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 때쯤이면 어김없이 밖에서 들려 오는 부엉이 소리! 어쩔 때는 초저녁부터 시작하여 새벽까지 우는 부엉이. 하지만 거의 모두가 깊은 잠에 빠진 야심한 시각이면 어김없이 부엉이 소리가 들린다. 이번에는 나는 은근히 부엉이 소리를 기다렸다. 부엉이가 불러 주는 자장가 소리가 그리워서다.
그래서.......기다린 보람이 있었나보다.
난 부엉이가 우는 소리를 듣고 잠을 청한다. 11년을 살면서 여전히 시차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자는 나는 부엉이 소리를 듣다가 하나....둘....셋....하다가 잠이 들곤 한다. 부엉이 소리에 깊이 잠겨 들며 밖에서 들리는 소음은 하나도 들리지 않아 좋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곤 한다. 부엉이 소리를 조용히 듣고 있으면 구설프게 들릴 때도 있지만 어쩔 때 소리가 다르다. 그저께는 암컷이 수컷을 부르는지 아니면 수컷이 암컷을 부르는지는 몰라도 하나가 울면 다른 곳에서 따라서 하나가 운다. 그러다 둘이서 합창으로 부를 때는 정말 듣는 내 귀가 즐겁다.
예전에 딱 한 번 부엉이를 본 적이 있다. 차를 타고 가는데 앙상한 나뭇가지에 홀로 앉아 있는 하얀 부엉이. 차에서 내려 살며시 다가가 구경을 하는데 부엉이가 인기척을 느꼈는지 목이 좌우로 다 돌아가는데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너무나 귀여웠다. 집에서 기르고 싶은 충동까지 느꼈으니 말이다.
요즘은 부엉이 덕분에 달콤한 잠에 빠져 드는 나다. 오늘 밤도 올까? 하고 은근히 기다리는 나. 차라리 일년 내내 부엉이가 오면 좋겠는데 그건 나의 소망이고 희망일 뿐이다.
부엉이는 나에게 달콤한 자장가를 불러 주는 고마운 부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