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얼음이 양쪽 강안에 발 벌리고 있는 날 그 얼음 위에 어떤 시인처럼 잠시 세 들고 싶다얼음 위로 솟은 갈대를 울타리 삼아한숨 눈을 붙였다가문득 누군가 그리워지면손차양 만들어 햇빛을 가리고눈물 한 방울쯤 얼음 위에 놓아두고얼음 위를 뒹굴다가이따금 내리는 눈송이로 이불 삼아첫날밤처럼 잠들면서-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