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만담 - 책에 미친 한 남자의 요절복통 일상 이야기
박균호 지음 / 북바이북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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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내에게 서재의 존재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를 따진다면 지식의 향유보다 더 우선되는 조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청결'이다. 서재를 유지하려면 먼지와는 담을 쌓아야 하며, 홀아비 냄새로 다른 청정 지역을 오염시켜서도 안 된다. 그래서 우리 집의 VIP가 불시에 방문했을 때를 대비해서 수시로 서재를 닦고 조이고 기름을 치곤 한다. 서재를 구축하기는 쉬우나 그 수성은 어렵디어렵다.    -25페이지

 

 

"야 이노무 새끼야, 취직할 생각은 안 하고 허구한 날 이렇게 이불 속에서 뒹굴뒹굴하냐!"    -40페이지

 

 

 

절대다수의 장서가는 공간의 한계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책을 구매하기가 두렵고 새로운 좋은 책을 발견하는 일이 불편해질 수도 있다. 책을 사다 꽂을 곳이 없으면 억지로 욱여넣는다고 해도 제때 제대로 활용하기가 힘들다. 심지어 그 책을 자신이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지내기도 한다.    -42페이지

 

 

나는 이미 우리나라 출판계의 부흥을 위해서 할 만큼 했다고 자평한다. 책을 살 만큼 샀다는 말이다. 마흔이 넘으면 새로운 생각이나 최신 트렌드가 불편해지기 시직한다. 새 책을 둘 공간도 더는 없거니와 자신의 독서 생활의 전성기를 함께한 옛 친구(책)를 다시 만나고 추억을 되새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집을 온통 책으로 채웠고, 자신의 서재에 어떤 책이 있는지 정확히 모르는 사람은 그렇게 해도 된다. 그런 사람에게 우리나라 출판계를 위해서 책을 더욱 많이 사라고 충고할 사람은 없다.   -43페이지

 

 

 

라면 냄비 받침용으로 책을 사용할 때는 두툼한 장정판을 권한다.

그래야 라면을 먹을 때 국물을 흘릴 확률이 줄어든다. 그렇다고 판형이 너무 큰 책은 권하지 않는다. 아이들이나 조의 깊지 못한 가족이 지나가다가 툭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 벌어질 사태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게다.

-71페이지

 

 

 

아들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기보다 엄마가 아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하는 저자의 시선이 참으로 옳다.   -182페이지

 

 

 

그렇다. 화해와 용서만큼 인간관계에서 자주 언급되는 말도 드물지만, 그만큼 실천하기 어려운 말도 없다. 김택근이 쓴 김대중 전 대통령 어록 해설집 「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메디치미어, 2016)는 화해와 용서를 실천하기 힘든 사람에게 권할만하다. 우리 현대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만큼 용서와 화해흫 실천한 이도 드물기 때문이다. 요즘 시대의 정의란 '당하면 응징한다'나 '당한 만큼 돌려준다'는 개념으로 자주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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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17-03-02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 째 문장 ㅋㅋ 좀 민망하네요....제 책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후애(厚愛) 2017-03-02 08:47   좋아요 1 | URL
재밌어서 올렸어요. ㅎㅎ 책이 무척 재밌고 즐겁게 읽었어요.
공감가는 글들이 무척 많아서 다 밑줄긋기로 올리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좋은 책 내 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친구신청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7-03-02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2 0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