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방한담 법정 스님 전집 5
법정 지음 / 샘터사 / 2001년 10월
절판


"무명은 모든 악행을 불러일으키는 실마리다. 무명 속에 있는 무지한 자에게서 사악한 견해가 일어난다. 사악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자에게서 사악한 생각이 일어난다. 사악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자에게서 사악한 말이 나온다. 사악한 말을 하는 자에게서 사악한 행위가 일어난다. 사악한 행위를 하는 자에게서 사악한 생활이 벌어진다. 사악한 생활을 벌이는 자에게는 사악한 노력이 따른다. 사악한 노력이 따르는 자에게서 사악한 기억이 일어난다. 사악한 기억을 지닌 자에게는 사악한 집중력이 일어난다."-231~232쪽

"명지는 모든 선행을 달성시키는 실마리다. 명지 안에 있는 지혜로운 자에게서 바른 견해가 일어난다. 바른 견해가 있는 자에게서 바른 생각이 일어나고, 이와 같이 바른 말이 나오고, 바른 행위와 바른 생활과 바른 노력과 바른 기억과 바른 집중력(정신 통일)이 일어난다. 바른 집중력을 지닌 자에게 바른 지식이 생기고, 바른 지식이 있는 자에게는 바른 해탈이 일어난다."-232쪽

첫째, 불살생. 살인하지 말라가 아니고 살생하지 않겠다는 점에 관용과 자비를 표방하는 불교적인 의미가 있다. 사람만이 아니고 모든 생명을 가리키고 있다.
...생략...

둘째, 불투도. 남의 것을 훔치지 않겠다는 맹세다. 불여취왈도不與取曰盜라고 한다. 남의 집 담장을 넘어가서 잠가놓은 문을 부수고 꺼내오는 것만이 훔치는 것이 아니라, 복면을 했건 안 했건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것은 곧 도둑질이다.
...생략...

셋째, 불사음. 출가자는 불음不淫이지만 재가자는 불사음이다. 부부 이외에 헛눈 팔거나 노닥거려서는 안 된다는 것. 사음邪淫은 사랑을 배반하는 동시에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다. 인간의 선의를 등지고 믿음을 배신하는 일이 악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생략...

넷째, 불음주. 술을 좀 마셨다고 해서 그것이 뭐 그리 악이 되고 죄가 될까 싶기도 하다. 물론 술 자체로 봐서는 허물이 될 수 없다. 그것이 때로는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다. 울적한 심정을 돌이켜 명랑하게 할 수 있고 조촐한 술자리를 빌려 성글었던 사이를 다시 화해시킬 수도 있다. -233~235쪽

그러나 음주가 악이 되는 것은 딱 한 잔만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마시다보면 억제 기능이 마비되고 엉뚱한 만용이 튀어나와 교통사고를 비롯하여 온갖 사고를 유발할 충분조건이 되기 때문에 아예 마시지 말라는 것이다. 이익보다는 해독이 많이 때문에 막는 것이지 남의 흥을 깨기 위해서가 아니다.
...생략...-2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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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6-24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법정 스님 책을 탐독하고 계시는군요?
참 좋은 글이 많네요~

후애(厚愛) 2010-06-24 12:13   좋아요 0 | URL
네 아껴서 보려고 했는데 자꾸 눈길이 가고 손이 가네요. ㅎㅎ
읽으니 좋은 글이 정말 많아요. 읽고 또 읽고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