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뜬한 잠 창비시선 274
박성우 지음 / 창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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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신안 장산도서 온 가시내
갯벌 같은 사투리 질퍽질퍽 쓰는 가시내
소리공부 한답시고 도망쳐나온 가시내
뭍에 나가 헐 짓거리가 그리 읎다더냐
소리 배와서 기생질헐라고 그라냐
아부지와 인연 끊은 독헌 가시내
밥상머리 떡 허니 밀고는 소리를 헌다
춘향가도 수궁가도 흥부가도 아닌
무신 청승이 나서 상여소리를 헌다
어노 어노 어나리 넘차 어노
밥상머리에 앉은 사람들 어안이 벙벙하다
지 아부지 눈감았다는 소식 듣고서야
소리공부 접고 장산도로 들었다는 가시내
아부지 살아생전 한번도 못 들려준 가시내
꽃상여 타고 먼 길 갈 적에야 상여잡고
첨이자 마지막 소리 올렸다는 가시내 그 소리가
상여소리였다고 소짝새처럼 우는 가시내
죄다 물범벅으로 울려놓고
지 혼자 해죽해죽 섧게 웃어쌓는 장산도 가시내-34~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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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6-09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산도 아가씨 마음을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