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죽는 것이 아닐 텐데요. 여기 있는 하인들도... 제 스승께서는 오지랖 넓게 아무 일에나 끼어들지 말라고 가르치셨거든요. 하인들이 죽어도 부인을 원망할 것이니 제가 알게 뭡니까. 살고 싶다면야 지금이라도 도망치면 될 일이고. ...그러십니까. -34쪽
꺄아아아악...!! 호연!! ...내버려 두라니까!-37쪽
일단, 고양이 혼을 내쫓아 버리기만 해도... ...어쩔 필요도 없겠군.-39쪽
오랫동안 갇혀 있었던 데다 강제로 짐승의 혼까지 씌워졌다. 남아있는 기가 하나도 없어. 곧 죽을 것이다. ...아... 도사께서 저희를 구해주셨군요!!-40쪽
정말 다행이구나. 도사님이 저것을 없애 주셨다! 이제 살았구나! 무서웠지? 미안하다... 도사님, 고맙습니다! 대단하십니다, 도사님! 저분들이 너를 그냥 죽게 내버려두시지는 않을 거라 믿었단다. 미안하다... 이제 마음놓고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곧 죽어도 자기 탓이 아니다?-41쪽
배신하면 곤란하다, 이겁니까?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이 자는 짐승의 꼴로 죽어간 것으로 그 죄를 갚았다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인은 사람을 짐승으로 만들어 죽게 한 죄를 무엇으로 갚으시겠습니까? 죄는 지어도 벌은 받고싶지 않다, 단지 그런 이유로 사람을 이다지도 무참히 다룰 수 있는 것입니까?-42~43쪽
무참하다고요? 그렇다면 지난 십 년, 제가 참아온 세월은 무참하다 생각지 않으십니까? 제게 죄가 있다고요? 그러면 언제고 저 자의 손에 죽어 넘어질 때까지 그 수모를 견뎌야 했다는 말씀이십니까?-44~45쪽
벌을 받으라니요? 제가 어째서 벌을 받아야 합니까? 제가 한 일이 죄가 된다면 저를 죄짓게 만든 것 또한 저 자의 죄가 아닙니까? 제가 악귀처럼 보이십니까? 세상에 둘도 없는 모질고 악독한 여자라 생각하십니까?-46쪽
보십시오, 도사님. 당신이 지금 벌레를 바라보듯 내려다보는 저는 십 년전의 저는 얼굴도 보지 못한 남편을 가슴 설레며 기대하던 붉은 비단을 머리에 쓰고 볼을 붉히며 어찌할 바를 모르던 그저 평범하고 평범한 열일곱의 소녀였답니다.-47~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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