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한집 4
윤지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5월
품절


자, 이제 여기 앉아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호박이 알아서 떠내려올 것이네.
예?
아-. 저기 봐 잽싸게도 나타나는군.
저기.
부디
귀하신 아기씨를 돌려주시길.-26쪽

이봐, 남에게 부탁을 할 때는 그에 걸맞는 예의를 갖춰야 하지 않겠나?
잠시 기다리십시오.

이건 용이야.
예?!
용. 비를 내리기 위해 하늘을 날던 것이 떨어졌던 거겠지.-27쪽

어린 용들은 간혹 그런 실수를 하지.
내 천추경으로 비춰보니 노인장의 몸 속에서 네 개의 발톱이 꿈틀거리기에 알았네.
아아....
땅에 뚝 떨어지니 다급한 마음에 생선으로 변한 거겠지.
그렇지?

아아.
저기 호박을 실은 언니가 다시 오시는군.-28쪽

뭐야, 구슬 몇 개에 비단?
여기 밥 못 먹고 옷 못 입는 사람 없거든?

이봐 하루종일 물통에 넣어두지 않으면 물뱀으로 변해버리는 미녀 따위를 어디다 쓰겠나?

에끼! 천자의 자리라니,
나더러 역적질을 하란 말인가?
떽! 못쓰지!-29쪽

따로 바라시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시지요.
내가 듣기로 맹물을 담기만 하면 환상의 미주로 변하는 호병이 있다 들었는데
나는 그것을 갖고 싶다네.
...그...
그런 말은 진작 해 주셨으면 되지 않습니까!!-30쪽

카-. 역시 이런 맛은 인간으로서는 절대 낼 수 없는 것이지.
자, 밭일하고 집에 가서 반주 한 잔 하면 천국이 따로 없을 것이네.
남에게 주지 말고 그저 아버지한테나 한 잔씩 따라드리면 그것도 뭐, 사는 낙이 아니겠나.
그럼.-31쪽

차라리 아까 그 보물들을 받아줄 것이지...-32쪽

에?
아니... 그게.
그저 해본 말입니다.
저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수중에 가진 돈도 몇 푼 안 되고 해서...
정말 그저 해본 말입니다.
그냥...
...이보게.-33쪽

...아니야, 가자.
하여간 인간은 저렇다니까.
착하고 정직하긴 개뿔!
아까 그 보물을 그대로 덥석 받았다면
그 심부름꾼은 용의 새끼를 내밀고 돌아선 우리를 그 자리에서 도륙냈을 것이다.
처음부터 우리를 죽이지 않고 거래를 시도한 것,
그리고 그들에게는 흔하고 하찮은 호병을 내어준 것까지가 그들이 인간에게 지키는 최대한의 도의.
그들에게 인간은 하찮고 가소로운 것.
돈과 미녀와 권력은 그들의 작은 아량이자 시험.-34~35쪽

상황 판단 못하는 욕심은 화를 부르기 마련.
목숨 살려준 줄도 모르고...-36쪽

호연! 호연!
뭘 하는 건가?
어딜 가려고?!
빼앗아야 합니다.
뭘?
그 호병을 빼앗아야 합니다.
차라리 백언님이 가지십시오.
무슨 소리야?
한 번 준 것을 뭐라고 하고 받아오려고!
-37쪽

자네가 빼앗으려고?
그 성격에 잘도 하겠다!
뭐라고 할 건데? 응?
내버려둬!
제 심보대로 살다죽게!!
이미 마음에 욕심이 생긴 자가 그것을 씻어낼 수 있는 것은
그 욕심만큼의 대가를 치른 후일 뿐입니다.-38쪽

저는-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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