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13
강형철 지음 / 실천문학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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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시절 오랜만에 상륙을 나오면
발아래로 뿌리가 내리는 느낌
땅 맛을 알았지만
두꺼운 군화가 핥고 난 뒤의 맛



아침 산길에 맨발로 걸어가는 사람이 부러워
흉내 내며 느껴보는 맨발의 맛이 요란하다



시멘트 길 돌자갈 길 솔잎 길
디뎌가며 다양한 발 맛이 있다는 걸
온몸 옴질거리며 깨닫는다



물기가 적당한 황톳길은 인절미 맛이고
콩자갈 깔린 길은 매우 시금털털
아니 심하게 맵다



지금 아픈 저 자리들 굳은살 박이면
안 아프리라,
잊으며 다시 잃으리라
우리들 사랑처럼



날카로운 돌이 모서리로 박혀오며
새롭게 깨우쳐 주는



신묘한 발의 맛-109~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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