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비는 숲으로 온다 어디를 딛고 오는지보이지 않다가 붉솔 숲에서 천천히 걷는다골짜기 두 옆으로 부챗살처럼 담을 친 빗소리고개 돌리니 풀썩 무너진다잠자리 앉아 날개 꺾듯 비가 그친다 승가대학용마루 너머 키다리 상왕봉이 섰다 가고낮 한시 수업을 시작했는지디딤돌 아래 열네 켤레 학인 하얀 고무신콧등마다 연비 자국이 곱다나비가 법당으로 알았나 보다 앉았다 날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