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스도쿠 2 : 고급.최상급 (스프링북) - 뇌세포를 깨우는 두뇌 운동 퍼즐 게임 스마트 스도쿠 2
싸이프레스 콘텐츠기획팀 지음 / 싸이프레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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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지고는 못가도 먹고는 간다는 말이 있다는 말이 사실임을 입증하고 사는 나로서는

최근 TV프로그램에서 알콜중독에 관한 보도를 보게 되었다.

많은 알콜중독자들이 사실 자신이 알콜중독자임을 모른다고 하는데 나 역시 내가 술을 조금

좋아할 뿐 중독자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출현한 의사의 한마디에 큰충격을

받게 되었다.

"술을 마시고 나면 다음 날 목이 무척 마르잖아요. 그건 몸이 수분을 필요로한다는 얘기입니다.

뇌역시 술을 많이 마시면 위축이 일어나고 쪼그라들어서 다시 회복하는데 42일이 걸립니다."

뇌의 위축이라는 건 뇌기능의 저하 내지는 불능을 초래한다는 얘기인데 가장 흔한게 기억상실이나

치매같은 증상이다. 아뿔싸 그래서 최근들어 자꾸 자꾸 깜빡깜빡 했던 것일까.

치매에 좋다는 고스톱을 열심히 쳐야하나를 고민하던 중 얼핏 뇌운동에 좋다는 스도쿠게임이

생각났다.

 

 

오래전 일간신문에 매일 올라오던 스도쿠게임에 몰두하던 시절이 생각났다.

처음 접했을 때는 아주 쉬운 문제였는데도 푸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쉬운 등급은 시시해졌고 난이도를 높이게 되었다. 불과 1~9사이에 숫자가 주는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 것이다.

 

 

 

이 스도쿠문제를 만든 사람이 누구였을까. 서문에 있는 기원을 보니 수독(數獨)을 일본어로 발음한

스도쿠는 수(數)가 홀로 있다(獨), 단 하나의 숫자라는 뜻으로 이름때문에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 이 퍼즐은 18세기 스위스 수학자가 만든 라틴 방진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스도쿠의 기본 규칙을 '라틴 방진'이라는 수학에서 따왔기 때문에 자칫 수학적 공식이나

연산 과정을 통해 계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낱말 퍼즐처럼 집중력과 기억력,

추리력, 논리력, 사고력등의 뇌 활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일종의 '논리 퍼즐'이라는 것이

정확한 정의라고 한다. 그러니 나처럼 치매가 염려되는 사람에게 그야말로 딱인 게임인 것이다.

 

 

 

앞선 1편은 초급정도의 문제가 실렸다면 2편인 이 책은 고급, 최상급 180문제가 실려있다.

사실 휴대폰에 스도쿠게임을 다운받아 열심히 풀어왔었다. 하지만 연필과 지우개를 들고

임하는 고전적인 방식은 몰입감을 더해준다. 일단 지우개 찬스같은 도우미가 없다보니

온전히 나의 뇌로만 정답을 채워나가야 한다. 오호 그래서 난이도가 더 높아보이는군.

 

가방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핸드북인데다 쓰기 편한 스프링 제본으로 되어있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몸매가 마음에 든다. 그리고 문제 곁에는 정답 QR코드가 있어 즉각 확인이 가능하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매력적인 만남인 셈이다.

그리고 또 하나 스도쿠 문제는 다음에 똑같은 문제가 나와도 전혀 알수가 없다. 그러니 지우개로

쓱쓱 지우고 다시 시작하면 새로운 문제가 되는 것이다.

ㅎㅎ 재활용 제대로 되는 문제집이란 얘기다.

그리고 또 하나 세상살이 힘들고 답답해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이만큼 나를 다른 세상으로 인도하는

친구가 또 있을까. 그 순간만큼은 아무생각없이 문제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 잡념이 사라진다.

빈칸이 남느냐 내가 이기는가 한번 도전해 보시면 어떠하실지.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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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 - 다시, 희망에 말 걸게 하는 장영희의 문장들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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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 버렸는데 늘 그리운 사람이 있다. 아니 오히려 그 빈자리가 점점 커져서 떠난 그 순간

보다 보고픔이 진해지는 그런 사람. 살아생전 사랑에 관해 삶에 관해 희망에 관해 좋은 글들을

많이 남겨놓고 간 故 장영희 교수의 글을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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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았더라면 얼마나 더 큰 사랑을 행복을 사방에 뿌려주었을 사람인데 너무 일찍 우리 곁을 떠났다.

시간이 가면 잊혀진다는 말도 사실이 아님을 그녀 자신이 증명해주는 아픈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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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썼을 때 그녀 자신을 그리워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제 하늘나라에서 평안하시라'는

말조차 건네지 못하리라는걸 알고는 있을까. 그 어떤 말도 그리움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많은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은 시간이 지나도 옅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사람. 소아마비 장애가 천형이 아니고 천혜였다고 긍정의 끝판을 보여준 사람.

하지만 긍정의 아이콘이었던 그녀를 끝끝내 붙들고 가버린 병마가 야속할 뿐이다.

아마 그 곳에서도 전생에 두고온 아쉬움으로 힘들어하는 영혼들에게 위로와 사랑을 건네고

있을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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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자신의 남은 시간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함을 떠난 후에야 알게된다.

'앞으로 내가 몇 번이나 더 아름다운 저녁놀과 가을을 볼 수 있을까'

이 글을 쓰고 몇 번의 가을을 더 맞았는지 알 수 없지만 누군가 처절하게 세상을 떠나도 가을만

찬란하게 오는게 아니고 수많은 계절들이 무심하게 오고 간다는 걸 알게되고 무상함에 가슴이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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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사람, 문학을 한다는 사람들은 이 글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문학하는 사람들을 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세상을 바꿀 수는 없어도 위로 한조각은 되지 않겠냐고 믿는 사람도 있고.

말이, 글이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지를 안다면 목숨을 걸고 글을 써야할테지만.

 

당신은 가고 봄은 무르익고 있습니다.

떠난 사람은 보이지 않아도 텃밭에 오이며 호박을 심으면서 새 생명을 꿈꾸는 일.

그게 바로 인생인가봅니다.

그곳에서 편안하시길...이라는 말도 할 수 없게 만든 당신.

현세에서 글로만 만났지만 그곳에서는 제대로 만나 못다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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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창업 방랑기 - 3년 78개국이 알려준 돈의 달고 쓰고 짠맛
정윤호 지음 / 꼼지락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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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그래도 그렇지 78국을 3년이라 유람하다니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일단 시간은 그렇다치고 비용은? 돌아와서 생계는?

이것 저것 따지다 떠나보지도 못한 나로서는 부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하긴 그래서 젊음이 좋다는 거다. 늙어지면 마음조차 먹기 힘들다. 잘했다.

그냥 막연한 세상구경이 아닌 뭘 해야 제대로 먹고 살지를 둘러보고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니 적어도 다녀와서 굶어죽지는 않을테고 그러니 잘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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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 본 나라중에 그래도 남미가 가장 좋았던지 남미에 창업을 고려중이라고 했다.

나는 무서워서 가기 싫은 콜롬비아에서도 저자는 좋은 사람들과 좋은 추억을 쌓았다.

운이 좋은 사람이니 뭐를 해도 잘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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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을 만날 확률이 높다. 좋은 사람 눈에는 좋은 사람이 잘 보이는 법이니까.

대책없이 돌아다니는 것 같아도 나름 구상이 확실했던 것 같다. 간간히 자신을 다지는 시간들이

있었던 걸 보면 살짝 불안했던 마음도 엿보이지만.

'인생은 두 번 살지 못한다. 계속 걸어라~'

맞다. 살아보니 겁이 나서 저질러 보지 못했던 많은 일들이 아쉬웠다. 다시 돌아간다면 기어이 해보고 싶은 일들이 많아서 남은 시간들이 더 아쉽더라. 그러니 한 번뿐인 인생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라.            

결국 뭘 하든 이렇게 책 한권이라도 남겼으니 그 시간들은 가치가 충분했다고 증명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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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뛴 창업기니 교실 안에서 배우는 창업 교육 프로그램과는 확실히 다를테지.

젊은이들이 일 할 곳이 없다고 아우성이고 어느 도시에서는 취준생에게 교통비를 지원한다는 곳도 있다.  그런데 일하는 곳에서는 또 사람이 없어서 난리다. 결국 외국인들이 그 자리를 채워가고 있다.  뭐가 문제지. 결국 대한민국에서 할 일을 못찾았다면 찾아서 나가는 수 밖에.            

눈을 좀 크게 떠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 찬성이다.

더 늦기 전에 이 책이 도화선이 되어 많은 젊은이들이 하고 싶은 일, 꼭 해야할 일을 찾았으면 좋겠다.

걸으면서 시고 짜고 매운 맛 다 본 저자의 경험이 초석이 될 수 있으니 몇 걸음 정도는 앞 설 수있지 않을까. 운동화끈을 조이고 일단 떠나보는거다. 대박을 가져다줄 행복의 나라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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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안전가옥 앤솔로지 1
김유리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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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이라면 며칠이고 먹어도 물리지 않을 만큼 내가 애정하는 음식이다.

이북이 고향이신 부모님 덕에 일찌감치 냉면의 요묘한 맛을 알았고 어디를 가든 냉면좀 한다는

집은 외울만큼 냉면을 사랑한다.

사실 냉면은 복잡한 음식이 아니다. 면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함흥냉면이나 평양냉면으로 구분하고 육수를 어떻게 뽑아내는가가 냉면의 맛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메밀의 구수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질감은 좀 포기하고서라도 평양냉면을 먹어야 한다.

하지만 난 졸깃한 식감을 선호하기 때문에 함흥냉면쪽을 택하는 편이다.

아뭏은 이 '냉면'에 관한 책이라니 당연히 레시피가 등장하거나 맛집 순례쯤으로 생각했었다.

수상작 첫 편에 등장한 '하연옥'은 내가 애정하는 냉면집이기도 해서 역시 맛집 순례였군 했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소설에 굳이 맛집을 소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걸 읽다보니 알게 된다.

 

 

 

98kg 몸무게라면 제법 뚱뚱하다고 하는 나보다도 더 거구라는 의미이다. 그런 여자가 아주 잘생기고 성실한 남자와 연애를 시작했고 대충 살아왔던 과거를 지우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냉면을 몹시 좋아하는 이 여자는 한 번의 이혼과 한 번의 연애를 했었는데 대체로 여자에게 빌붙어 살아가는 사내들이었다. 남편이었던 사내는 빚까지 얹어주고서 그녀를 떠났다.

국문과 출신이라는 명분으로 글쓰기 교실을 열어 겨우 이자를 갚고 풀칠이나 하면서 살았던 여자를 왜 A라는 남자는 좋았던 것일까. 그녀도 궁금했고 나도 궁금했다.

끝끝내 이유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사랑이란, 인연이란 딱 무엇이다라고 명제한다는 것 자체가

우문일테니 그 남자의 말처럼 그냥 좋아해서라고 해두자.

사랑이든 좋아하는 것이든 그 남자처럼 좋아하지도 않는 짜장면을 혹은 냉면을 같이 먹어줬다는 것은 이미 마음속에 상대를 들어앉혔다는 의미이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냉면을 왜 그 남자는 싫어하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녀를 사랑하고 보살피고 같이 냉면을 먹어주는 의미는 알것만 같았다.

아~ 진주의 하연옥이든 부산에 부일면옥이든 당장 냉면집으로 달려가고 싶다.

 

 

 

중화냉면이라는게 있었던가? 아스라히 중국집에서 계절메뉴로 본 것도 같은데 딱히 중화풍의 냉면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혼종의 중화냉면'은 주인공들의 국적과 닮은 음식이다.

일본인 엄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여자와 대만인 아버지와 한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여자. 각각 이혼을 하고 다시 재혼하는 바람에 두 여자는 자매가 된다. 한시적으로.

중화요리 주방장인 아버지를 도왔던 언니가 가끔 만들어주던 중화냉면이 못견디게 그리워지는 여자.

시원하고 깔끔한 냉면이 아니고 땅콩소스가 듬뿍 들어간다는 중화냉면의 맛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그러고보면 음식은 단순히 우리의 허기를 달래주는 것만이 아니라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기능이 있다. 좋은 사람과 나눴던 어떤 음식이 떠오른다는 것은 그 사람이 그립다는 뜻이다.

 

 

 

남의 대통령과 북의 위원장이 만나면서 갑자기 유명해진 옥류관 냉면은 맛이 아주 심심하다고 한다.

매콤하게 양념을 더해서 먹는 걸 좋아하는 나는 어쩌면 입에 안 맞을런지도 모른다.

그리고 면을 들어올려 겨자를 친 다음 먹어야하는 법도가 있는 것도 처음 알았다. 가장 맛있는 면을 먹는 비법이 있는 모양이다. 나처럼 이것저것 따지는 것 싫어하는 사람들은 질색이겠지만.

 

 

 

옛날 중국에는 인육을 넣은 만두가 있었다고 하더니 문전성시를 이루는 목련면옥집의 육수의 비밀을 보고 있자니 등골이 오싹해진다. 사연있는 종업원들은 비밀을 알면서도 목련면옥을 떠나지 못한 채 손님을 맞는다. 가끔 없어지는 종업원의 행방을 알고나니 더 으시시해진다.

사실 냉면은 여름에 먹는 음식이 아니다. 얼음이 살풋이 얼은 동치미 국물에 면을 말아 먹는게 제대로 먹는거라는걸 냉면의 본고장 사람들은 안다.

따뜻한 아랫목에서 잇몸이 시릴 정도의 냉면을 먹다보면 왜 겨울에 냉면이 더 맛있는지를 안다.

갑자기 냉면값이 너무 올라서 가슴이 아프다. 봄이 무르익는 요즘 냉면 다섯 그릇을 먹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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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덟, 6개월 만에 결혼하다 - 한 여자의 단기 속성 결혼 성공기
이진영 지음 / 슬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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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같은 사랑이 있다고 한다. 첫눈에 '아 이 사람이다'라고 느끼는 순간이.

하지만 살아오면서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없어서 그런지 이런 일은 정말 드문 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이라면 6개월이 아니라 한 달만에라도 결혼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런 강렬한 끌림이 없이 시작된 관계라면 6개월만에 결혼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뭐 정략결혼이나 위장결혼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조선시대처럼 부모가 정해주는 사람과 첫날밤에 조우하는 그런 시대도 아니고 그저 느긋하게 즐길 걸 즐기면서 살던 서른 여덟의 여자가 쫓기듯이 나간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와 초스피드로 결혼을 했단다.

'이 사람이다'라는 강렬함은 없었다는데 아니 어찌보면 만사 어정쩡한 남자여서 도무지 진전이 없어보이던 만남이었는데 너무 신기하다. 그것도 똑순이처럼 야무진 여자는 왜 적극성도 부족했던 남자에게 끌렸던 것일까. 그게 바로 운명이 아닌가싶다. 6개월간의 연애기를 보면 거의 여자의 고군분투기였다.

어쩔 줄 모르는 남자를 요렇게 조렇게 밀고 당기면서 어렵게 결혼에 골인을 했다. 하긴 뭐 꼭 남자만 그러라는 법은 없다. 더구나 여자가 두 살 많으니까 인생 선배로서 당연할지도 모른다.

어리고 부족하면 가르치면서 연애하고 키우면서 살면 되지 뭐.

 

 

 

서른 여덟해를 살면서 연애 한번 못한 고자가 아닌 한 적절하게 치고 빠지는 시기정도는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남자가 너무 눈치가 없었다는 것. 그래도 여자는 몇 번의 고비를 넘기면서 가르치고 다독이고 때론 삐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다. 본인은 몰랐는지 모르지만 이미 그녀는 그에게 푹 빠졌던거다.

첫 키스, 첫 날밤의 그 짜릿한 과정으로 향하는 길은 고단했다. 지금은 조선시대가 아니니 첫 날밤에 케미를 맞춰보는 커플들은 100%없다. 아니 난 미리미리 꼭 체크해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얼마나 중요한 일인데. 쩝.

 

 

어정쩡하긴 하지만 착하고 착실한 남자는 여자가 이끄는 대로 몇 번의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사당역근처에

닻을 내렸다. 뭐 고무장갑낀 애인에게 프로포즈하는 장면은 아쉬움이 남지만.

만나고 연애하고 결혼준비하는 모든 이야기가 간결하면서도 솔직하다. 그래서 참 많이 웃었다.

 

 

 

인터넷에 연재를 시작하고 왜 독자들이 빨리 다음회를 올려달라고 안달을 했는지 충분히 알 것 같다.

섬에서 도시로 나오는 배안에서 나혼자 희죽희죽 웃으니 곁에 있는 남편이 이상하다는 듯 자꾸 쳐다본다.

우리도 이런 시간들이 있었던가.

우리 집에도 묵혀가고 있는 처자가 있다. 나는 꼭 결혼을 하라는 주의는 아니어서 절대 독촉하지 않는다.

하지만 운명의 사람을 알아보려면 일단 만나는게 우선인데 그럴 기회조차 가지려하지 않아 좀 그렇긴하다.

그래도 평생 혼자 잘 살 자신이 있으면 그러고 살던지. 하지만 혹시 이 처자처럼 6개월 후에 결혼을 할 상대가 어딘가 있지 않을까. 이 책을 넌즈시 묵혀가고 있는 딸의 가방에 넣어주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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