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원성 스님 지음 / 이레 / 2001년 7월
절판


호올로 목어 아래 앉아 있노라면
필경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어둠 속일지라도
낮에 느낄 수 없었던 자연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다.
허공에 스며든 섬세한 향기가 나를 설레게 한다.



자기를 봐달라고 손짓하는 처마 끝 풍경 소리
귓가를 맴도는 명랑한 계곡의 물소리
짓궂게도 함께 놀자며 얼굴을 간지럽히는 바람결
옹기종기 모두 모여 고요한 밤을 합창하는 풀벌레 소리
마음을 유혹하는 청록빛깔 싱그러운 들풀 향내음
애절하게 엄마를 찾는 소쩍이 울음소리
눈동자에 떨어지는 하늘의 별빛
온몸을 휘감고 꼬옥 껴앉는 맑은 공기
아빠처럼 점잖게 내 마음을 다독이는 잔잔한 흙 내음
수줍은 꽃들은 어디선가 꼬옥 숨어
내게 향기로운 꽃가루를 띄우고
세상을 가득 채운 사랑이라며 달빛은 땅 위에 드리운다.



마음 문을 열면 언제나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축제
우리는 하나가 된다.
한마음이 된다.- 28~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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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9-18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문을 열건
대문을 열건
마음문을 열건
마음을 열면
늘 모두 즐거운 잔치로군요.

후애(厚愛) 2013-09-18 22:32   좋아요 0 | URL
네 댓글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