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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에서 돌아온 남자 - 옛날 귀신 편 ㅣ 문화류씨 공포 괴담집
문화류씨 지음 / 요다 / 2019년 6월
평점 :
살다 보면 눈앞에 있던 물건이 사라질 때가 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귀신의 장난일 수도 있다.
당신이 방금 전 사라진 물건 때문에 당황하고 있다면, 옆에서 모든 걸 지켜본 귀신이 깔깔대며 비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박장대소하며 즐거워할 귀신의 모습을 생각하니 약간 괘씸하기도 하다.
문제는 심보가 고약한 귀신이다.
원한을 품은 귀신과 달리 살아 있는 인간을 무조건 싫어하는 녀셕들이 있다.
이들은 인간의 안녕과 행복이 가장 꼴 보기 싫다.
해를 끼치기 위해서라면 잔인한 짓도 마다하지 않는다.
"여보, 아가들아, 오늘부터 이곳이 우리 집이여.
이 집에서 행복하게 잘 살아보자구!"
준택은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아내는 그 집이 반갑지만은 않았다.
땅이 아래로 푹 꺼진 듯했고, 한여름인데도 냉기가 들었다.
준택은 기분 탓이라며 낡은 것을 고치고 곳곳을 손보면 문제없을 거라고 했다.
그곳에서의 첫날 밤, 준택의 아내는 꿈을 꾸었다.
돌아가신 친정어머니가 집에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어머니께서는 반가운 기색도 없이 애가 타는 표정을 짓고 계셨다.
급기야 팔을 잡고 집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얘야, 빨리 나가자. 이런 집에서 살면 안 돼. 어서 빨리 나가자꾸나."
놀란 준택의 처는 잠에서 깼다.
흉흉한 꿈을 꾼 탓일까.
온몸에서 식음땀이 흘렀다.
싱숭생숭했다.
깊은 숨을 쉬며 머리맡에 둔 주전자의 물을 따라 마셨다.
그런데 옆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렀다.
"케게게게....켁....케게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