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연기하지 말아요 - 비교하고 꾸미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당신
니시자와 야스오 지음, 최은지 옮김 / 샘터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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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이 유행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아마도 대단한 것이 아닐지라도 작은것에도 행복을 느끼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누구든 이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서 온 사람은 없다.
또 누구든 불행한 삶을 살다 떠나고 싶은 사람도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을 누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운이 좋은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누리기도 한다. 하지만 '행복'의 정의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만원으로도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 억으로도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허세가 있는 편이라 자신이 남들에 비해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이런 인간의 허영에 못을 박는 제목이 바로 '행복을 연기하지 말아요'가 아닐까.


 


실제로 자신은 행복하지 않지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연기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면
정말 불행하고 억지스러운 삶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스스로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행복을 느낀다면 그 것이야 말로 참 행복이 될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보거나 주변인들이 겪은 이야기를 엮어서 실제감이 충만하다.



이름을 날리는 유명 연예인이라 하더라도 무명의 세월이 있었듯이 그 시간을 어떻게
견디며 지내왔는지에 따라 불행한 시간이 되기도 하고 행복한 기다림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맘먹기에 따라 행과 불행의 시간이 갈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준비없이 기회를 기다리는 한심한 시간이 아니라 늘 행복을 기다리는 준비된 사람만이
그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심지어 피로 이어진 부모 자식간이라도 서로 노력하지 않으면 애정이 그냥 솟아오르지는 않는다.
서로 부딪히고 느껴가는 시간이 있음으로서 끈끈한 애정이 생겨나는 것이다.

저자는 홍자성이 지은 '채근담'을 인용하여 삼가할 세가지 덕목을 알려준다.
'다른 이의 작은 실수를 비난 하는 것'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의 눈에 티를 욕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뜻일게다.
'다른 이의 비밀을 또 다른 이에게 폭로하는 것'
사실 이 부분은 나를 포함해서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 이기에 부끄러움이 앞선다.
'너만 알고 있어'하는 순간에 비밀은 사라지고 만다. 이런 잘못을 죄책감없이 얼마나 저질렀는지.
'과거의 잘못을 다시 꺼내는 것'
역시 너무도 많이 저지른 실수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반복해서 과거의 잘못을 들추어냈던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스스로의 쪼잔함에 고개를 들 수가 없을 지경이다.

인간이기에 우리는 실수와 실패를 할 수밖에 없다. 누구든 완벽한 삶을 살아갈 수는 없다.
다만 완벽한 삶을 살고자 노력할 뿐이다. 그럼에도 행복을 보장받는 것도 아니다.
좀 헐렁하더라도 실수가 있더라도 겸허하게 살아가다 보면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소박한
삶 정도는 보장받지 않을까..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예시를 들은 많은 사람들은 대체로 겸손하고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꾸미지 않아도 비교하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되묻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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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8.9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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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도 너무 더우니까 태풍이 그리울 정도입니다.
맑은 물이 송송 솟을 것 같은 샘터에 앉아 달디 단 사과 한 점 먹고 싶은 오늘입니다.
그래서인지 9월, 열매달이라는 제목을 단 샘터가 너무 반갑습니다.


 


열매달답게 유독 풍성한 느낌입니다.
늘 좋은 기사가 가득하지만 이달에는 사람들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배구 국가대표 문성민씨도 많은 굴곡과 노력을 거쳐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고 합니다.
눈여겨 보고 응원하겠다고 마음먹습니다.
건축가 정영한씨도 5년 넘게 '최소의 집'이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동안 유행했던 땅콩집이나 협소주택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를
리서치하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어느 분야이든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어 든든합니다.


올해 고추농사는 애저녁에 망쳤습니다. 하필이면 폭염이 기승인 올해 모든 양념값이 오를 것이라고 하는데 텃밭의 고추는 탄저가 오고 무름병이 돌아서 제대로 된 고추 구경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도 반찬할 정도는 나오고 있지만 그저 양념정도라고 생각했는데 '할머니의 부엌수업'에서
고추를 주제로 한 요리가 소개되어 눈이 번쩍합니다. 만들기도 영 쉽네요.
부침가루를 묻혀서 기름에 구워내기만 하면 된다니 더운 여름날 제격인 반찬이 되겠습니다.
오늘 할머니의 부엌수업은 요리 레시피보다 할머니의 다양한 노년의 삶이 더 좋았습니다.
뒤늦게 연기를 펼치는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습니다. 나도 저런 노년을 누려야 할텐데요.


 


이번호 특집은 '가족보아 끈끈한 한 지붕 인연'입니다.
우연히 만난 인연이 인생에 큰 도움이 되고 서로를 기대는 모습들이 참 아름답습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아름다운 인연이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늘 감동스럽게 읽는 행복일기에는 군에 간 아들이 쥐꼬리만 월급을 모아서 결혼반지가 없는
부모님에게 결혼반지를 선물한 내용이 실렸습니다.
풍요로운 시대에 철이 없는 아이들인줄만 알았는데 남의 자식이지만 기특하고 부럽습니다.
얼마 전 제대하고 지금도 용돈을 챙겨줘야 하는 아들녀석에게 읽히고픈 내용입니다.
결혼반지는 고사하고 제 앞길이나 잘 닦았으면 합니다만.

섬을 나가는 여객선에서 후딱 읽혀지는 기사들때문에 내릴 무렵 마지막장을 덮고 보니
살짝 아쉬움마저 느껴집니다. 도대체 어느 한 장 버릴 기사도 없는데 왜 이리 아쉬운지.
아마 이 책 분량의 2~3배를 더해도 늘 그렇지 않을까요.
알토란 같은 기사들이 아까워서 다시 앞으로 돌려 읽어봅니다.
다음달이 다시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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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고향 이야기 파이 시리즈
김규아 지음 / 샘터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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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모든 것이 부족했고 모두 가난했었다.
공책 한 권, 연필 한 자루도 귀했다.
숙제를 끝내고 가방을 정리하면서 늘 연필을 잘 깎아서 필통에 넣어두곤 했었다.
연필 한 다스는 12개, 동생들과 나눠쓰고 몽당연필은 볼펜기둥에 끼워 쓸 정도로
가난했지만 오히려 그 때가 너 행복했던 것 같다. 지금 누구도 몽당연필을 볼펜에 끼워
쓰는 사람은 없을 것 이다.
모든 것이 풍요로운데 공허와 허전함이 더한 시대에 사는 아이들은 행복할까.

 


초등학교 4학년인 예진이네 교실에는 '연필의 고향'이라는 꽂이가 있다.
주인없는 연필을 보관해두는 곳이다. 누구든 필요하면 가져가 쓸 수도 있는 연필의 고향에는
늘 주인잃은 연필들이 그득히 꽂혀있다.


요즘 아이들은 샤프를 많이 쓰기 때문에 이렇게 버려진 연필들은 누가 찾아가지도 않는다.
어느 날 아이들의 샤프심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샤프연필은 샤프심이 없으면 안꼬없는 찐빵이요, 고무줄 없는 팬티 신세인데, 과연 누가 가져
갔을까.


샤프심이 없어지는 일은 점점 더 많아지고 그러던 어느 날, 예진이는 꿈을 꾼다.
버려진 연필들이 반기를 들고 일어난 것이다. 정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하긴 연필도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는 누군가가 자신을 선택하고 사랑해주기를 바랬을 것이다.
함부로 버려져 '연필의 고향'에 꽂혀 잊혀지는 신세가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예진은 '연필의 고향'에 꽂힌 연필들과 지우개들의 주인이 되겠다고 각서를 쓴다.
버려진 연필들도 간절하게 주인이 필요했던 것이다.


 


누군가는 그 버려진 연필들을 모아 가게를 열기도 하고
하루에 한 번 사랑한다고 말해달라는 연필을 더 착한 연필로 바꾸러 간 소녀는 마음을 바꾸기도 한다.
애초에 더 착하고 더 나쁜 연필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겠지.
연필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문제라는 것을.

버려진 연필들을 통해 물건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동화이다.
부족함 없이 자라는 아이들이 무엇을 잃고 살아가는지 어른들도 알아야하는 이야기다.
연필을 열심히 사랑해주고 아껴쓰는 법을 아이들과 함께 해보면 어떨까.
몽당연필을 볼펜기둥에 끼워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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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늙기
송차선 지음 / 샘터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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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할 것 없는 세상에서 그나마 공평한 것은 누구나 늙고 누구나 죽는다는 것이다.
행복한 일로 공평하면 좋겠지만 어쩌겠는가 생로병사는 인간이 주관하는 일이 아니니.
내가 가장 빛나던 시절에도 언젠가 나도 늙고 병들고 죽을 것임을 알긴 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시간들이 다가왔고 나는 늙어가고 있다.
가끔 노인의 시작은 어디부터인지 궁금해진다.
노인복지법 상 만 65세 이상이면 노인이라고 한단다. 마음이 젊으면 신체의 나이쯤이야
어떠랴싶지만 그래도 일단 이 정의대로 한다면 나는 아직 노인이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늙어가고 있고 노인은 아니지만 슬슬 내리막을 향해 하산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곱게 늙어갔으면 싶고 폐가 되지 않은 죽음을 맞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오는 것이야 순서가 있다지만 가는 것은 순서가 없다고 하듯이 죽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치고
적어도 늙는 것만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보톡스주사를 맞고 운동을 열심히해서 신체나이의 노화도 좀 늦추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면서 늙음을 받아들이는 일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 늙음을 받아들이고 곱게 늙어갈 수 있도록 조언해 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송신부님이 전하는 곱게 늙기의 전제에는 일단 자신이 나이들어가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모든 것이 부족했던 시간들이었다. 아둥바둥 열심히 산다고 했지만 아쉬움이 많고
후회가 가득하다. 여전히 누리지 못한 것에 대한 욕심이 남아있고 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이 있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가능하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넓은 마음으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지만 실전에서는 여전히 이기적이고 욕심많은 모습이다.
그래서 곱게 늙기가 쉽지 않겠다.


신부님의 하시는 말씀을 조목조목 들여다보고 있으니 희한하게도 법정스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종교를 떠나 어떤 경지에 이른 분들의 말은 거의 비슷한 의미를 담은 것 같다.
많이 소유하려고 하지말고 마음을 비우고 겸손하고 물러날 때를 알아라.
많이 말하지 말고 많이 들어라.
한 마디로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말이 떠오른다. 나이가 들어가니 젊은 사람들에게 충고아닌
명령이 늘어가고 잔걱정으로 잔소리가 많아진다. 부끄러운 일들이다.
알면 실천해야겠지. 외모뿐만이 아니라 곱게 늙어가는 마음으로 남은 시간을 보내자고 마음먹는다.  많이 용서하고 많이 배려하고 많이 내려놓자고.
그러다보면 박경리작가의 말처럼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홀가분한' 그런 시간이 오겠지.
잠시 마음의 주름이 펴지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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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의 연애 - 늘 버티는 연애를 해온 당신에게
을냥이 지음 / 생각정거장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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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을'로 살아가게 된다.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도 갑질에 견뎌야 하는 '을'
기대했던 연애에서도 상대의 처분만 기다리는 '을'
누군가를 만나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는 과정에서조차 '을'이어야만 할까.
만화가의 꿈을 가졌지만 현실과 타협하고 7년이나 마케팅회사에서 주눅들었던 저자의
연애담은 그래서 더욱 실감난다.  '갑'이 전혀 짐작하지도 못할 '을'의 연애는 어떤 모습일까.


 


내 오랜 인생경험을 보면 연애, 사랑, 결혼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
해야만 불행해지지 않을 확률이 높다. 확률이 높다는 것이지 반드시 행복하다는 아니다.
그나마 좀더 불행해지지 않을 확률을 무시하고 눈에 콩깍지가 씌여서 애먼글먼했던 연애들이
지금 생각하니 참 어이가 없다.  을냥이가 그린 웹툰을 보고 있자니 한심한 '을'의 모습이
과거 내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부끄러울 지경이다.


 


애가 타도록 상대의 전화를 기다리고 만나자고 하는 말을 기다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기다렸던
그 무수한 날들을 되돌리고 싶다. 나는 어쩌면 그리도 멍청했던가.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던 전화가 오면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고 상대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말들을 하면서 비위를 맞추던 내 모습을 상상해보라. 비굴하다.
흔히 남자들은 말한다. 여자들의 말을 모두 믿으면 안된다고. 마치 외계어를 하는 것처럼 알아먹기 힘든 말들을 해댄다고. 어차피 남자들은 차원이 낮은 존재이므로 아예 기대하지 말았어야 했다.


 


자주 연락을 해주지 않아서, 톡을 보고도 답장이 없어서, 일로 만난 이성이랑 접대성 만남을 한다고 해서 초조하고 알달이 났던 모든 기억들이여 사라져버려라!
지금같으면 그런 연애는 연애가 아니다 때려 치워라! 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뒤도 안돌아봤을텐데.
나는 왜 그랬을까. 아마 다시 돌아가도 그런 찌질한 연애를 다시 할지도 모르니 꼭 이 책을 가지고 타임슬립을 할지어다.

 


제발 을냥이의 말마따나 내 존재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하는 상대와는 그냥 끝내버리길.
첫연애, 혹은 어떤 연애에서 나를 무시하던 상대에게 상처받아 스스로 자존감이 낮아져버린
당신이라면 그런 연애는 얼른 그만두고 기억에서 '삭제'해 버리길.
그리고 우아하게 '을'에서 '갑'으로 거듭나길.
하지만 인생이 그렇지만 '갑'과 '을'이 존재한다는건 불행하고 가슴아픈 일이다.
특히 연애에서, 사랑에서 '갑'과 '을'이 되지 말고 서로 '갑'이 되어 소통할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연애가 될 것이다. 나도 상대도 '갑'이 되는 연애를 하고 싶다면 바로 이 책!
'을의 연애'를 꼭 필독하시길. 적어도 '을'은 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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