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얼굴도 모르고 자랐다. 

어릴적에 할매랑 고모집에 가면 사촌 언니들이 나를 보면서 엄마를 많이 닮았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사촌들이 엄마 이야기만 하면 고모가 사촌언니들에게 화를 내면서 다시는 애 앞에서 

엄마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자라면서 엄마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런데 아무도 엄마에 관해 말을 안 해 주는 것이다. 

우리 집안은 엄마의 관해서 비밀이 너무 많다. 

내가 파헤치고 싶어도 아무도 말을 안 해 준다. 

이름이라도 가르쳐 달라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많은 고민을 했다. 

우리에게 불행을 안겨 준 고모에게 전화를 해야하나... 

통화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답답한 쪽은 나라서... 꼭 엄마의 이름을 알고 싶어서...

7년만에... 전화를 했다. 남자 목소리...

"○○○씨댁이 맞는지요?"  

"맞습니다. 누구신가요?" 

"○○○씨 막내 딸인데요. 고모부 안녕하셨어요?" 

"응. 그래. 미국에 살고 있지?" 

"네... 저기 고모 계신가요?" 

"그래. 잠깐만..." 

고모... 정말 고모라는 이름을 부르기 정말 싫다...  

........................................................통화 내용 생략...............................................

"저기 한가지 여쭈어 보려고 전화 드렸습니다." 

"물어 봐. 뭔데?" 

"엄마 이름이 뭐에요?" 

조용하다......................................................................................... 

"모른다. 갑자기 왜?" 

"갑자기가 아닙니다. 어릴적부터 알고 싶었는데 고모들이 안 가르쳐 주셨잖아요.  
저희에게 엄마를 숨기는 이유가 뭔가요? 엄마가 잘못이라고 한 건가요? 이제 저희도 알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알고 계시잖아요. 말씀해 주세요."  

"모른다. 그리고 알고 있다해도 못 가르쳐 준다." 

"왜요? 왜? 딸자식이 우리 엄마 이름 알고 싶다는데 이게 잘못 된 건가요? 왜 자꾸 숨기려고만 하세요. 고모들 특히 고모한테 원망 많이 하면서 자란 온 접니다. 솔직히 고모가 밉습니다. 엄마 이름 알고 싶으니 말씀해 주세요." 

"알고 싶으면 아버지한테 물어 봐. 나는 못 알려 준다." 

"아버지랑 말 안 한지 오래 되었다는 걸 아시잖습니까?  

침묵................................................... 

"알겠습니다. 건강하세요. 그럼 전화 끊겠습니다." 

실패했다... 다른 고모한테는 언니가 물어 봤는데... 모른다는... 

엄마 이름이라도 알면 좋을텐데... 괜히 눈물이 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꿈꾸는섬 2011-03-28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애님 고모님이 많이 원망스러우시겠어요.ㅜㅜ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지만 엄마에 대해 알 권리가 있으신 것 같은데 말이죠.
제가 다 속상하네요.ㅠㅠ

후애(厚愛) 2011-03-28 13:10   좋아요 0 | URL
속상하고 기분이 안 좋아요..
밉고 또 밉고 원망스럽고..
엄마 이름만 알려주면 되는 것을 왜이리 숨기는지 모르겠어요..

마노아 2011-03-28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에 나오시면 호적 등본 등을 떼어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언니 분이 아버지 호적을 떼어보면 나올 것도 같고요. 천륜을 어찌 막을 수 있다고 이름조차도 안 가르쳐주는지 모르겠어요. 어휴...ㅜ.ㅜ

후애(厚愛) 2011-03-29 05:17   좋아요 0 | URL
옆지기랑 결혼할 때 호적 등본이 필요해서 떼어봤는데 엄마 이름인 줄 알고 반가웠는데 엄마 이름이 아니였어요.
결혼은 엄마랑 했는데 왜 다른 여자 이름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모두가 미워요. 자식이 엄마를 찾는데... 속상하고 울고싶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