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4년 10월
평점 :
이토록 오래 기다려야 굳이 사랑인 줄 아시겠습니까.
-99페이지
따질 필요가 있을까
등잔불에 콩 볶아 먹을 놈. 생각하는 것이나 행복하는 짓거리가 어리석고 옹졸해서 답답하기 이를 데 없을 때 쓰는 말이다. 우리 선조들은 속담만 보아도 해학과 풍자가 넘친다. 내공이 없으면 이런 표현 불가능하다.
광 속에 있는 쥐 한 마리가 가마니에 구멍을 뚫고 쌀을 훔쳐 먹곤 한다. 주인은 그때마다 투덜거리면서 가마니를 꿰맨다. 쥐덫을 놓아서 쥐를 잡아버리면 그만일 텐데 왜 번번이 투덜거리면서 가마니를 꿰매고 있을까. 참으로 답답해 보인다.
옆집에서 악착같이 똥 닦던 걸레를 행주로 쓰겠다고 한다. 자칫하면 병에 걸릴 우려가 있다고 충언해 주어도 소용이 없다. 굳이 동네 사람 불러 모아서 밤새도록 어느 쪽이 옳고 그른가를 따질 필요가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