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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거기 있다 ㅣ 서정시학 서정시 132
이우걸 지음 / 서정시학 / 2015년 5월
평점 :
어머니
아직도 내 사랑의
주거래 은행이다
목마르면 대출받고 정신 들면 갚으려 하고
갚다가
대출받다가
대출받다가
갚다가....
-33페이지
해질 무렵
아침에 꽃이 피었다
맑은 이슬이 맺히었다
맺혀 있는 이슬 사이로 검은 바람이 지나갔다
이윽고 꽃잎 하나의
세상이 지고 있었다
-38페이지
모닝커피
돌아보면 바람 많고 눈, 비 오는 세상 속에서, 살피고
또 살펴도 가파른 오늘을,
곰곰이 헤아려보려 온기 도는 너는 든다
-45페이지
계단
지금 내 앞에
계단이 놓여 있다
전부터 있었다 해도 처음 마주친 것
수없이 헤쳐가야 할
생애의
십자로 같은,
-49페이지
엽서
수국이다, 문득 돋아난 그 사람 목소리는
화엄사 언저리로 한 채 민가의 밤이 오듯
꽃잎을 열고 깊어도
파적破寂할 수 없는 하늘
-54페이지
희망
길이 가파른 곳엔
반드시 샘물이 있다
상처가 깊을수록 깊어지는 사랑이 있듯
어둠을 뚫고 빛나는 저 별빛의 일획으로
-62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