자 강명관 교수는 「허생」이 실린 「옥갑야화」의 모든 작품을 꼼꼼하고 면밀하게 읽는 동시에 연암의 방대한 사유와 <열하일기>의 전체 맥락 속에서 「허생」이 무엇을 말하는지 분석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허생」을 만나게 된다.
2018년 1월, 작가 정여울과 천년의상상 출판사가 새로운 실험이자 커다란 모험을 시작한다. 바로 '월간 정여울'이다. 월간 정여울은 우리가 잃어버린 감수성을 깨우는 12개의 의성어.의태어로 이루어지며, 매달 개성 넘치는 화가의 그림과 함께한다. 각 달의 주제인 의성어.의태어를 시각적으로 선명하게 드러내는 레터링을 담았다.
첫 번째 이야기는 <똑똑>이다. 작가가 항상 독자에게 다가설 때마다 느끼는 부끄러움과 수줍음을 나타낸 표현이다. '똑똑'과 어울리는 영화, 소설, 시, 여행, 음악, 그림 등 작가를 둘러싼 일상에서의 다채로운 에세이를 담았다. 첫사랑에 빠진 소년의 애타는 마음, 어린 조카와의 대화에서 얻은 깨달음, 글쓰기 수업에서 일대일로 학생들을 멘토링하며 고민한 흔적, 좋은 삶은 어떻게 가꾸어나가야 하는가 등등 이야기보따리가 한가득하다.
부산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빌려 과거와 현재의 부산을 재조명한 에세이집. 2006년 9월, 처음 출간된 이후 11년 만에 만나는 개정판이다. 초판 출간 당시 '문학공간학' 및 문학작품의 현장답사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서울 외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다룬 에세이로서 특별한 형식을 빌려 문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소설을 향한 새로운 접근 방법을 시도했다.
이번에 출간하는 <이야기를 걷다> 개정판은 10여 년 동안 변한 부산의 모습들을 담고 있다. 작가 조갑상은 이번 개정판을 준비하면서 각 장소를 일일이 다시 찾아다니며 또 한 번 취재를 감행했다. 그리고 초판보다 다양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새로운 소설들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