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비의 달 문예중앙시선 35
박태일 지음 / 문예중앙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인사




비는 숲으로 온다 어디를 딛고 오는지
보이지 않다가 붉솔 숲에서 천천히 걷는다



골짜기 두 옆으로 부챗살처럼 담을 친 빗소리
고개 돌리니 풀썩 무너진다



잠자리 앉아 날개 꺾듯 비가 그친다 승가대학
용마루 너머 키다리 상왕봉이 섰다 가고



낮 한시 수업을 시작했는지
디딤돌 아래 열네 켤레 학인 하얀 고무신



콧등마다 연비 자국이 곱다
나비가 법당으로 알았나 보다 앉았다 날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