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준이가 전교1등을 하지 않으면 시골로 강아지를 보내겠다는 부모를 골탕 먹이는 장면이 특히 통쾌하다. 영리한 아들같으니.
17년!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길지도 않은 시간이다. 사랑하는 존재와 함께 하는 시간이라면.
나는 가끔 우리 토리가 세상을 떠나는 장면을 상상한다. 견딜 수 없을 것만 같아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데 수현은 오히려 잘 견디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깊은 상심에 빠졌다는걸 타란툴라를 교배해 수현에게 분양했던 J만 그녀의 상태를 눈치챈다. 사실은 수현 자신도 자신이 펫로스에 빠졌다는 것을 몰랐었다.
소재 자체가 특이해서 얼른 넘겨지기 어려운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읽을 수록 내 이야기 같아서 벌써부터 두려워지고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 많은 사람들이 깊게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뿐만이 아니다.
동물원에 들여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겠다고 키워지는 동물들. 그리고 쉽게 분양받아 가족이 되겠다는 사람들...어떤 것이 지혜로운 일이지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무엇보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동물들의 삶을 깊이 연구하고 수집하여 작품으로 승화한 작가의 열정에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