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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머거리 너구리와 백석 동화나라 ㅣ 빛나는 어린이 문학 2
백석 지음, 이수지 그림 / 웅진주니어 / 2006년 8월
평점 :
장편소설 <바느질하는 여자>를 읽고나서 가벼운 그림책이 생각나서 찾아서 읽어봤어요.^^
이 그림책은 몇 년전에 선물로 받았던 책이랍니다.
다시 읽으니 참 좋으네요.^^
전에는 읽기만 했지 밑줄긋기를 안 한 것 같아서 한번 올려봅니다.
그림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고 저절로 미소릴 짓게 하는 그림들,
역시 그림책은 참 좋은 것 같아요.^^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즐겁게 행복하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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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산 속에
귀머거리 너구리가 살고 있었네.
어느 날 밤
마을 가까운 강냉이밭에
곰도, 멧돼지도, 귀머거리 너구리도,
다 함께 내려와 강냉이를 따 먹었네.
그러자 밭 임자 영감
두 - 두 - 소리쳤네.
그 소리 듣고
멧돼지가 먼저 달아났네.
그 뒤로 곰이 달아났네.
그러나 귀머거리 너구리
그 소리 들리지 않아
꿈쩍도 아니 하고
뚝하고 한 이삭
뚝하고 두 이삭
강냉이만 따 먹었네.
그러면서 하는 말
"달아니긴 왜들 달아나?"
멧돼지와 곰은 달아나며 생각했네.
너구리는 저희들보다 겁 없고 용감하다고.
이리하여 귀 밝은 도적놈들
귀 먹은 도적놈을 우러러보았네.
6~7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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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귀 먹은 도적놈은
귀 밝은 도적놈들 속에서
겁 없고 용감한 첫째가는 도적놈 되었네.
12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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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소 우는 것이 가엾기도 가엾어
개구리는 뿌구국 물어 보았네.
"하늘소야, 너 왜 우니?"
하늘소 울다 말고 대답하는 말
"풀대에 걸려 가지 못해 운다."
28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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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네 집에 왔을 때는 날이 저물고,
쌀 대신에 벼 한 말 얻어서 지고
형네 집을 나왔을 땐 저문 날이 어두워,
어둔 길에 무겁게 짐을 진 개구리,
디퍽디퍽 걷다가는 앞으로 쓰러지고
디퍽디퍽 걷다가는 뒤로 넘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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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밝혀 준 개똥벨레
짐을 져다 준 하늘소
길을 치워 준 쇠똥구리
방아 찧어 준 방아깨비
밥을 지어 준 소시랑게
모두모두 둘러앉아
한솥밭을 먹었네.
오징어는
뼈가 없어
힘 못 쓰고,
힘 못 써서
일 못 하고,
일 못 하여
헐벗고 굶주렸네.
헐벗고 굶주린
오징어는 생각했네.
'남들에게 다 있는 뼈
내게는 왜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