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세어 봐! - 사라져 가는 야생 동물의 아름다운 초상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27
스티븐 월턴 그림, 케이티 코튼 글, 버지니아 매케너 자문, 조은수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사자 한 마리

 

 

황금빛 초원에 앉아 한데 엉켜 뒹구는 무리를 지켜보네.

물을 마시다, 번뜩 무언가 풀숲에서의 움직임,

눈길을 잡아채네. 그의 왕좌를 탐내는 도전자인가?

사자는 갑자기 울끈 힘을 주고, 거대한 머리를 뒤로 접히며

크으르렁 울부짖네. 하지만 그건 단지

사냥감을 물고 돌아오는 암사자 한 마리일 뿐.

사자는 다시 앉아 고요히 바라보네.

사자가 무엇을 보았는지 누가 알까?

하나의 왕.

사자 한 마리

호랑이 네 마리

 

 

어룽거리는 그늘 아래 쉬고 있네.

어미가 그 장엄한 머리를 천천히 들어 올리네.

그는 번뜩이는 눈빛, 두툼한 근육으로 무장한 숲의 전사.

캄캄한 밤, 쏜살같은 한 방이면 먹이를 잠재우네.

그러나 지금은 그저 어미일 뿐,

자기를 향해 가냘프게 울어 대는

새끼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 주려는.

어미는 이제 자기 무리가 얼마 안 남았다는 걸 알고 있을까?

이들의 앞날에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네 마리 전사.

호랑이 네 마리

에티오피아늑대

여섯 마리

 

 

아프리카의 우뚝 솟은 땅에 모여

서로 친근하게 몸을 부비며 장난치네.

생존을 위한 사냥이 시작되면 저마다 흩어져

자기 구역을 샅샅이 뒤지며 쥐 잡기에 빠져 드네.

다시 모이면 서로 코를 맞대고, 함께 보고 들으며 쉬리라.

이 울퉁불퉁한 바위투성이 세상이

자기네 종족에게 남은 단 하나의 집이라는 걸 모르는 채로.

여섯 마리 한 가족.

에티오피아늑대 여섯 마리.

펭귄 일곱 마리

 

 

폭풍이 시작되자 눈을 껌벅거리네.

곧, 거대한 눈보라가 휘몰아칠 거야.

부리도, 발등도, 까만 머리 위도

주위도 온통 눈으로 뒤덮일 거야.

그러면 배미끄럼질은 못하지.

고기를 잡으러 푸른 바다에도 못 간다네.

그저 남극에 맞서 한데 옹송거리며 모여 있는

일곱 마리 생존자들.

펭귄 일곱 마리.

마코앵무새

이홉 마리

 

 

횃대에 일렬로 앉아 종알종알 하루를 말하네.

언제 누가 뭐를 어쨌다고 꽥꽥 깍깍 끅끅.

센 발가락으로 견과류를 꽉 움켜잡고, 센 부리로 씨앗을 쩌는 동안

영원히 꼿꼿할 듯, 우아한 꼬리는 땅으로 곧게 뻗네.

그러다 갑자기 무언가에 화들짝 놀라

푸드덕 한 무리의 움직임 되어

금빛 날개를 펄럭이며 사라져 버리네.

아홉 마리 비행자들.

아홉 마리 마코앵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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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0 1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20 2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4-20 1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탄화의 디테일이 놀랍네요..ㄷㄷㄷㄷ

후애(厚愛) 2016-04-20 20:13   좋아요 2 | URL
그쵸~!!!!!!^^ 저도 많이 놀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