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소개된 화가들의 사랑중 가장 가슴이 아팠던 사랑은 바로 프리다 칼로가 아닌가 싶다.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소아마비와 엄청난 사고로 장애를 가질 수밖에 없었고 꿈이었던 의사마저 포기하고 재능이 있었던 그림을 선택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하필이면 재능은 있었지만
바람둥이로 유명한 디에고를 사랑했다니. 정말 이런 악연이 또 있을까 싶다.
프리다의 그림은 처절하기만 하다. 무너지는 몸을 지탱하는 코르셋을 한 모습이며 그토록 원했던 아이를 유산하고 발가락까지 잘라내야 했던 현실들이 그대로 담겨있어서이다.
그냥 자신의 재능만을 잘 살려 살았다면 조금 더 오래 살지 않았을까.
디에고의 배신이 그녀의 재능을 더 살린 것인지 오히려 방해를 한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예술가들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사랑도 쉽게 다가오고 동시에 많은 사랑을 할 수도 있는 모양이다. 사랑이 빛날 때, 혹은 사라졌을 때 그 모든 사랑이 작품으로 승화되는 것을 보면 그들을 스쳐간 사랑들이 감사하기도 하다.
2024년도 한 달여만 남은 요즘, 쓸쓸했던, 혹은 끓어올랐던 누군가의 사랑이 도슨트 이창용의 세심한 설명을 들으며 그림을 보니 더 깊숙하게 다가왔던 시간이었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