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30
김수열 지음 / 실천문학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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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읽고 있으니 나도 오일장이 생각나는구나.^^

장날






술이 덜 깬 봄날
아내에게 이끌려 오일장 가서
이래 주왁 저래 주왁
2년생 홍매 두 그루 만 이천 원에 사고
깐 마늘에 잡꿀 한 통 사고
새끼 병아리 뺙뺙
새끼 강아지 낑낑
새끼 오리 이래 화르륵 저래 화르륵



닭똥집 지나 꼼장어 지나
맨 끝집 광주 식당에 들어
아내는 멸치국수 나는 순대국밥
아내가 선뜻 파전에 막걸리 한 병 받아주길래
어제 술 위로 낮술 한 잔 내리고



집에 있었으면 방바닥에 엎드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해 넘겼을 텐데
짐꾼으로 따라나서길 잘했구나
발그스레 낯빛에도 홍매가 피고
마주 낀 팔짱에도 어절씨구 꽃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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