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문해력 독해가 힘이다 문장제 수학편 2-A 초등 독해가 힘이다 문장제
최용준.해법수학연구회 지음 / 천재교육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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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도 독해력이 필수가 된 시대!

초등학생 때부터 다지는 우리 아이 문해력 수학 문제집!

 

 

 

 

엄마표 수학을 진행하고 있는 나는

초등 1학년에 재학 중인 첫째 아이와 학기별로 3~4권의 수학 문제집을

함께 풀고 있다.

기초 연산에서 시작해 EBS 기본서기본+응용 문제집심화 과정까지

총 4단계의 문제집을 선별해 함께 풀고 한 학기를 마무리한다.

아이의 수학 능력에 따라 선행이 가능하다면 한 학년 정도만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나는 이제 2학년 2학기 문제집을 정리하고 3학년 교재로 넘어갈까 고민하다

방학 동안 2학년 과정을 최종적으로 한 번 더 마무리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 겨울 방학에는 어떤 교재를 사용해볼까 고민하던 중,

천재교육에서 출간된 <독해가 힘이다 문장제 수학편 2-A>이 눈에 들어왔다.

갈수록 장문의 문제 독해력과 해결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아지고 있는 요즘,

문해력과 문제해결력을 함께 다질 수 있는 책이라니 참 반가웠다.

 

 

 




 

 

 

 

<독해가 힘이다 문장제 수학편 2-A>은 매일 4쪽씩, 28일로

자기 주도 학습이 가능하게끔 학습 스케줄표가 구성되어 있다.

① 준비 학습문해력 기초다지기

연산기초 문제가 어떻게 문장제가 되는지 알아본다.

이번 주에 풀 문장제 유형의 가장 단순한 문장제를 풀면서 기초를 다진다.

② 1~4일 학습

문제 속 핵심 키워드 찾기 전략 세우기 전략에 따라 문제 풀기 문해력 레벨업

순으로 수준을 높여가며 차례로 훈련한다.

③ 이번 주에 나오는 어휘&지식백과

텃밭친환경박물관달러 등 문제 속에 등장하는 어휘의 뜻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④ 5일 학습

HME 경시 기출 유형수능대비 창의·융합형 문제를 풀면서 수학 문해력을 완성한다.

 

 

 




 

 

 

 

엄마표 수학을 진행하면서 항상 씨름하게 되는 것은

엄마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풀이 과정을 차근차근 적어봄으로써

오답을 줄여나가기를 원하지만

아이는 암산이 더 편하다며 머릿속으로 계산하고

곧바로 답을 도출하기를 좋아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칫 아이가 암산으로 풀기를 즐겨하는 것을

막거나 그러지 말라고 단속하면

아이가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을 것 같아 가급적이면 자제하는 편이다.

다만문장제의 경우 한 번의 계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두 세 번의 계산을 더 요구하기 때문에 만약 오답이 나올 경우

또 다시 풀이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문제점이 생긴다.

때문에 해당 문제에서 구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고,

그것을 구하려면 어떤 해결 전략을 가져야 하는지를 미리 생각한 뒤

문제를 푸는 과정이 진행되어야 오답을 줄일 수 있지만,

그게 어디 엄마 마음처럼 되는 일인가.

다행히도 <독해가 힘이다 문장제 수학편 2-A>

그러한 엄마의 고민을 해결하고 풀이과정을 충실히 밟아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만족스러운 문제집이다.

 

 

 



 

 

 

 

1학년 아이가 문제 풀이를 꼼꼼하게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기초를 다질 때부터 찬찬히 풀이 과정을 밟아나갈 수 있도록 지도해준다면

그것이 습관화되어 어려운 문제 앞에서도 헤매지 않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엄마표 수학을 진행하거나 문장제에 어려움을 느끼는 자녀가 있으신 부모들께

이 문제집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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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하루 - 두 심리학자가 초대하는 365일 마음챙김 안내서
아리아 캠벨 다네시.세스 J. 길리한 지음, 이진 옮김 / 수오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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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머리맡에 단 한 권의 책을 두어야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하겠다!

지친 일상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삶의 지혜를 제안하는 책!

 

 

 

  『단단한 하루는 임상심리사와 인지행동치료 전문가가 마음챙김 수행과 인지행동치료를 바탕으로 매일의 기쁨과 충만함을 발견하는 365일 삶의 제안들을 담은 안내서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하루 한 장씩 책 속의 귀한 메시지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나를 소중히 가꾸는 법들로 1년을 채워나갈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각각의 조언들은 우리의 가치감각마음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을 알아차림으로써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고행복변화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인도해준다.

 

 

 

흔들리고동요하고두렵고의심이 들고무지막지하게 겁에 질려 있는가?

그렇다면 잘 하고 있는 것이다계속 그렇게 하라. - 빅토리아 에릭슨

 

 

 

당신은 언제나 원의 중심에신성한 공간의 중심에 서 있다그 공간으로 들어오는 모든 것은 당신을 가르친다. - 페아 초드론 / 11p

 

 

 

  ‘계획형 인간에 가까운 나는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쪼개어 쓸지 미리 전날부터 생각하고 움직이는 편이다심지어 미리 계획을 세웠어도 일을 하는 도중에 다음에 해야 할 일을 머릿속으로 한 번 더 정리해두어야 한다계획해두었던 것을 제때 실행해 마무리했을 때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얻는 성격이라 그런가보다다만 책을 읽는 도중에도 다음 할 일을 생각하느라 책장을 무심결에 넘겨버릴 때가 있는 걸 보면 어쩔 땐 내가 현재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저자 역시 이렇게 말한다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회복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바로 이 일이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라고더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우선 이 일을 끝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지금 당장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건 정작 하루를 낭비하는 일이라고그렇기 때문에 책에서는 오늘 당신이 있는 자리에서 저만치 앞질러 가는 마음을 알아차려 보기오늘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현재에 머물러 보기를 제안한다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건 그 일에 온전히 집중해 보기이것이 전부임을 깨닫는 순간 그 속에서 평온해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사랑은 우리가 붙잡은 것보다는 놓아 버린 것 속에 있다. - 리치 멀린스

 

사랑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기꺼이 놓아 버린 것들 속에 있습니다.

 

제안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는우리가 그것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놓아 버린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가장 선명해집니다오늘 당신이 놓아 버린 것들을 생각해 보세요무엇을 놓아 버림으로써 사랑을 표현했는지 생각해 보세요그 대가로 무엇을 얻었는지 생각해 보세요. / 19p

 

 

 



 

 

 

 

  “아이고지나간 얘기는 왜 자꾸 해이제 그만해엄마.”

  자꾸 과거 이야기를 꺼낸다며 외할머니를 책망하던 엄마다그런데 언제부턴가 상황이 바뀌어 이제는 내가 엄마의 후회를 단속한다나이가 들면 다가올 미래를 꿈꾸기보다는 지나간 날을 추억하거나 후회하는 일로 남은 생을 채우게 된다던 옛 어른들의 말씀이 틀림없나보다곧 있으면 내 나이 마흔나 역시 엄마 나이에 이를 즈음엔 후회하는 일로 남은 생을 채우게 되는 건 아닐까이미 ’ 일을 후회해봤자 지나간 일이니 어쩔 수 없겠지만 하지 않은 일을 후회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지?

 

 

 

  H. 잭슨 브라운 주니어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지금부터 20년 뒤에는한 일보다는 하지 않은 일을 더 후회하게 될 것이다그러니 밧줄을 내던져라안전한 항구에서 떠나라바람에 돛을 올려라탐험하라꿈꾸어라발견하라.” 앞으로의 내 목표는 하지 않은 일을 후회하는 걸 줄여나가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나무를 심을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었다그다음으로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다.”는 중국 속담처럼꿈꿀 수 있을 때 미련 없이 꿈꾸고 사소한 것이라도 지금 당장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새겨두어야겠다.

 

 

 

마음챙김을 기반으로 한 인지행동치료에는 ‘3분 명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현재에 머물게 하는 이 명상법은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3분 명상은 세 단계로 진행됩니다첫째지금 이 순간의 경험에 집중하고둘째호흡에 주의를 집중하고셋째몸의 감각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제안우리는 누군가와 얘기를 나누기 위해소셜 미디어에 접속하기 위해인터넷을 서핑하기 위해 시간을 내지요오늘은 3분 명상을 위해 시간을 내어 보세요어디에 있건 당신만의 작은 공간을 만들어 보세요. / 79p

 

 

숨을 들이쉬어라신이 당신에게 다가간다들이쉰 상태로 머물러라신이 당신 곁에 머문다숨을 내쉬어라당신이 신에게 다가간다내쉰 상태로 머물러라그리고 신에게 굴복하라. - 티루말라이 크리슈나마차리아

 

제안오늘은 하루 종일 당신의 호흡에 연결되어 보세요들숨과 날숨을 따라가며 호흡의 느낌을 알아차려 보세요몇 분간 숨을 길고 느리게 내쉬어 보세요깊고 규칙적인 횡경막 호흡을 통해 몸이 이완되고 심박과 혈압이 낮아집니다그다음엔 호흡의 흐름을 타세요스트레스 받거나불안하거나화가 나거나걱정될 때 혹은 그저 지금 이 순간에 머물기 위해호흡법을 실천해 보세요. / 89p

 

 

 

  “5킬로그램만이라도 살을 꼭 빼자.”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데.” “좀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부족한 점에 집중하며 그것을 바꾸기 위한 결심을 세운다사실 나의 결점이 엄청난 골칫거리가 아니라는 점을 잘 알지만 유독 부족한 부분에만 더 몰두하게 된다하지만 이 책에서는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자신의 부족함을 납득할 수 있는 불완전함으로 여겨 보라고 조언한다이왕이면 자신이 지닌 장점을 실천하는 즐거움으로 누려볼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이를 테면 심미안용기창의성호기심공정성용서감사정직희망겸손유머판단력친절리더십사랑학구열지혜인내심신중함절제력사회성영성협동심열정과 같은 바람직한 성향 속에서 나에게 해당하는 장점 서너 가지를 골라 그것을 종이에 적어 하루 종일 들고 다녀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한다그런 뜻에서 2023년에는 부족한 점을 바꾸려 애쓰기보다 나의 장점을 실천할 수 있는 훌륭한 자질로 키워내는 데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

 

 

 

호기심으로 들어라정직함으로 말하라진정성으로 행동하라대화의 가장 큰 문제는 이해하려고 듣지 않고 대답하려고 듣는 것이다호기심을 갖고 듣는 것은 대답하기 위해 듣는 것이 아니다말의 이면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듣는 것이다. - R.T. 베넷

 

이제 막 일을 시작한 치료사들은 호기심을 장착한 채 일합니다그들은 내담자를 고유한 경험을 지닌 존재로 여깁니다심리치료의 목표는 내담자들을 알아가고 그들의 내면세계와 정서적 경험들을 이해하는 것이지요그러나 경험이 축적될수록치료사는 추측을 하게 되고내담자 개개인을 진단명으로 분류합니다. “이런 환자 전에도 본 적 있어이 사람 조울증 정신이상 우울증이로군.” 판단이 시작되는 순간이해는 멈춥니다독특한 한 개인으로서의 다양성과 특이성은 사라집니다호기심이 사라지고 추측이 그 자리를 채웁니다. / 283p

 

 

우리가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 곧 우리 자신이다. - 웰 듀랜트

 

우리의 가치는 행동으로 나타납니다자신이 너그러운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시간과 자원을 다른 사람과 나누지 않는다면그 말은 사실일까요?

(우리는 종종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선언합니다마치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듯이 말하지요스스로를 고유의 특성을 지닌 고정된 개체로 여깁니다하지만 그보다는 우리가 하는 행동이 우리의 특성을 말해주는 건 아닐까요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건 아닐까요? / 385p

 

 

 




 

 

 

 

  지친 일상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삶의 지혜를 제안하는 단단한 하루를 읽다보니 어느 새 고단함이 내려앉고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을 느낀다침대 머리맡에 두고 매일 아침 혹은 잠들기 전에 한 페이지씩 음미하며 읽다보면 나의 하루가 어제보다는 더 단단해질 수 있을 것 같다. 2022년 한 해를 마무리하고 이제 새해를 앞두고 있는 지금어떤 거창한 계획보다는 이 책으로 하여금 나의 마음부터 먼저 챙겨줄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보시길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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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 전쟁이 끝나면 정치가 시작된다 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 2
임용한.조현영 지음 / 레드리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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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얼마나 불완전한지를 가장 처절한 방법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전쟁이다!

복잡한 중동문제를 명쾌하게 분석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통찰한 역사서!

 

 

 

 

  성경에 따르면 비옥한 초승달 지대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알려진 가나안 지역이집트와 시리아 사이에 지중해 연안을 따라 가늘게 뻗어 있는 이 지대는 오랫동안 중동사의 강력한 두 문명(메소포타미아 문명이집트 문명)을 연결하거나 두 문명이 대립할 때는 접점을 이루던 곳이었다다양한 민족이 각축을 벌이던 이곳에 이집트를 탈출한 셈계의 히브리인(유대인)이 고대 가나안 원주민을 몰아내고 도시를 세웠다하지만 히브리인의 왕국 이스라엘과 유다는 아시리아와 신바빌로니아왕국에 의해 멸망했고유대인들은 나라를 잃은 처지가 되어 세계 전역으로 흩어졌다이제 이 땅은 필리스티아인의 이름을 따서 팔레스타인이라 불리게 되었으니, ‘중동의 화약고라 불리며 20세기와 21세기 전쟁사를 아우르는 최대의 격전지가 되었다.

 

 

 

성지 예루살렘을 둘러싼 끊임없는 분쟁 그리고 전쟁

 

 

  고전 소설이나 인문 서적을 읽다 보면 유독 자주 등장하는 개념 하나가 있다바로 디아스포라팔레스타인을 떠나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이르는 말이다유대인들은 산업혁명 이후 금융과 정보기관 등을 장악하며 근대라는 세계에 특화되어 성장해갔지만 예수를 죽인 민족이라는 오명과 어떤 집단을 열등하고 사악한 집단으로 공식화하여 지정하는 오랜 관습, ‘토지 소유 금지라는 특별 조항으로부터 헤어 나올 수 없었다이에 새로운 탈출구를 마련해야 했던 유대인들은 19세기 말쯤 팔레스타인에 하나둘씩 나타나 토지를 매입하기 시작했고로스차일드 같은 유대인 금융가들의 지원과 테오도르 헤르츨을 같은 인물을 통해 시오니즘(유대인의 신과 율법일체성을 잃지 말자)을 실존하는 유대인 국가 건설 운동으로 확대해갔다.

 

 

 

  20세기 초반까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둘러싸고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듯하다이를테면 1차 세계대전 후 영국과 프랑스가 사이크스-피코협정을 맺어서 팔레스타인을 오스만제국에서 떼어내 분할하기로 한 일, 1917년 영국이 벨푸어선언을 발표하고 팔레스타인에 유대 국가를 세우기로 결정한 일 등에 그들은 무지했다이들이 자각했을 때는 이미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내에 정예 특공대와 무장 조직을 갖춘 뒤였다여기에는 영국의 이중계약과, 2차 세계대전 이후 그들이 식민지를 움켜쥘 힘을 잃자 팔레스타인으로부터 철수하기로 한 것이 본격적인 유대 민족 국가 수립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 함께 팔레스타인에도 독립국가를 세워줄 것인지팔레스타인의 독립을 허락한다면 두 국가의 규모와 국경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유엔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1.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은 각각 독립국가를 세운다.

2. 예루살렘은 중립지대로 하고 유엔이 통치감독한다. / 54p

 

 

 




 

 

 

 

  나는 두 눈을 의심했다유엔이 그어 놓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국경선은 도저히 현실성이라고는 없는매우 기이한 형태였기 때문이다이스라엘의 입장에서 보면 국가가 세 조각으로 쪼개져 단절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수도인 텔아비브가 위치한 중심지역은 방어 자체가 어려울 만큼 가늘고 측면이 길게 노출되어 있었다중동전쟁을 쓴 임용한 역사학자에 따르면 이는 유엔이 애초에 신생 국가 이스라엘의 생명을 길게 보지 않은 조치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CIA조차 이스라엘이 기껏해야 2년쯤 버틸 수 있을 거라 예측했다고 한다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스라엘은 저평가되었음이 분명하다하지만 이스라엘은 1947년 유엔의 분할안에 이를 때까지만 하더라도 56%에 이르렀던 점유지역을 수 십 년간의 전쟁을 통해 87%까지 확장시켰다대체 이들을 어떻게 해서 지금의 지정학적 위치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일까이를 위해 책 중동전쟁은 팔레스타인 땅을 둘러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을 비롯해 무려 4차에 이르는 아랍국가와 이슬라엘 간의 중동전쟁을 생생하게 전달한다아울러 이념과 종교냉전의 편향이 뒤섞인 중동의 복잡한 그물망을 알기 쉽게 정리하여 치열했던 중동의 근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성지 예루살렘의 의미_

기원전 1000년 이후다윗왕이 예루살렘을 옛 이스라엘왕국의 수도로 삼으면서 예루살렘은 유대교와 기독교의 성지가 됐다하지만 기원전 63년 로마에 의해 점령당했고, 638년 이후로는 줄곧 아랍이 차지하고 있었다그렇게 유대교와 기독교에는 빼앗긴 성지이자 반드시 되찾아야 할 지역으로 남고 만 것이다이렇게 아랍에 함락된 후부터 현재까지도 기독교와 이슬람교 세력의 쟁탈전이 끊이지 않는유대교와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 모두의 성지가 바로 예루살렘이다예루살렘을 둘러싼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충돌은 중세 십자군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을 정도로 쟁탈전은 치열하고 처절했다.

그런 예루살렘이 1차대전에서 오스만제국이 패하고 팔레스타인이 영국의 위임통치하에 들어가면서 팔레스타인의 수도가 되었고자연히 모두가 예루살렘을 노렸다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아랍 양측 모두에게 절대 빼앗길 수 없는 절체절명의 요충지이자 대의명분의 중심에 선 도시그리고 마음의 고향인 성지’ 그 자체다. / 136p

 

 

 

  제 1차 중동전쟁은 이스라엘의 건국과 함께 시작되었다. 650킬로미터쯤 되는 이스라엘 국경 전역에서 포성이 터졌다팔레스타인의 보호와 영역 확보를 위해 북쪽에서는 시리아레바논이라크군이동쪽에서는 요르단이남쪽에서는 이집트군이 아랍연합국을 자처하며 침공을 시작했다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과 다름없었다사실 아랍연합국의 군사력이라면 2~3일 내로 전쟁이 끝났어야 마땅했다하지만 무능한데다 전략적 의지와 방향성을 잃은 시리아·이라크군예루살렘을 점령해 장기적으로 시리아까지 넘보겠다는 요르단군의 야심에 때문에 이스라엘군이 승리를 거머쥐었다덕분에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조직력이 빈약했던 이스라엘은 IDF라는 통합사령부를 설치하고 각종 뛰어난 군수품을 확보하면서 영국프랑스미국소련이 얽혀 벌여진 제 2차 중동전쟁까지 승리로 이끌었다훗날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충돌로 제3차 중동전쟁까지 벌어지지만 이들의 뛰어난 공중전은 6일 만에 전쟁을 종결시켰다이후 이스라엘은 내부에서 위기를 좌초하기도 했으나 제4차 중동전쟁에서도 이집트의 강세로부터 자신들의 영역을 지켜냈다.

 

 

 

  하지만 전쟁이 지속되면서 최대 피해자인 팔레스타인인들은 땅에서 쫓겨나 난민이 되었다.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는 바로 이때부터 생겨난 것으로무려 65만여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이들은 자신들이 전쟁을 일으킨 것도전쟁을 원한 것도전쟁을 주도한 것도 아닌데 아랍의 공격으로 인해 격렬한 전쟁이 벌어졌고 삶의 터전을 잃었다이 전쟁을 일으킨 아랍 국가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게 당연해보이지만도움은커녕 시리아와 요르단에서도 팔레스타인인들은 핍박을 받았다모든 아랍 국가들은 팔레스타인을 자국민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다자신들이 되레 위험해질 수 있고또 다른 전쟁의 불씨가 될 게 뻔했기 때문이다훗날 팔레스타인 난민이 레바논으로 대거 밀려든 게 현재 일어나고 있는 레바논 내전(종파 간의 균형이 파괴되어)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고 하니이들의 강경한 태도가 얼마간 이해되기도 한다.

 

 

 

  어쨌든 이 기나긴 전쟁으로 인해 팔레스타인으로서는 이스라엘도주변 아랍국들도 모두 적이 되었다무장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게릴라 공격 형태의 민간인 대상 테러’ 공격에 치달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폭력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되거나 용서되어서는 안 되지만이러한 배경을 알고 보니 저들의 한이 서린 처절한 사투에 마음이 씁쓸해진다.

 

 

 

중동전쟁은 외형상 유대인과 전 이슬람권의 전쟁이었다공식적으로는 팔레스타인을 포함해서 6개국만이 참전했지만, ALA를 통해 비참전국의 젊은이들이 전쟁에 뛰어들었다사우디아라비아예멘심지어 보스니아인도 있었다이라크는 소극적으로 개입했는데, ALA에 참여한 이라크인들은 위협적이었다그들의 희생이 늘고 전쟁이 길어지면어떤 형태로든 본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았다. ALA야말로 전 세계의 이슬람 국가를 지하드(성전)로 끌어들일 수 있는 도화선이었다. / 161p

 

 

후방에 있는 사람들은 종종 군인과 살인자를 구분하지 못하는데어둠 속에서 대검으로 소년병을 해치우고 다니는 대원이라고 해서 그가 살인마는 아니며피를 뒤집어쓰는 임무에 무한한 의욕을 발휘하는 전투 기계도 아니다살인적인 전투를 버텨내는 사람들의 에너지는 책임감과 의무감이다그 의무감 중에는 전우들이 고향의 가족연인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의무도 있다전쟁은 일상의 상식과 기준이 통하지 않는 곳이지만그러기에 더더욱 맹목적인 희생을 강요할 수도강요해서도 안 되는 곳이다. / 498p

 

 

 




 

 

 

 

  모든 전쟁의 배후에는 정치와 권력이라는 괴물이 도사리고 있다저자 역시 사람들은 전쟁을 인간이 만들어낸 최악의 괴물이라고 생각하고 싶겠지만진짜 괴물은 정치라는 탈을 쓸 권력욕이라고 말한다결국 중동전쟁은 정치와 권력 싸움으로 빚어진 결과물이자, 20세기의 모든 문제와 인류의 고뇌가 집약된 전쟁이었다단순히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 국가와 미국소련, 20세기의 선진국들의 야욕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더더욱 뼈아프다.

 

 

 

  한반도 역시 이 문제에서 예외일 수 없기에 이들의 역사는 곧 우리의 역사를 마주하는 일과 같다때문에 우리는 각종 전쟁사를 통해 보다 명확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전쟁과 정치권력의 문제를 균형감 있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중동전쟁은 복잡한 중동문제를 명쾌하게 분석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통찰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개인적으로는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었다평소 중동의 근현대사에 관심이 있었던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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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심장 가까이 암실문고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지음, 민승남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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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는다는 것’ 자체가 불분명해지는 낯선 언어의 감각들!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언어를 사유하는 일은 번번이 좌절감을 불러일으켰지만묘하게도 저 세계에서 헤어 나오기 어려운 강렬한 체험을 선사한다!

 

 

 

   

  주아나는 어떻게 될까?

  어쩌면 아버지는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너무도 마르고 조숙한연약하지만 살아 있는 자신의 작은 알이 언젠가 껍질을 부수고 나왔을 때 주변의 모든 것들을 당혹하게 하다못해 급기야 도망치게 만들어버릴지도 모른다고 말이다사물과 사물 사이시간과 시간 사이보이지 않는 것들을 끊임없이 더듬어 만지려는 이 아이를심연의 그늘 속에서 늘 새롭게 태어나는 이 아이를억눌린 힘을 모조리 발산하고 싶은 이 야수 같은 아이를자신의 온 존재가 세상을 향한 갈망으로 가득 차 있는 이 아이가 이해받을 수 있는 길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생의 열렬함은 곧 죽음과 맞닿아 있는 것임을 감각하는 자에게 허락된 것은 오직 사유하고 또 사유하는 것 뿐그저 저기 무덤 위에 핀 꽃처럼 살고살아가는 수밖에.

 

 

 

데 프로푼디스(심연)… 데 프로푼디스

 

 

  “작은 악마 같아……그 애는 독사야차가운 독사.”

  숙모는 책을 훔치고서도 도리어 난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주아나의 당돌한 모습에 아연해진다이따금 자신의 생각을 읽기라도 하는 것처럼 경멸하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아이를 더 이상 거둬 키울 자신이 없다이 아이의 삶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걱정되었던 아버지행복해지는 건 무얼 위한 거냐는 아이의 질문에 얼굴을 붉혔던 선생님, “넌 너와 함께 느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영원히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던 또 다른 선생님, “난 당신을 알아요당신의 악함이 얼마나 뿌리 깊은 건지 알아요라던 남편의 전 약혼녀 리디아, “당신은 늘 나를 혼자 뒀다고 말하는 남편 오타비우까지… 그 어느 누구도 이해불가능한 돌연함으로 가득 차 있는 주아나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그 누구보다 많은 것을 예민하게 지각하지만 그래서 심각한 갈증을 느껴야했던 주아나의 삶은 온통 결핍의 연속이었다가만 보면 주아나의 생 전체가 결코 이해받을 수 없는 시를 짓는 작업에 가까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까무슨 일이 일어날지 계속해서 기다리기만 하면늘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후의 시간 한 줌 속에 있게 되는 거야알겠어그녀는 먼지투성이 마룻바닥 위에서 맨발의 움직임을 즐기며 그 어려운 생각을 밀어냈다발을 비비면서아버지의 곁눈질로 살피며아버지가 초조하고 짜증스러운 시선을 던져 주기를 기다렸다하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아무진공청소기처럼 사람을 빨아들이는 건 어려운 일이다. / 14p

 

 

눈을 감고 두 손을 내밀고서 가구에 닿을 때까지 걸어갔다그녀와 사물들 사이엔 무언가가 있었지만그 무언가를 파리처럼 잡고서 살짝 훔쳐보면-아무것도 도망치지 못하게 조심했는데도-눈에 보이는 건 자신의 장밋빛 손실망한 손뿐이었다그래공기나도 공기를 알아하지만 소용없었다그걸로는 설명이 안 되니까그건 그녀의 비밀들 가운데 하나였다그녀는 절대로아버지에게조차도자신이 그것을 손에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을 작정이었다그녀는 진짜 중요한 것들에 대해선 말할 수가 없었다. / 16p

 

 

내가 말했지자신을 부정하는 사람들……왜냐하면 그들의 그…… 그 계획들은비료 없이는 절대로 번성할 수 없는 토양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제가요?”

세상에아니지……넌 번성하고 싶어서 못 견디는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하나야.” / 79p

 

 

 




 

 

 

 

  이처럼 야생의 심장 가까이는 현실이라는 생생한 감각을 누구보다도 깊이 내면화하는그래서 어디에서도 완전히 머무르지 못하는 한 여성의 정신적 디아스포라를 다룬 작품이다뚜렷한 서사에 기대지 않는 몽유병 같은 문장들말할 수 없는 것들을 말하기 위한 투쟁의 언어들을 의식의 흐름에 기대어 쓴 이 소설은 우리가 사용하는 정형화된 언어가 삶의 본질을 다 담을 수 없음을 이야기하는 듯하다이는 우리가 아는 상식이나 정의의 바깥에우리가 아는 단어의 뜻 바깥에 있는 마음들을 주로 탐구하기 위한 을유문화사 암실문고판의 기획 의도와도 맞닿아있다.

 

 

 

별들별들나는 기도한다그 말이 나의 이 사이에서 연약한 파편들로 쪼개진다내 안에서는 비가 내리지 않기에나는 별이 되고 싶다나를 조금만 정화하면 비 뒤에 숨은 저 존재들을 무더기로 가질 수 있으리라지금솟구친 영감이 온몸을 들쑤신다한 순간만 지나면 그것은 영감을 넘어선 무언가가 되어야 할 것이고그러면 나는 공기를 너무 많이 마신 것 같은 지금의 질식할 듯한 행복감 대신에 선명한 무기력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영감 이상의 것을 갖게 되고그 너머를 향해 움직이고존재 그 자체를 소유하게 될 때마다 그렇게 느낄 것이다그렇게 진짜 별이 되는 거야그곳을 향해 이끄는 건 광기광기다. / 104p

 

 

데 프로푼디스무언가가 말하고 싶어 했다……데 프로푼디스…… 자신의 말을 들어심연의 가장자리에서 가볍게 춤추는 저 덧없는 기회를 잡아데 프로푼디스의식의 문을 닫아처음엔 썩은 물을어지러운 말들을 지각하지만그 다음엔 그 혼란 속에서 순수한 물줄기가 거친 벽을 타고 떨리며 흐른다데 프로푼디스……. / 318p

 

 

 




 

 

 

 

  재독에 재독을 거듭하며 문장을 곱씹고 곱씹어본 나는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그 자체가 불분명한낯선 세계로의 진입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비록 나의 얄팍한 언어로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언어를 사유하는 일은 번번이 좌절감을 불러일으켰지만묘하게도 저 세계에서 헤어 나오기 어려운 강렬한 체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이다페이지 한 장 한 장 매겨놓은 플래그의 숫자를 감당하기 벅찰 정도로 매번 새로운 독서 경험을 가능케 하는 문장의 향연이라니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득력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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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스무 살 - 제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대상 수상작 창비교육 성장소설 7
최지연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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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투성이인 내면아이와 화해하지 못하고 자라난 이 시대의 많은 청년들을 대변한 이야기!

이 소설이 우리 사회의 많은 은호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기를!

 

 

 

 

 ‘'엄마는 정말이지 내 마음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스무 살새로운 시작과 아름다운 미래라는 꿈을 품기에 마땅한그래서 지난한 과거와는 쿨하게 이별하고 새로운 인생을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단꿈에 젖어들기 딱 좋을 나이주인공 은호는 스무 살이 되면 자신의 인생이 조금은 새로워질 수 있으리라 믿었지만 엄마라는 중력은 너무도 강력해서 오늘도 꼼짝없이 휘청이고 만다교내 상담사에게 엄마에게 남자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라고 한건 엄마가 좀 더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보단 불편한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엄마는 은호에게 스무 살 전까지는 연애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그랬다가는 인생 조지는 거라고 말했다심지어 엄마는 은호와 동생인 현호를 기르는 내내 아빠 욕을 했다. “네 아빠가 겁탈해서 네가 들어섰다.” 네 아빠처럼 일하기 싫어하고 게으른 인간은 없을 거라는발정 난 개도 그렇게는 안 돌아다닐 거라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아이러니한 건 그 모든 말을 견디면 견딜수록 그 사실을 제공한 아빠보다 몰라도 될 사실을 굳이 자신에게 말하는 엄마가 더 미웠다는 거다그렇다고 해서 네 엄마처럼 애교 없고 독한 여자랑 만나서 다 망했다.”고 말하는 아빠화목한 가정에 대한 환상은 잔뜩 있었지만 가장의 책임감은 없었던 아빠로 인해 억척스럽게 살림을 꾸려야 했던 엄마를 외면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오히려 엄마가 또 자신을 버리고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으로 인해 엄마가 떠나지 않도록 말 잘 듣는 착한 딸이 되기로 한 건 그조차도 붙잡고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으리라.

 

 

 

술 취해서 휘청거리는 것들이 제일 한심해.”

엄마의 잣대는 너무 엄격했고 그만큼 비난은 날카롭고 견고했다그런 비난을 들으면 나 역시 그 기준에 어긋나는 건 아닐지 긴장됐다그리고 말 끝에 꼭 아빠 얘기가 나왔다엄마 인생의 모든 비극의 근원에는 아빠가 있었다술 취한 손님이 화장실 바닥에 토해 놓은 걸 치워야 하는 자신의 신세도서울에 널린 수없이 많은 집 중에 자기 집 한 채 없는 형편도식당 불판에 손가락을 덴 사고까지 모두, “그 인간만 안 만났으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다. / 63p

 

 

은호야아빠는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게 꿈이었거든그런데 애교 없고 독한 여자를 만나서 다 망했어다 망해 버렸어네 엄마 때문에.”

그놈의 네 엄마네 아빠대체 내게 왜들 이럴까아빠는 이런 자기가 딱하지 않냐고도 물었다아빠는 자기를 우리 가족 중에서 가장 불쌍하다고 믿는 것 같았다아내도자식들도 아닌 자기 자신을 제일 가여워하는 사람그게 내 아빠였다. / 69p

 

 

 



 

 

 

 

  소설 이 와중에 스무 살은 스무 살에 이르러서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기 시작한 은호의 이야기를 담은 성장소설이다은호는 우리 사회가 흔히 ‘K장녀로 일컫는가족을 정서적으로 지지하고 과도한 책임을 떠안고 자라난 청년들의 자화상이다뭘 좋아하고뭘 하고 싶어 하는지 생각해 볼 여유 없이 칭찬과 인정을 받기 위해엄마의 마음에 들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딸삶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을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서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것을제자리걸음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때론 후퇴하기도 한다는 것을 엄마의 지난한 삶을 보고 일찍이 철이 든 딸엄마를 두고 끊임없이 밖으로 나도는 아빠를 보며 연애를 할 때마다 늘 상대가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딸무턱대고 찾아간 교내 상담실에서 부모와의 관계가 어떠냐는 질문을 들은 순간예상치 못한 훅을 맞은 것처럼 눈물을 쏟아낸 은호는 자신의 삶에서 결여된 것들 혹은 막막한 현실이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된다.

 

 

 

강의 중간에 나온 게 벌써 후회됐다나만큼 진로 컨설팅이 필요한 학생이 어디 있다고눈가리개를 한 경주마처럼 달리다가 눈가리개를 떼고 나니 여기가 어디지하며 어안이 벙벙한 채로 서 있는 것이 지금 내 상태니 말이다엄밀히 말하면 지금 내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느냐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나아가도 되는지에 있었다어쩌면 뒤로 돌아가야 할지도 몰랐다. / 21p

 

 

모르겠다세상이 바쁘게 몰아붙이는 대로익숙하고 무난한 방식으로 살았을 때 이르게 될 뻔한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욕구가 어쩌다 생겨났는지는쓸데없이 책만 많이 읽은 나는 회사에 기생하는 일이 아닌 더 의미 있는 일이자본가가 떠구는 콩고물을 받아먹는 삶이 아닌 더 의미 있는 삶이말하자면 일과 삶을 일치시킬 수 있는 뭔가를 찾고 싶다는 환상까지 품고 있었다.

문제는그 욕구와 환상을 실현할 과감함과 결단력이 내게 없다는 거였다내 속의 반항심과 소심함은 너무나 사이좋게 손잡고 있었다. / 23p

 

 

 

  설상가상 이혼을 하겠다며 서울로 올라온 엄마는 은호의 좁은 방을 비집고 들어온다덕분에 고단한 엄마의 한숨과 날선 감정들은 고스란히 은호에게 전이되고감정의 웅덩이가 커지고 깊어지다 못해 드디어 폭발하게 된다짧은 가출과 자살인줄 알았던 소동이 몇 차례 지나고 난 뒤은호는 부모로부터 정신적인 독립을 하지 못해 경계설정을 명확히 하지 않은 자신에게도 잘못이 있음을 차츰 깨닫게 된다또 엄마가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에 사로잡혀 있느라 보지 못했던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칼처럼 품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을 엄마의 시간을 이해하게 된다어쩌면 엄마는 최선을 다해 우리 곁에 있으려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고저렇게 살면 안 된다며 주변 사람들을 험담했던 건 때론 편한 길로 가고 싶었을 엄마가 스스로를 단속하기 위한 방편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아울러 은호는 자기 자신의 문제는 외부에서 찾을 게 아니라 자기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통해 진정한 성장의 의미를 성찰하게 된다.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내가 누군지어떻게 살고 싶은지진짜 살고 있긴 한 건지외부의 답이 아닌 내 안의 답을 찾으려고 지금도 계속 고민하니까누군가는 답도 없는 고민을 한다고 한심하게 보겠지만 답이 있는 고민만 하는 건 인간적이지 않잖아인간은 고민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고민하는 순간이야말로 살아 있는 순간이고그러다 보면 믿어 왔던 통념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는 때가 오지 않을까낯설고 불편한 것 쪽으로 기꺼이 건너갈 수 있게 되는 거지.” / 54p

 

 

나를 붙잡으려는 상대의 모습을 보면 얼마나 날 원하면 저럴까 싶었다나는 그런 식으로 사랑을 확인했던 것이다내가 얼마나 상대를 괴롭혀 왔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만나는 동안 헤어지자는 말로 상대를 긴장시키며 내 곁에 매어 두다가 결국 먼저 떠나곤 했다는 것을사랑받고 싶어 했으면서도 결국 상대의 마음을 불신했다는 것을.

내가 나를 괜찮고 중요한 사람이라고 인정해 주지 못하면 그 인정을 외부에서만 찾게 되죠그 과정에서 사실 가장 괴로운 건 자기 자신이고요.” / 110p

 

 

 




 

 

 

 

  은호의 이야기를 읽으며 한때 어른들의 인정과 칭찬이 전부였던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 먹먹했다부모와 주변 어른들의 기대를 실망시켜선 안 된다는 나의 생각은 거의 신념에 가까웠기에 늘 괜찮은 척아프지 않은 척내 안의 불안을 끊임없이 단속했다때문에 나는 모험보다는 안정을 추구하고타인의 기준에 나를 맞추는 데 보다 열심이었다안타까운 것은 나와 더불어 상당히 많은 여성들이 이와 유사한 관념과 환경 속에서 성장했고신체적으로는 독립했을지 몰라도 여전히 정신적으로는 독립하지 못한 채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상처투성이인 내면아이와 화해하지 못하고 자라난 이 시대의 많은 청년들을 대변한 이 이야기가 제 1회 성장소설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건 어쩌면 그러한 이유에서일 것이다그만큼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어떤 사람인지 고민해 볼 틈도 없이 성장해버린 청년들의 그늘과 갈증을 매우 구체적이고 섬세하게 묘사한 점은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또한 다정한 위로와 새로운 가능성의 기회를 균형감 있게 전하는 작가의 필력 또한 안정적이다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우리 사회의 많은 은호들에게 가 닿아 그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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