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을 살려라! - 망한 서점 되살리기 프로젝트
고지마 슌이치 지음, 이수은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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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마다 하나쯤은 있었던 서점들이 어느새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건 오래전 일이다.

학교앞에서 문구나 서적을 팔던 곳들오 이제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신해서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하는 시절이 되었다. 이런 현실은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참 안타깝기만 하다.


종이책조차 전자책의 도전을 받아 서서히 잠식당하고 있고 이러다 보니 서점들이 살아남기가 쉽지가 않다.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서점들이 이미 문을 닫았다.

종로서적뿐만 아니라 지방도시로 가면 이 현상은 더 두드러진다. 서점에 관한 추억까지도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망해가는 서점을 살려보기 위한 어벤져스가 결성된다.


가나자와 은행의 가부라키는 지점장까지 오른 인물이지만 은행실적저하로 거래처인 퀸즈북스로 파견나가게 된다. 전무라는 타이틀을 달고. 하지만 말이 좋아 전무지 서점을 감시하고 정리하려는 사람으로 쳐다보는 서점사람들의 눈길에 싸늘함이 느껴진다.

과연 가부라키는 서점을 처분하여 투자금을 회수할지 경영을 근본적으로 개혁할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퀸즈북스는 40년 전 열 다섯평으로 시작한 동네의 작은 서점이었다. 이후 서점의 활황기를 맞아 지점을 10개나 낼 정도로 발전하였으나 이제는 여섯 지점만 남은 상태였다.

하지만 점차 노후화되어 경쟁력을 잃었고 근방에 경쟁업체가 멋지게 개업하자 어려움에 처한 것이다.

말하자면 시류에 따라가지 못하고 처진 것이다. 은행의 입장에서 보면 더 망하기전에 투자금을 회수하는게 최선인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가부라키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창업자의 부인인 현재 사장은 주부로만 있다가

뛰어든 사람이라 사업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경영의 가장 기본인 재무제표의 중요성부터

강의가 시작된다. 골치아픈 숫자놀음이라고 싫어하던 사장은 점차 가부라키의 쉬운 강의에 귀가

열리고 사업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가부라키의 등장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폐업시키거나 감원을 해서 투자금을 회수하러온 은행사람이니까.

출근해서 주차장청소를 해가며 가부라키는 서점을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하나, 둘씩 시작해나간다.

이 프로젝트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건 직원을 자신이겠지만 가부라키의 단골바 '시라카 바'의 나오코라는 바텐더가 중요인물로 등장한다.

현재 바에 오는 손님들을 통해 시내소식을 꿰뚫고 있는데다 식견이 높아서 가부라키에게 아주 중요한 질문과 해답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서점은 그저 책만 파는 곳이라는 선입견을 떨치고 지역의 특성에 따라, 고객의 니즈에 따라 변화해 나가는 과정이 정말 흥미롭다. 이벤트홀을 만들거나 지역특산물을 팔거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책을

기증함으로써 퀸즈북스의 명성을 높이기도 한다.

이 책은 망해가는 서점을 일으켜세우는 과정을 그렸지만 아주 많은 사업군에 대비시켜도 좋을 것 같다.

가부라키가 섭렵했던 수많은 리더들의 베스트셀러도 등장하기 때문이다.

어려움에 빠진 우리나라의 많은 서점들이 이 책을 읽고 다시 일어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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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로 웹툰 만화 제작하기 - 스테이블 디퓨전·미드저니·챗GPT
김한재 지음 / 성안당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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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너무 급격하게 진화하니 그 속도를 따라가는게 너무 벅차기만 하다.

최근 지방의 어느 행사에 쓰일 노래공모에 당선된 노래가 AI로 만들어졌다느 보도가 있었다. 이제 AI의 활약은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인간을 멸망으로 이끄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마저 느끼게 한다.


AI로 소설이 쓰여지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만들고, 이러다 보면 인간이 할 일은 점점 없어지지 않을까. 분명 어느 분야에서는 AI가 도움이 될 것임을 알지만 한 편 인간의 영역을 잠식해 들어오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놀라울 지경이다. 여기 이 책 역시 AI로 웹툰만화를 제작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웹툰만화는 이제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쓰일만큼 재미있고 아주 흥미로운 영역인데 이 영역도 AI로 가능하다니 정말 놀랍지 아니한가. 심지어 나같은 쪼짜도 말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구글이나 인터넷 여기저기에 이런 작업이 가능한 무료사이트들이 많다는 것에 놀랐다. 흠 일단 이런 사이트를 이용해 보면서 제작 능력을 키워보는 것도 괜찮지 싶다. 무조건 다 AI가 전담하는 것은 아니고 스토리나 대체적인 전개에 대한 것은 작가의 역량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스토리텔링에 능한 사람에게 더 도움이 되긴 할 것 같다. 그럼에도 AI의 도움으로 완성되어가는 과정은 정말 어메이징이라고 할수밖에 없다. 이게 가능하다니. 이제 AI웹툰작가의 등장이 이어질 것 같다.


앞서 AI로 웹툰만화를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응용 실전 예시편을 만나게 되고 완성된 웹툰의 완성도에 놀라움을 느끼게 된다.

다만 특히 나처럼 이런 작업에 어려움을 느끼는 세대에서는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따라가는 속도나 집중력이 필요한 것 같다.

이제 인공지능으로 좀더 다양하고 자유로운 작업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되었다.

다만 오로지 인간의 두뇌에서 탄생되었던 수많은 작품들이 위축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든다. 국제적으로 AI활동에 대한 규제선을 정하기도 하는 이유가 분명 있다.

뭔가 새로운 혁명시대로 들어서는 입구에 발을 내딛는 느낌을 가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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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요코하마 - 나의 아름다운 도시는 언제나 블루
고나현 지음 / 세나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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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지 못한 도시에서 한달을 살아본다는것은 정말 매력적이다. 내 버킷리스트에 있는 소망을 우선 이 책으로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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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요코하마 - 나의 아름다운 도시는 언제나 블루
고나현 지음 / 세나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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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룰 가망이 있을지 모르지만 내 버킷리스트에 담긴 여러소원중에 '멋진 도시에서 한 달씩 살아보기'가 있다. 주만간산격의 여행이 아닌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것.

일단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얘기라 그냥 꿈으로만 남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한 달간 요코하마에 살아보기를 했다는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설렜다.


일본은 오래전 도쿄, 나라, 교토를 여행하는 패키지로 두어번 다녀온 적이 있다.

일본어를 전혀 못하는데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고 하니 패키지여행이 나에겐 딱이었다.

디즈니랜드를 다녀왔고 카레가 정말 맛있었다는 기억이 남아있다.

그리고 요코하마는 유명한 그 노래 '블루라이또 요코하마'로 언젠가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소망이 이루어질지 몰라 우선 이 책으로 허기를 달래고 싶었다.


저자는 게임덕후로 일본어까지 섭렵했다고 했는데 실제 일본 에니메이션 덕후였던 친구의 아들이 덕분에 일본어를 완벽하게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흐흠 덕후라 하면 이정도는 되야지 싶다.

어쨌든 경험상 어학은 타고난 능력이 조금 필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덕후들에게 게임세상은 현실보다 더 멋진 곳으로 존재하는 듯 하다.

저자 역시 이 여행 곳곳에 게임의 배경이 된 곳들을 언급하면서 행복해하는 것 같았다.


코로나 팩데믹 이후 급격히 여행자들이 늘어난데다 엔저현상으로 일본여행자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일본이란 나라는 일단 아기자기한 느낌이 든다. 특히 절이나 정원에 가보면 일본 특유의 문화가 느껴져서 신비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코하마의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한 달 정도 머무른다면 꼼꼼하게 둘러볼 여유가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앞서 경험한 여행자들의 안내서가 있다면 더 알찬 여행이 되지 않을까.



여행지에 대한 소개와 교통편, 특히 골목 곳곳에 숨어있는 현지인 맛집 소개는 인상깊다.

내가 먹어본 일본 음식은 정갈하면서도 깔끔한 맛이었는데 저자가 소개한 유명 소바집은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찍어두었다. 그리고 돈을 씻는 곳은 누구나 눈이 확 뜨일 것 같다.

그곳에서 돈을 씻으면 돈이 마구 들어온다는 속설이 맞기는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은 모양이다.

일본어 소통에 크게 문제가 없는 저자이기에 이런 꼼꼼여행이 가능하지 싶다.

하필 귀가 어두워 지하철에서 '문 닫습니다'라는 '사랑합니다'라고 듣는 헛점이 있긴 하지만 소통이 가능할 정도의 언어능력은 정말 부럽기만 하다.

바다를 끼고 있어, 혹은 푸른 하늘이 너무 맑아 블루도시가 되었을까.

요코하마에 가서 '블루라이또 요코하마'를 멋들어지게 불러보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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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비치
레이철 요더 지음, 고유경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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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생각이 많이 떠올랐던 소설이다. 그래도 나는 예전사람인지라 결혼하면 직장은 그만두고 아이키우고 살림하는 일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던 시절을 살았다.

하지만 결혼도 출산도 전세계 꼴찌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대한민국뿐만이 아니라 여성의 교육과 지위가 높아질수록 사회에서의 입지가 뚜렷해지리라 기대했던 세계 모든 여성들의 한숨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어둔 마음이 된다.


석사학위를 두개나 얻었지만 제대로 된 예술가가 되기도전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여자는 점차 자존감을 잃어간다. 그리고 자신이 마치 개가 되는 것같은 느낌을 받는다.

남편은 그저 여자의 상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자는 몸에서 털이 자라고 송곳니가 뾰족해지는 현상을 느낀다. 그저 상상인걸까. 여자가 육아에 지치고 존재감이 떨어질 수록 개가 되는 상상은 더 짙어지기만 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자존감은 떨어질까.

아이를 돌보는 일은 워킹맘보다 더한 중노동이다. 왜 워킹대디는 없는 것일까.

그러다 여자는 정말 개가 되어 자유로운 들판으로 뛰어나간다. 상상이 아니다.


개들은 일할 필요가 없다.-맞다 강아지를 키우는 나는 가끔 응아 잘하고 잘 먹기만 해도 제 역할을 다했다고 믿고 강아지 궁둥이를 토닥인다- 예술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되고 본능에만 충실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여자는 개가 된다는 생각이 좋았다. 그럴법하다. 오죽하면.

남편은, 남자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출산과 육아의 고통에서 해방된다면 개가 되어도 좋았다.


나이트비치 프로젝트는 비밀스러워야 했다. 가끔 아들에게 들키기도 했지만.

남편도 가끔은 낯선 나이트비치를 만났다. 그 나이트비치가 아내라는 걸 알아채지 못한 채.

이 소설은 자신이 직접 체험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이야기들이 생생하다.

저자 자신의 자전석 스토리라는게 더 와닿는다. 엄마가 된다는 일은 기적이지만 여성으로서 정체성, 특히 전적으로 육아를 홀로 담당해야 하는 엄마가 겪는 우울감과 절망감이 그대로 전해진다. 그래도 이렇게 우화로 승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여자라면

희망이라도 건질텐데. 공감하면서 또한 부러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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