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마지막이다. 더 찾아보면 있겠지만 여기까지. 읽고싶은 책들이 정말 너무 많다. 옆지기는 나보고 책 매니아가 아닌 책 중독자란다. ㅋㅋㅋ 주문한 책들 중에 예약 책들이 있어서 한달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 도착을 안 해서 책장 정리를 못하고 있다. 옆지기 책장은 자리가 많은데 내 책장은 자리가 없다. 옆지기한테 빈 자리 남은 것 나 달라고 했더니 "안돼! 내 꺼야! 손 대지마!." 그런다. 이럴 땐 정말 사랑스럽지 않은 옆지기. 얄미워서 실컷 때려 주었다. ㅋㅋㅋ 책장을 하나 장만하고 싶은데 한국 나갈 때까지 가구는 절대로 구매 안 하기로 약속을 했다. 그리고 나무 종류는 집안에 들일 때 보살님께 여쭈어 보고 날짜를 잡아서 들여야 한다. 나무 귀신이 나한테 안 좋다고 하면서...^^;;; 

21. 혼인이란 그저 떡이나 지짐, 튀긴 빵과 과자를 먹는 날이요, 원숭이도 구경하고 사람도 많은 그런 날이라고 여기는 철없는 아가씨 아리와 이런 대책 없는 아이와 대책없는 사랑에 빠진 훤이란 사내의 알콩달콩, 조금은 남우세스러운 이야기를 그린 강지율의 로맨스 소설. 강지율 『나리소서』364페이지  (무지무지 재밌다고 함) 

  

22. 7세기 초의 백제를 무대로 원수의 딸을 사랑하게 된 한 남자, 혜량의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백제의 일상생활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며, 백제인의 의상과 주거 생활에 관한 상세한 묘사가 실려 있다.

백제군 4만명을 전멸시킨 아막산성 전투에서 복수를 다짐하며 살아남은 '혜량'. 출중한 무공과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있는 그는, 원수인 '해수 좌평'의 딸 '금지'를 죽음의 위험에서 구하게 된다. 늘 차갑고 쌀쌀맞은 혜량에게 금지는 마음이 흔들리고, 두 사람은 조심스레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이들의 인연은 원수의 딸이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선대로부터 현 백제 왕인 무왕에게까지 얽혀있는 짙은 인연의 끈이 이들을 휘감고 있다는 사실이 서서히 밝혀지는 것. 사랑과 복수 사이에 갈등하는 혜량에게 피할 수 없는 선택의 기로가 다가온다. - 알라딘 이문영『숙세가』
  416페이지

23. 문영의 역사 판타지 로맨스 소설. 고구려 왕자 호동은 갈사국에서 열리는 북맞이에 참여한다. 고구려와는 원수지간인 황룡국의 사휴왕은 스스로 울려 적군의 침입을 알려주는 북을 선보이며, 제사에 쓸 가장 좋은 제물을 사냥해 오는 나라에 선물하겠다고 제의한다.

그 북이 나라를 멸망시킬 사악한 의도로 만들어졌음을 알 리 없는 사람들은 사휴왕의 제안을 반긴다. 그러나 그 신물이 무예가 가장 뛰어난 호동왕자의 소유가 될 것은 명약관화한 일. 정작 호동은 사휴왕의 선의가 미심쩍어 북을 받지 않으려 한다. 때마침 낙랑의 공주가 그 북을 원하자 호동은 선뜻 자명고를 내어주는데… - 알라딘 이문영 『자명고』
432페이지
24. “어디든 가지 마. 다시 떠나면 그땐 용서치 않을 것이다.”
자존심 센 불새가 가슴으로 날아들었다. 그의 모든 것을 내놓으라 한다.
아니, 가지고 싶어 한다.

“내 여인을 맞이하러 가는 길은 내가 택할 것이다. 그대가 제아무리 콧대 높은 세가의 사람이라 할지라도, 사내의 자존심까지 뭉개지는 마라.”
폭풍우가 휘몰아치고 나면 해는 더욱 쨍쨍해지는 법이었다. 원대로 무혈입성을 이루고 황위에 오르면, 가슴을 꽉 들어찬 불새를 얻으러 가리라.

이름도 변변히 알지 못할 땐 붉디붉은 언약을 스스럼없이 뱉을 수 있었다.
허나, 연황국의 천자와 세가의 가주로 대면하였을 때, 맹약은 밝아오는 새벽빛에 스러지는 달빛과도 같았다.

“그대를 품었다. 내 가슴이 너를 안았음이야. 내 말했지 않더냐. 내 여인을 맞이하러 가는 길은 스스로 정할 것이라고. 짐이 너를 품었다 했다. 그러니 이제부터 신(臣)이 아닌 신첩이니라.”

“소신의 마음을 곡해하셨나보옵니다. 여인에게 있어 사내는…… 오로지 한 사람만을 품어줄 수 있는 사내가 최고의 사내입니다. 권세와 부귀영화에 눈이 멀지 않는 한, 폐하는 그저 여염집의 사내보다도 못하십니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공호 『월야』
 
408페이지
25. 꿈에서 본 새하얀 몸피의 호랑이가 똑바로 서서 두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둠에 가려진 풀숲 사이 시퍼런 두 개의 인광이 잔등처럼 일렁였다.
깜짝 놀라 눈을 비비고 다시 보니 이번에는 호랑이만큼이나 커다란 사내의 뒷모습이 보였다.

“도대체 댁은 뭐요?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와, 왜 내게 이러는 게요?”
두화는 사내가 무서웠다.
“나도 모른다. 그냥 네가 보였다. 처음에는 도토리만 해보이고, 두 번째에는 밤톨만 해보이더니, 그 다음날은 너만 보이더라.”
아둑시니는 그녀가 좋았다.

둘은 한동안 그렇게 서서 눈싸움을 하였다.
마치, 깊은 숲속에서 맹수와 맞닥뜨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눈을 피하거나 물러서면 짐승의 날카로운 발톱에 갈기갈기 찢기어 먹히고 말 것이다.
뻣뻣이 버티고 선 그녀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웃는 건지 뭔지 모를 표정이었다. 살짝 벌어진 그의 입술 사이로
살육에 능한 맹수처럼 뾰족한 송곳니가 새하얗게 보였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기린 『야행기』
380페이지 

26. 오늘의 역적이 내일의 공신이 되는 파란과 격정의 정조 시대. 운명에 휘말려 신분이 뒤바뀐 두 남녀. 역적의 아들에서 양반가의 자제가 된 암행어사 정준회. 양반가의 규수에서 역적의 딸로 도망치는 죄인 서은채령. 두 사람을 갈라놓은 신분의 벽은 높기만 하고, 시시각각 음모의 어둠이 그들을 뒤따르지만 그들은 멈출 수 없다. 이것이 설사 마지막이라 해도….

김소벽『붉은 하늘나리』
376페이지
27. 몰락한 귀족의 딸 '박여지'와 그녀에게 포로로 잡힌 신라 화랑 '념'의 이야기이다. 여동생을 짓밟은 이에 대한 복수만을 꿈꾸며 여인의 삶을 포기한 채 살아가는 여지. 그런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은 자기가 신라 대귀족 이벌찬의 아들이라 우기는 노예, '념'이다.

탈출할 기회만을 호시탐탐 노리는 념. 그러나 여지는 아무리 채찍질을 해도 변하지 않는 그의 태도와 거짓말, 아름다운 몸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그리고 포악하고 여자다운 데라고는 없는 여지의 존재가 언제부터인가 념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알라딘 윤혜원 『바람의 섬』
488페이지 
(예전에 읽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28. 항아는 조선시대의 전형적인 현모양처감 여자아이. 그녀의 이름 ‘항아’는 아들을 낳고 싶은 부모의 염원을 담은 이름 ‘개남(開男)’을 거부하고 스스로 만든 이름이다.

항아는 꽃과 나무와 벌레마저 사랑해 언제나 이들을 화폭에 담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욕망은 그녀가 살던 시대에는 저주받은 끼와 같았고. 그녀는 자신의 욕망을 쳐내고자 가위로 손등을 찍어 누르는 찰나의 광기를 보이기도 한다.

다행히도 여느 조선의 부모와 조금 다른 부모 밑에서 자란 항아. 그러나 그녀를 둘러싼 환경은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에 항아는 자유롭고 열정적인 예술혼과 차갑고 냉철한 이성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부단히 자신을 다스린다. 그러나 그러한 균형을 깨뜨리는 순간이 있었으니 바로 그녀에게 찾아온 사랑의 열정이다. -알라딘 권지예  『붉은 비단보』
390페이지
29. 이서연 장편소설『서라벌 낭자와 당나라 건달』. 단목 승과 여랑의 로맨스로, 신분과 재력 등등에 있어 모든 면이 하늘과 땅 차이가 나지만, 사랑을 알고 베풀어 줄 수 있는 능력만은 여랑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월하기에 여랑은 단목 승보다 훨씬 나은 인간이다. 그리고 단목 승은 여자 하나 잘 만나 인생을 다시 바로 쓸 기회를 갖게 된다.  이서연 『서라벌 낭자와 당나라 건달』 407페이지
 

30. 처녀라도 십 년차 유부녀 뺨치게 그 분야에 대해 잘 아는 그녀, 복다미. 남녀간에 제일 중요한 게 속궁합인데, 맞춰보지도 않고 일생을 같이 한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이제나저제나 거사 치를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면서 웬 내숭? “저, 정말?” 다미는 질렸다는 표정을 얼른 차를 마셨다. “괘, 괜찮을까?” “어머 천하에 무서울 게 없는 아가씨께서 지금 설마 겁을 먹고 계신 건 아니겠지요?” “놀리지 마, 지금 이건 전혀 다른 일이잖아.”...... 이서연 『남녀상열지사  415페이지 

31. 김정미의 로맨스 소설. 헌은 조금 감이 올 듯도 했다. 옹주와 그를 맺어줌으로서 임금이 방울을 차지하려고 하는 것이리라. 헌은 앞이 캄캄해 그대로 엎드려 외치고 말았다. "전하!" 겨우 가시밭길을 거쳐 왔다 했더니 산 너머 산이로구나. "어떤가? 내 그대를 하나밖에 없는 누이와 짝지어 주려 하는데." 임금의 천연덕스러운 제안에 헌은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어허, 감히 내 명을 거역할 텐가?" 

설핏 잠이 들었던 헌은 방울이 흔들어 깨우는 바람에 일어났다. 준비를 마친 헌은 밖으로 나가며 방울을 소리쳐 불렀다. 그래. 일단은 동행하는 거야. 죽을 고생을 해보면 제 입으로 돌아가겠다는 소릴 하겠지.
“어이, 쥐방울. 준비 다 됐지?”
헌의 재촉에 방울이 반색을 하며 외쳤다.
“예이. 도련님은 암행어사, 쇤네는 어사님을 모시고 다니는 몸종. 앞으로 잘 받들어 모시겠습니다요.”
“어사를 수행하는 계집종이라……. 참으로 기이한 일이로세.”
기분 좋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앞서 가는 방울을 향해 헌은 말했다.
“복장이 이러하니 앞으로는 형님이라고 부르거라.”
방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돌아보았다.
“형님이요?”
“그래야 의심을 사지 않을 게 아니냐?”
헌이 퉁명스럽게 대꾸하자 방울이 팔짝팔짝 뛰며 맞장구를 쳤다.
“암요. 하하, 형니임.”
“오냐, 돌쇠야.”
헌은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방울을 향해 사악한 미소를 날렸다.
“될쇠라굽슈?”
“그럼 뭐라 부르리?”  생략... -알라딘  김정미 『내 사랑 암행어사』
368페이지
32. 세계수의 로맨스 소설. 시원한 바람 한 줄기가 만두 가게 맞은편 모퉁이에 자란 길고 푸른 대나무 가지를 흔들고 지나갔다. 몇 발자국이나 더 갔을까. 량헌이 문득 걸음을 멈추고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작은 만두 가게를 돌아보았다. 가게에서 그다지 멀어진 것도 아니건만 잠시 아유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 벌써부터 그립고 허전했다. "…곁을 허락하였더니 심장을 차지한 것이냐." 

지켜 준다고 약조하였다. 그러니 그대가 마음을 놓아버릴 만큼 고통스럽다면 이제는 내가 찾아내어 보듬어 주리라. 잊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그대를 홀로 남겨 두지 않으리라. 량헌이 잠시 입술을 깨물었다.
“그대가 말했었지.”
량헌은 아유의 등에 푹신한 목화솜을 대어주고 보드랍고 따스한 이불을 둘러 주며 대진이 준비한 물건을 집어 들었다.
“이렇게 맑은 물이 가득한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위에서, 환한 달님을 벗 삼아 금을 연주하면 모든 근심 걱정이 일시에 사라지지 않겠냐고 말이다.”
아유가 량헌의 앞에 놓인 금에 시선을 주었다.
“비록 다리 위도 아니고 제대로 타지도 못하는 금일지언정…… 그대가 내게로 오는 길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띠링. 붕대 감은 손이 내는 투박한 소리. 곡조가 되지도 못하고 겨우 단음을 낼 뿐이지만 량헌은 포기하지 않고 몇 번이고 비단줄을 뜯었다.
띠띵. 띠띠띵, 띵. 고요한 달빛이 내려앉은 정자 아래 짧게 끊어지는 금의 소리가 한참이나 들렸다. - 알라딘  세계수 『황후의 자격』
448페이지 
33. 연두의 로맨스 소설. 소 뒷발로 쥐 잡는다고, 귀양살이 하고 있던 선비 이원이 어쩌다가 단양 사또로 부임을 하게 되었는데, 도대체 고을살이하기가 왜 이리 힘든 것인지, 이거야 원 고을살이가 시집살이보다 더 맵구나. 우리 고을 원님, 이원은 무사히 단양에서의 고을살이를 마치고 한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 많던 푸성귀는 다 어디가고, 죄다 비린 것들뿐이냐?”
“낮에 원님이 푸성귀 많다 뭐라 하셨잖아요.”
“그거야….”
일부터 골탕을 먹이려고 이러는 건가 싶어 이원이 벌컥 말을 내뱉다가 꽃님이의 얼굴을 보고는 말을 멈췄다. 얼굴을 보아하니 골탕 먹이려는 의도는 아닌 듯했다.
“원님이 좋아하시는 걸로 차린 건데요.”
이원이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말했다.
“어서 가서 김치랑 푸성귀도 가져오련.”
배고팠던 꽃님이 들고 있던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입을 삐죽 내밀고 일어섰다. 그리곤 방을 나서는데 이러고 꿍얼거렸다.
“기껏 생각해서 차린 건데….”  생략... -알라딘 연두 『우리 고을 원님』
392페이지
34. 바람이 갈대를 스치고 지나가는 소리가 스산하게 공기를 떠돌았다. 극은 난엽이 꼭 안고 있는 저고리를 빼앗듯 쥐어 속저고리 너머로 하얗게 드러난 난엽의 어깨를 덮어주었다. 가까이 다가온 극의 숨소리와 비단 저고리의 촉감이 싸늘한 밤공기를 막아주었다.
"왜... 저를 도와주셨나요?"
"가여워서..."
난엽은 고개를 푹 숙였다.
"어서 가."
극이 몇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외치듯 말했다.
난엽은 어찌할 줄을 모르고 서 있었다.
"가라니까!"
난엽은 패물을 꼭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리며 돌아섰다.
순간 달려온 극이 난엽의 어깨를 돌려세웠다.
"이름, 이름이 뭐니?"
"난엽..."
"난 이극. 언젠가... 다시 보자. 꼭!" - 본문 중에서 - 알라딘  이정숙 『난엽』423페이지 ( 이 첵은 품절이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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