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화 시편 - 행성의 사랑
고은 지음 / 창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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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사




상화는 명사가 아니다
동사이다
펄펄 살아
여기에 있지 않고
저기에 있나
저기에 있지 않고
여기에 있나

아니 어디에 있나

나에게 상화는 명사도 동사도 아니다

어디에 있나
어디에 있나

아, 나에게
상화는 허사(虛辭)이다
불러도
불러도
그가 없다

못 견디는 것이
견디는 것
방황이
방황이 끝나는 것

왜 나는 배고픈가
왜 목이 마른가
아, 상화는 어디에 있나

여기 있어도
여기 있어도
어디에 있나-56~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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