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속상해서 울고 싶다.
남한테 신세지는 것도 싫고...
그렇다고 맡겨 달라고 말도 못 하는 내 성격이기도 하고.
그랬는데... 아는 분이 자기집에 맡겨 놓으라고 하셔서 거절하고 또 거절하고 했었는데...
너무 거절해도 안 좋을 것 같아서 책이 든 박스 5개를 맡겼다.
그게 2개월 되었던 것 같다.
근데...
그저께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창고에 넣어 두었던 박스들이 다 젖고 곰팡이가 피었다는 것이다.
이제야 알았다면서 가져 가라고 한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처음부터 끝까지 거절할건데...
원래 이 분이 좀 그렇다...
우리집에 둬도 되는데 이 분이 자기집에 넣을 둘 창고가 비어있으니 맡기라고 자꾸 전화가 와서 그만...
옆지기도 이 분께 책을 맡기는 걸 싫어했고,
또 우리집이 좁은 것도 아닌데 왜 귀중한 책들을 남한테 맡기냐고 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내 성격이 모질지 못해서...
미국에 있을 때 주문한 김주영님의 <객주>를 소장하고 있었다.
반은 다 젖고 반은 곰팡이가 피었더라...ㅠㅠ
다시 소장할 수 없을 정도록 책이 엉망이었다.
다른 책들도 그렇고...ㅠㅠ
사진을 찍어 놓고 보니 너무 속상해서 보기가 싫더라...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못 듣고,
책들을 다 가져왔다.
다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도 안 좋고...
다행히 내가 선물 받은 책들은 집에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
에휴...정말 울고싶다...
예전에 읽었기 때문에 다시 읽고싶은 <객주>다.
완결이 나와서 정말 다행이다.
다른 책들은 다 미루고 <객주>부터 꼭 구매를해야겠다.
물에 젖은 책들... 곰팡이에 절은 책들을 하나 하나 박스에서 꺼내면서
한순만 나왔고... 울고 싶기도 했고...
이제는...
잊어야지... 그래 잊자...잊어야지...그래 잊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