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반 전에 요리를 하다가 뜨거운 냄비에 팔을 데였다. 그것도 살짝 데였다고 생각했는데 화상이 심해 지금까지 안 나아지고 있어 오늘 병원에 갔었다. 진찰하고 약 받아서 나오는데 첫 눈이 내리고 있었다. 어쩐지 아침에 하늘이 수상쩍다고 생각했었는데 드디어 눈이 내렸다. 그것도 첫 눈을 보아서 기분이 좋았다. 눈을 밟을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 하는 소리에 어린아이같이 좋아서 헤헤 그렸다. 여기까지 좋았는데.......

한데.......

속으로 '야호~! 첫 눈이다' 하고 소리쳐 불러 본지 10분도 안 되어 '으악! 폭설이다~'로 변한 것이다. 그래! 첫 눈까지 좋다고. 그런데 이게 폭설로 변해 버리니 얼마나 짜증이 날 것인가. 폭설이 쉬지도 않고 계속 퍼붓고 있으니 교통마비가 되어 버렸다. 거기다 차들까지 미끄러지고 어찌나 위험하던지. 주말에는 꼼짝없이 집안에 갖힌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한인마트에 가서 주말동안 먹을 찬거리를 사 들고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 왔다는 것. 훗!

올 해는 작년보다 많은 눈이 내려 무척이나 추울 것이라고들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그저 지독한 독감에만 안 걸리면 나에게는 행운이다. 독감에 한 번 걸린 나로서는 정말로 독감이 반갑지가 않거든.

눈이 그치면 다음 주에 눈 풍경 좋은 곳을 골라 사진이라도 찍으려 가야겠다. 지금도 펑펑 쏟아지고 있다. 아무래도 새벽에 제설차가 눈청소를 하겠지만 이렇게 폭설일 때는 제설차가 눈청소를 하여도 하여도 소용이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어느 정도 피해를 줄일 수만  있다면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드디어 시작되었도다! 눈과의 전쟁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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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11-29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왜 미국은 추수감사절이 이때인지 모르겠어요.실제 추수는 한참 전에 끝났던 것 같은데...전설로는 예전 동부에 필그림파더스 가족들이 처음 정착했을 때 농작물 기르는 법을 가르쳐 준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감사하고자 첫수확을 나누어 먹은 데서 유래했다고 하더군요.워싱턴 주도 눈이 꽤 많을텐데...산이 많은 곳이라서...동물들이 내려와서 먹을 걸 달라고 할 것 같군요.

후애(厚愛) 2008-11-30 05:55   좋아요 0 | URL
노이에자이트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그런데 추수감사절이 왜 이때인지는 저는 잘 모르겠어요. 단지 미국은 매년 11월 넷째주 목요일이라고만 알고 있답니다.^^; 겨울이면 어김없이 마을에 야생 동물들이 내려 온다고 뉴스에서 들었습니다. 물론 아주 혹독한 추위래야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내려 온다고 들었어요.야생 칠면조들도 많고 무엇보다 말코손바닥사슴(MOOSE)들이 이곳에 많답니다. 그리고 가끔씩 다른 마을에 쿠거가 내려 온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깊은 산속에 눈도 많이 내리고 너무 너무 춥다 보니 먹을 것이 없는가 봅니다.

순오기 2008-11-30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눈이 바로 폭설로~~
눈과의 전쟁이라니~~ 거긴 눈이 많이 오나보군요.ㅜㅜ

후애(厚愛) 2008-11-30 06:03   좋아요 0 | URL
넵! 작년부터 눈이 엄청 많이 내리기 시작했답니다.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요. 교통마비에다 직장 다니는 사람들은 이틀동안 못 갔지요. 거기다 제설차까지 모자라 사람들이 직접 나와 눈청소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작년이랍니다. 가는 곳마다 눈 산들이 수북히 쌓여 있었지요.^^ 근데 올 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고 합니다. 또 많이 추울 것이라고도 하는데요. 벌써부터 이가 달달달 떨리는 저랍니다~ㅋㅋㅋ

무스탕 2008-11-30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그렇게 많이 오다니 한번쯤 보고 싶은 생각도 드네요.
부디 눈과의 전쟁에서 승자가 되시길!! ㅎㅎ

후애(厚愛) 2008-11-30 13:05   좋아요 0 | URL
펑펑 퍼붓는 눈이라서 항상 승자는 눈이랍니다.^^; 근데 눈이 오고 나면 그 다음날 어김없이 비가 내린답니다. 그래서 승자는 비랍니다.~ㅎㅎㅎ 눈이 더 많이 내리면 꼭 사진 찍어서 올릴께요.^^;;

노이에자이트 2008-11-30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물들도 말을 할 줄 아는가봐요.집없는 고양이가 들어와서 있길래 어떤 아줌마가 밥먹다 남은 걸 좀 줬는데 그 뒤로 그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도 데려오더니 나중엔 몇마리가 더 오고...아마 처음 고양이가 말을 했나봐요.저 집에 가면 어떤 아줌마가 밥준다고....그런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는지....산골짜기에 폭설 올 때도 산골마을 중엔 마을에 내려온 짐승한테 먹을 거라도 주면 내년에도 기억하고 동물들이 오는데 내려온 짐승을 잡아먹는 마을엔 안 간다잖아요.원래 산골에서도 먹을 것 없어서 겨울에 내려오는 짐승은 안 잡는 게 불문율이죠.

후애(厚愛) 2008-12-01 07:22   좋아요 0 | URL
정말 신기합니다.^^; 재미있기도 하고요. 아줌마가 계획에 없던 고양이 엄마가 되었네요.^^ 사람들이 못 알아 듣는 동물들의 말을 전 가끔가다 듣고 싶은 유혹을 느낄 때가 있답니다. 그리고 과연 동물들도 사람들이 하는 말을 알아 듣는지도 궁금하고요. 물론 애완용인 개나 고양이는 주인의 말을 알아 듣지만 글쎄 야생동물들은 과연 어떨까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예전에 티비에서 보았는데 동물들도 사람들 중에 자기를 해칠 사람인가 아니면 이익이 되는 사람인가를 안다고 하던군요. 정말이지 보면 볼수록 들으면 들을수록 동물들은 참 신기하고도 신기하답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동물들이 사람들을 해치지만 않는다면 괜찮은데 만약에 위험한 동물일 때는 마취 주사를 놓습니다. 그리곤 겨울이 다 갈 동안 동물 보호구역에서 보살피다가 따뜻한 봄이 되면 산으로 돌려 보내지요.

노이에자이트 2008-12-01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정도는 동물들도 다 아는 모양이죠.돌아가신 할머니는 늘 이랬어요.짐승이 말은 못해도 다 알아듣기는 한단다...지를 이뻐하는지 미워하는지 다 알지...

후애(厚愛) 2008-12-01 15:5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제 할머니께서도 그러셨어요. 말 못하는 동물(짐승)이지만 많이 이뻐 해 주라고 말입니다. 동물도 생각과 감정이 있다고 말씀 하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