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그린 화가들
이창용 지음 / 단꿈아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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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열정을 감추지 못하고 예술로 승화시킨 수많은 인물들의 삶을 살펴보면 평탄하지 못한 경우가 거의 다 인 것 같다.

삶과 현실사이에서 타협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색으로 살다간 위인들의 사랑은 어떠할까.



그림속에 숨은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전하기로 유명한 도슨트 이창용의 해설로 유명 화가 7인의 강렬한 사랑을 따라가보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가장 많이 있다는 이탈리아. 당연히 예술가들도 많을 것이다.

라파엘로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로 어려서부터 신동소리를 들을만큼 천재적 재능을 가진 화가였다는데 제빵사의 딸 마르게리타와의 사랑은 천진했고 열정이 그득했지만 추기경의 강요로 그의 조카딸과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해야만 했다. 결국 그 결혼식은 치뤄지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만 라파엘로. 신분에 대한 차별이 심한 시기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마르게리따와의 사랑은 행복으로 이어졌을까?



위대한 화가 피카소 역시 여러 여자들과 염문을 뿌렸다고 하지만 클림트가 더 화려하지 않았을까. 자신의 모델과는 거의 관계를 맺었고 심지어 속옷을 입지않고 자유롭게 여자들과 관계를 맺을만큼 당시로서는 파격적 연애를 이어가는데 상당히 보수적일 것이라고

생각되는 시대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자유로운 연애와 불륜이 유행이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인정되는 사생아만 12명이었다니 열정과 정력이 얼마나 넘친 예술가인지 짐작하게 된다.



'절규'로 유명한 노르웨이 화가 뭉크는 오히려 첫사랑이었던 밀리와의 이별때문에 평생 아픔을 지닌 채 살았던 비운의 남자였던 것 같다. 다음 사랑 역시 자유로운 연애를 즐기던 다그니 유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녀가 뭉크를 떠나 하필이면 뭉크의 절친이었던 남자와 결혼을 하다니, 뭉크가 겪었을 배신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역시 그의 작품들 속에는 자신을 두고 떠난 두 여자에 대한 것들이 많다.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흡혈귀나 질투라는 제목에서도 그의 심정이 전해진다.



이 책에서 소개된 화가들의 사랑중 가장 가슴이 아팠던 사랑은 바로 프리다 칼로가 아닌가 싶다.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소아마비와 엄청난 사고로 장애를 가질 수밖에 없었고 꿈이었던 의사마저 포기하고 재능이 있었던 그림을 선택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하필이면 재능은 있었지만

바람둥이로 유명한 디에고를 사랑했다니. 정말 이런 악연이 또 있을까 싶다.

프리다의 그림은 처절하기만 하다. 무너지는 몸을 지탱하는 코르셋을 한 모습이며 그토록 원했던 아이를 유산하고 발가락까지 잘라내야 했던 현실들이 그대로 담겨있어서이다.

그냥 자신의 재능만을 잘 살려 살았다면 조금 더 오래 살지 않았을까.

디에고의 배신이 그녀의 재능을 더 살린 것인지 오히려 방해를 한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예술가들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섬세하기 때문에 사랑도 쉽게 다가오고 동시에 많은 사랑을 할 수도 있는 모양이다. 사랑이 빛날 때, 혹은 사라졌을 때 그 모든 사랑이 작품으로 승화되는 것을 보면 그들을 스쳐간 사랑들이 감사하기도 하다.

2024년도 한 달여만 남은 요즘, 쓸쓸했던, 혹은 끓어올랐던 누군가의 사랑이 도슨트 이창용의 세심한 설명을 들으며 그림을 보니 더 깊숙하게 다가왔던 시간이었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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