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친화력 을유세계문학전집 127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장희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괴테라는 문학 세계를 아우르는 거대한 상징계 같은 작품!

남녀의 불륜을 다룬 작품이지만인간의 욕망과 도덕적 금기에 관한 한 다의적이고 철학적인 소설!

 

 

 

 

  『선택적 친화력은 괴테의 후반기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소설 중에 하나다친화력이란 제목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나 본래의 뜻은 내용이 주지하듯 선택적 친화력에 더 가깝다. ‘친화력이란 원자들 간에 서로 결합하여 어떤 화합물로 되려는 경향을 뜻하는 화학 용어다하지만 자연의 친화력과 달리 인간은 일종의 의지와 어떤 계기선택 작용에 따라 지금까지의 결합을 버리고 새롭게 결합될 수도 있다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어떤 관계가 다른 관계보다 선호될 수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인간에게 있어서는 자연의 것보다 선택적 친화력에 더 가깝다고 표현해야 할 것이다.

 

 

 

  괴테는 에두아르트와 샤를로테라는 이름의 중년 부부와 샤를로테의 양녀인 오틸리에에두아르트의 친구인 대위이 네 명의 주인공이 시골 장원이라는 한 공간에서 모여 들면서 서로에게 이끌리는 감정을 선택적 친화력이라는 개념을 빌려 묘사한다네 남녀의 이중불륜이라는 불안정한 관계 속에서 작용하는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을 여기에 비유한 것이다하지만 사회적인 인간은 필연적으로 제도와 관습을 따르기 마련이어서네 남녀는 자신들의 욕망을 제어하려는 결혼이라는 제도와 도덕적 관습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결국 누군가는 그에 따라 본능을 억제하고누군가는 이를 거부하고 필사적으로 열정을 탐하면서 엇갈린 이들의 운명은 비극적인 결말로 치닫게 된다.

 

 

 

우리는 이처럼 죽어 있는 듯이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언제나 작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 존재들을 관심을 가지고 눈앞에 떠올려 보아야 합니다그것들이 어떻게 서로를 찾고서로를 끌어당기고붙잡고파괴하고삼키고먹어 치우며그러고 나서는 가장 내밀한 결합으로부터 어떻게 다시 예상치 못한 새롭고 갱신된 형태로 등장하는지를 말입니다그렇게 되면 우리는 그것들에게 영원한 생명이 있음을더 나아가 감각과 오성이 있음을 비로소 인정할 수 있지요왜냐하면 우리는 자신의 감각이 그것들을 올바로 관찰할 만큼 충분치 못하고우리의 이성은 그 존재들을 파악하기에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 61p

 

 

뜨거운 열정과 진심 어린 확신으로 에두아르트는 큰 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어떤 한 사람만을 철저하게 사랑해야만 하오그러면 다른 모든 사람도 저절로 사랑스럽게 보이는 거요!” 오틸리에는 시선을 떨구었고샤를로테는 멍하니 앞만 바라보았다.

대위가 말을 받았다. “존경하는 마음과 숭배하는 마음은 서로 비슷해요어떤 하나의 대상에 대해 그런 생각을 가질 기회가 생길 때우리는 비로소 이 세상에서 소중한 게 무엇인지를 깨닫는 겁니다.” / 140p

 

 

 




 

 

 

 

  “의식이라는 건 믿을 만한 무기가 못 돼요.”라던 샤를로테의 경고처럼결혼이라는 제도에 의해 결합된 남녀라 할지라도 낭만적 사랑과 욕망에 대한 갈망 앞에서 얼마든지 불안정한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하지만 결혼이란 모든 문화의 출발이고 정점이라고 말하는 미틀러처럼 엄격한 이성 안에서 질서와 제도의 신성한 가치를 더 높은 미덕으로 삼음으로써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려는 이들도 있는 법이다낭만적 사랑을 추구할 것인가이성적 사랑을 추구할 것인가이처럼 양립할 수 없는 낭만적 사랑에 대한 욕망과 이를 통제하는 제도로서의 결혼의 의미를 깊이 사유한 괴테의 선택적 친화력은 표면적으로는 남녀의 불륜을 다룬 작품이지만인간의 욕망과 도덕적 금기에 관한 한 다의적이고 철학적인 소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샤를로테가 대답했다. “어쨌든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이제 우리 둘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지도 않고가서도 안 되는 길을 맹목적으로 가도 될 만큼 젊지는 않아요우리를 보살펴 줄 사람은 더 이상 없어요우리가 우리 자신의 친구가 되고 주인이 될 수밖에 없어요우리가 극단의 길로 빠져드는 것을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비난받을 짓을 하거나 웃음거리가 되기를 기대하는 사람도 없어요.” / 169p

 

 

이모님고독이 은신처가 될 수는 없어요.” 오틸리에가 대답했다. “가장 가치 있는 피난처는 우리가 활동할 수 있는 바로 그곳에 있어요불길한 운명이 우리를 뒤쫓는 게 정해져 있는 경우라면아무리 속죄하고 헐벗은 채 지내더라도 우리는 그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제가 이 무심한 세상에서 구경거리나 된다면 저는 그런 세상이 싫고 두려울 뿐이에요하지만 사람들이 제가 지치지 않고 제 의무를 다하며 즐겁게 일하는 모습을 본다면저는 모든 사람의 시선을 참아 낼 수 있어요.” / 365p

 

 

 




 

 

 

 

  괴테는 이 소설에 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은 단 한 줄도 들어 있지 않다고 전한다그러고 보면 네 남녀와 그들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은 괴테가 평생 품어온 삶과 죽음에 대한 불안편협한 도덕주의에 대한 비판예술관종교관교육관 등을 담은 거대한 상징계 같다그래서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전체는 심오하다아무래도 거듭 읽어볼 필요가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고이 모셔만 두고 있었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파우스트까지 이제는 정말 꺼내 읽어볼 때가 된 듯하다.

 

 

 

증오는 편파적이지만 사랑은 더욱더 편파적이다. / 148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놓지 마 과학! 1 - 정신이 달에 정신 놓다 놓지 마 과학! 1
신태훈.나승훈 지음, 류진숙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학이 보다 재미있어지는 책!

재미있게 만화를 읽다 보면 어느 새 깨닫게 되는 일상과 교과서 속 과학 원리!

 

 

 

 

  이미 놓지 마’ 시리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믿고 읽는 학습 만화책으로 유명하다그 중에서도 놓지 마 과학!』 시리즈는 어느 덧 18편에 이르는 책이 출간될 만큼 대중적인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우리 아이도 이 시리즈를 도서관에서 자주 빌려오곤 하는데 같은 책을 서너 번이나 읽을 정도로 애정도가 높다. “읽었던 건데 또 빌렸어?” 하고 물으면 아이는 당연하다는 듯 재미있으니까.” 하고 대답하게 되는 놓지 마 과학!그렇다면 엄마도 읽어보지 않을 수 없지!

 

 

 

때로는 엉뚱하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정신이와 가족들의 좌충우돌

 

 

  『놓지 마 과학!은 정신이와 가족들의 유쾌발랄한 만화 속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일상생활 속 과학 상식을 비롯해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 속 질문까지 해결되는 어린이 과학 학습 만화책이다. 1권에서는 눈썹은 왜 있는 건지오줌을 참으면 어떻게 되는지개구리가 겨울잠을 자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각종 호기심은 물론번개가 지그재그로 치는 이유와 기름이 물에 뜨는 이유 등 교과서 속에 등장하는 과학 원리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정신이가 알려주는 과학 상식때는 우리 몸의 피부 세포가 죽은 것

 

오랜만에 목욕탕에서 때를 밀면 때가 많이 나올 거야그러고 나면 시원하고 깨끗하게 된 느낌이 들지이 때는 무엇일까때는 더러운 것이 우리 몸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피부가 벗겨진 거야피부 세포는 매일 약 100억 개 정도가 죽어서 떨어져 나가고 새로 100억 개 정도가 생겨난다고 해죽은 피부 세포 중에서 몸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고 몸에 붙어 있는 것이 바로 때야때가 생기는 것은 마치 손톱이나 머리카락이 자라는 것과 같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지그러니까 몸에 때가 있다고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어깨끗이 씻으면 되는 거야! (과학 6학년 2학기 4. 우리 몸의 구조와 기능) / 43p

 

 

 




 

 

 

 

  소설이나 각종 범죄 관련 콘텐츠를 보다 보면 범인이 현장에 남긴 지문을 채취해 범인을 잡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책을 읽으며 아이는 처음으로 지문이 무엇인지지문이 어떻게 생기는 건지또 사람마다 지문 모양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엄마의 손과 자신의 손을 번갈아 보며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기도 했다또 보이지 않는 비밀 편지’ 편을 보고레몬즙을 면봉에 묻혀 종이 위에 글씨를 쓴 뒤 불을 붙이는 실험을 직접 해보았다두 번의 시행착오가 있기는 했지만 서서히 드러나는 글씨를 보면서 실험하는 즐거움은 물론실험에는 오류가 있다는 것 그리고 직접 해봄으로써 얻은 결과가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했다.

 

 

 

정신이가 알려 주는 과학 상식촛불이 비춰 보면 나타나는 비밀 편지

 

아무도 모르게 내 마음을 전하는 비밀 편지를 쓰고 싶니평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다가 편지지를 촛불에 가까이 대면 서서히 글자가 나타나는 비밀 편지는 어떻게 만들까먼저 식초나 레몬즙을 붓이나 면봉에 묻혀 종이 위에 글씨를 쓰고 말려그런 다음 촛불 가까이 가져가면 서서히 글자가 나타나이건 식초나 레몬즙에 들어 있는 구연산(시트르산때문이야구연산은 종이에 있는 수분을 탈수시켜 건조하게 만들어그래서 촛불로 가열하면 식초나 레몬즙이 묻은 곳이 상대적으로 수분이 적어 먼저 그을리게 되어서 글씨가 나타나게 되는 거야어때 쉽지너도 비밀 편지를 보낼 사람이 있으면 만들어 봐. (과학 5학년 2학기 5. 산과 염기) / 85p

 

 

 




 

 

 

 

  이 외에도 과학 교과 단원을 정리한 교과 연계표’, 세계적인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를 만날 수 있는 인물 탐구’, 책에서 다룬 과학 지식을 정리해볼 수 있는 퀴즈’, 부록으로 1권에서 다룬 과학 상식을 한 데로 모은 파워 카드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놓지 마 과학!은 초등 2학년인 아이가 본격적으로 과학 교과서를 접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과학과 친해질 수 있을지 고민하던 나 같은 부모들에겐 참 반가운 책이다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니이왕이면 부모가 함께 이 책을 읽고 아이와 새롭게 알게 된 과학 지식을 대화로 나눠 볼 것을 추천 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
이향규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물로 하여금 기억의 문을 열어젖혔더니 사람이 보이더라!

다정한 연결돌봄의 의미를 어루만져보게 되는 참 따뜻한 시선!

 

 

 

  사물에 담긴 따뜻한 물성을 매만지고 있는 듯한 감각이향규 작가는 사물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 안에서 가장 친밀한 감정을 먼저 발견한다덕분에 나 역시 사물 너머의 것을 바라볼 줄 아는 넉넉한 시선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만든다오늘 내가 사용하고매만지고그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해내고 있는 것들이 건네 오는 말에 귀를 자주 기울여봐야겠다그 잠깐의 귀 기울임에 잊고 있었던 추억의 한 페이지를 펼쳐볼 수 있다면그리운 얼굴을 떠올려볼 수 있다면나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저 그런 듯했던 나의 일상이 좀 더 풍요로워질 테니까.

 

 

 

사물에게서 사람을 읽는 이야기

 

 

 

  고사리나물미역국김치로 채운 작은 밥상이 엄마의 밥상을 떠올리게 하는 위로 음식일 때가 있다가을 산에 널린 것이 도토리요시장에서 헐값에 팔리는 게 도토리묵이라 어릴 적에 엄마가 도토리라 부를 때면 괜히 흔하고 하찮은 존재처럼 여겨졌는데 자라고 보니 동그랗고 야무지고 단단한 것이 제법 귀엽게 느껴진다이렇듯 아주 일상적인 사물은 때때로 기억으로 가는 통로가 된다그리고 그 끝에는 나를 지탱하는 사람들이 서 있었음을 깨닫곤 한다이향규 작가는 자신의 책 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을 통해 사물이 기억의 문을 열어젖히니잊고 있던 순간과 묻어 두었던 마음이 하나둘씩 드러나더라고 고백한다.

 

 

 

  그러고 보니 라면이 먹고 싶어 물을 올렸더니 냉장고에 김치가 없는 게 아쉬운 오늘 아침이었다김치통에 배추 밑동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게 은근 서글펐다어릴 적김장철이 되면 외가댁 식구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다 달라붙어 빨간 대야에 배추를 절이고씻고양념장을 만들고양념을 버무렸는데도 그날 하루를 꼬박 다 써버려야 할 때가 있었다다들 허리 아프다몸살 나겠다 투덜대면서도 온 가족이 나눠 먹을 김치를 야무지게 담갔다한 통두 통 차곡차곡 그날 만든 김치를 살뜰하게 챙겨 넣어 각자의 집으로 가져가는 모습이 세상 뿌듯해 보일 수 없었다김치가 뭐라고 다들 이 야단인지나는 결혼을 하고 지금까지도 이해를 할 수 없었지만오늘은 김치 한 쪽 없는 냉장고가 유독 텅 비어 보였다어찌 김치 한 쪽이 없어서 아쉬웠겠나그 시절발 디딜 틈 없이 시끌벅적했던 부엌 풍경이 그리웠던 것은 아닐까.

 

 

 

어릴 적 살던 집 마당 한구석에 개나리 나무가 있었다마당이래야 손바닥만 했으니 한편에 있던 나무가 얼마나 컸으랴마는기억 속에 있는 그 나무는 뒤에 숨으면 아무도 찾지 못할 만큼 크고 빽빽했다꽃이 피면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달달하고 따뜻한 냄새가 났다지금도 개나리 향을 맡으면 머릿속에 아지랑이가 핀다내 가장 오래된 기억은 엄마가 작은 트랜지스터라디오를 개나리 나뭇가지에 걸고 그 아래에서 음악을 듣는 모습이다그런 여유는 일하면서 아이 넷을 (거의혼자 키웠던 엄마가 자주 누리던 호사가 아니었을 텐데한복을 입고 노란 꽃 아래 앉아 있던 그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다참 고우셨다그래서 나에게 개나리는 엄마의 나무가 되었다. / 79p

 

 

빨래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이게’ 만든다존재한다는 것은 알지만 모습은 보이지 않는예컨대 햇볕과 바람도 빨래를 통해 그 형체를 드러낸다그건 물 잔이 물의 형태를 잡아 주는 것과 비슷하다.

빨래는 이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을 곁에 불러오기도 한다그것도 바람이 매개하는 일이다노랫말이 그 사실을 알려줬다천 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노래(한국에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곡으로 널리 알려졌다덕분에 나는 엄마도 아버지도 할머니도 내 곁에 부는 바람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안다. / 98p

 

 

 

 

 

 

  이향규 작가는 영국에서 이주민으로두 딸의 엄마로돌봄 노동자로 살아가며 겪은 소소한 일상과 그 안에서 다정한 연대 그리고 돌봄의 의미를 되새김하기도 한다특히 팬데믹을 겪으면서 이웃들이 함께 서로를 돌보며 마음을 나눈 일화들은 우리에게 작지만 소중한 연결의 의미를 돌이켜보게 한다안 쓰는 물건을 서로 나누고필요한 정보를 나누며 가끔은 기부 활동도 하는 등 이 아름다운 연결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작가는 말한다누군가를 보듬는 일은 그저 자신이 가진 게 넉넉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처음 이 일을 시작한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이웃과의 관계가 점점 소원해지고 있는 오늘날문밖을 걸어 나가 주변을 살펴볼 수 있는 섬세함이 우리에게도 필요하지 않을는지.

 

 

 

노숙자를 돕는 자선 단체 셸터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신발이 50켤레나 필요한 사람은 없다그러나 누구든 머무를 집 한 칸은 필요하다.”

애린과 시내에 있는 가게들을 순례하듯 돌아다니면서그 옛날 유모차를 밀며 가게를 기웃거렸던 젊은 엄마가 떠올랐다이 가게들이 그 시절 나를 지탱했다나는 이제 중고 냄비를 사면서 하나도 슬프지 않고어른이 된 애린은 힙한 빨간 바지를 고르고 기뻐한다채리티 숍내가 영국에서 가장 사랑하는 곳이다. / 128p

 

 

한편무례한 사람들에게도 배우는 것이 있다오히려 그들이야말로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해 주는 사람이다나는 무엇에 가슴이 답답해지는지무엇에 화가 나는지무엇을 피하고 싶은지무엇이 불편한지어떻게 갈등을 다루는지나는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그들이 탄 기차에서 내린 뒤에 찾아온 안도와 자유를 경험하며 비로소 알게 된다. / 239p

 

 

 



 

 

 

 

  이향규 작가는 모든 것을 기억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기쁘거나 슬프거나 안타까웠던 삶의 어떤 순간들내 감정과 시간이 농축되어 있던 그 순간들을 기억해내는 것은 지금의 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그리고 그 끝에 남는 것은 나를 지금의 나로 만들어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이라고 전한다어쩌면 그러한 고마움을 계속해서 생각할 수 있을 때나아가 우리 사회의 연약한 자리를 보듬어보는 시선도 넓어지리라 생각한다서로가 거기에 있음을 확인하게 하는 이 따듯한 기록이 모두에게 좀 더 다정해지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영하의 세계문학 원정대 1 - 셜록 홈즈의 모험 김영하의 세계문학 원정대 1
김영하 기획 및 해설, 박성일 그림, 김난영 스토리 / 주니어김영사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셜록 홈즈가 활약했던 1890년의 영국을 배경으로 모험을 떠나다!

우리 아이들에게 세계 문학이 보다 특별해지는 경험을 선물하는 책!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김영하 작가님이 기획하고 해설한 학습만화 책이 출간되었다. 그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중들에게 문학의 의미와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소통해온 그가, 이번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보다 쉽고 재미있게 세계 문학에 담긴 교훈과 지식을 전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김영하의 세계문학 원정대는 김영하 작가님과 헤세초 문학부 친구들이 함께 세계 문학 속으로 모험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첫 번째 여정은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작품, ‘명탐정 셜록 홈즈. 탐정이라는 말만 들어도 설레어 할 만한 우리 아이에게 셜록 홈즈와 그의 조수 왓슨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라니! 읽기 전부터 설레는 이 기분은 뭐지?

 



  2060, AI 로봇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로봇과 인간이 함께 미래 정부를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미래 정부는 세계 평화를 지킨다는 구실로 인간을 탄압하고 이제껏 인류가 쌓아 온 가치와 인간의 감정을 위험한 것으로 판단하고 문학마저 금기시하기에 이른다. 이에 문학의 가치를 되돌리기 위한 궁극의 서를 완성시키기 위해 로봇 소년 김영일이 과거로 돌아가 김영하 작가를 만나는데.

 



  1권에서는 로봇 소년 김영일에 의해 김영하 작가와 헤세초등학교 문학부 친구들이 미래 기술로 만들어진 문학 가상 프로그램을 통해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 코난 도일의 명작 셜록 홈즈의 모험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데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곳에서 김영하 작가와 문학부 친구들은 빨간 머리 클럽에서 비롯된 기묘한 사건을 접하게 되고,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셜록 홈즈를 만나 뜻밖의 일에 휘말리게 된다. 과연 김영하 작가와 아이들은 셜록 홈즈와 함께 이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고 다시 현실 세계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 셜록 홈즈는?


  상대를 잠깐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직업이 무엇인지, 성격은 어떤지를 단번에 추리해 내는 런던 제일의 사립 탐정. 취미와 화학 실험일 정도로 화학을 잘 알고 어려운 사건도 척척 해결할 만큼 추리력이 뛰어나다.

 



명탐정 셜록 홈즈의 이야기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 혁명은 영국의 사회와 경제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영국은 세계의 공장이라 불릴 만큼 공업이 크게 발달한 나라가 되었고, 공장에서 생산한 상품의 거래가 늘어나면서 새롭게 부유해진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다. 늘어난 부와 공업 기술을 바탕으로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로 성장했지만 이 무렵 런던의 치안 상황은 좋지 않아서 강도나 살인 같은 강력범죄가 늘어났다. 코난 도일의 명작, 명탐정 셜록 홈즈의 이야기는 이렇게 산업 혁명 이후 범죄자들이 활개 치게 된 19세기 런던을 배경으로 탄생되었다.

 



  『김영하의 세계문학 원정대는 셜록 홈즈가 활약했던 1890년의 영국을 배경으로 김영하 작가님과 아이들이 직접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구성을 통해 어린 아이들도 단숨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게 한 점이 흥미롭다. 원작인 <빨간 머리 클럽의 비밀>의 구조를 헤치지 않으면서 셜록 홈즈와 만나 자연스럽게 사건을 해결해나갈 수 있게 한 점이 매력적이다. 또 셜록 홈즈의 이야기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명작의 교훈과 가치뿐만 아니라, 당시의 문화와 시대적 배경 등 역사적 지식까지 알차게 채울 수 있다. 여기에 셜록 홈즈와 같은 탐정에게 반드시 요구되는 자질이자 문학 작품을 비롯한 창작의 주요 요소인 관찰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실물 카드를 통해 수집할 수 있게 한 점 역시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는 특별한 재미가 될 듯하다.

 








자네는 사물을 보기만 하고 관찰을 하지 않는 군

보는 것과 관찰하는 것은 다른 것이라네.” 

- 아서 코난 도일, <보헤미아 스캔들> (셜록 홈즈 시리즈 ) / 133p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김영하 작가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셜록 홈즈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고 뭐든지 열심히 관찰하면서 올바른 판단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뛰어난 두뇌로 어려운 수수께끼를 척척 풀어내고, 나쁜 짓을 하는 악당들을 잡아냅니다. 셜록 홈즈는 인류가 열심히 노력하지만 하면 세계의 모든 비밀을 다 풀어낼 수 있다고 믿던 시대의 상징입니다. 어린이들이 그런 믿음을 가지고 커 나가는 것은 우리 지구에는 참으로 이로운 일입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해결해야 할 어려운 문제들이 아주 많이 남아 있으니까요.” 세상의 수많은 비밀에 다가가기 위한 어린이들만의 순수한 호기심을 잃지 않기를, 나아가 문학이라는 언어를 통해 과거를 읽고 현재를 짚어보며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기를 바라는 김영하 작가님의 바람이 녹아 있는 듯하다. 또한 이것이야말로 우리 어린이들이 세계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아닐까.

 









  아이가 이 책을 읽으며 재미있다고, 2권은 언제 나오냐고 벌써부터 물어온다. 특히 영국에서 참 좋은 소설이 많이 탄생했다는 걸 배웠다는 아이의 말에 나 역시 또 다른 명작과 세계로의 여행이 기대된다. 2권도 얼른 출간되기를 기대하며 기쁜 마음으로 기다려야겠다.

 

 

 



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큔, 아름다운 곡선 자이언트 스텝 1
김규림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공지능 기술을 비롯한 현대 과학의 발달이 과연 인류의 진정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

인간과 안드로이드라는 관계가 일으키는 섬광을 우아하고도 근사하게 묘사한 작품!

 

 

 

 

  길가메시는 우루크의 세 번째 왕 루갈반다와 야생 암소의 여신 닌순의 사이에서 태어난 수메르의 왕이었다그는 인간이면서 신과 같은 초인적인 존재였기에 오만방자했고백성들을 함부로 대하고 폭정을 일삼았다이에 백성들은 고통을 호소하며 신들에게 간절히 기도했다길가메시를 제압할 수 있는 용맹한 자를 보내달라고이에 신들은 야생 짐승 엔키두를 보내기로 했고신전의 샤제 샴하트는 엔키두를 길들여 인간으로 만들었다그렇게 엔키두는 우루크에 와서 길가메시와 겨루었지만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았다하지만 싸우는 중에 정이 든 두 사람은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훗날 길가메시는 엔키두의 죽음을 계기로 자신도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고영원한 생명을 찾아 길고도 험한 여정에 나선다죽음에의 자각과 극복의 의지를 담은 이 인류 최초의 신화는 신체적정신적 약점을 첨단 기술을 이용해 고치고 보완해가며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당신들 역시 길가메시가 되고 싶은 것인가영원한 생명을 찾아 나섰던 길가메시처럼인공지능을 위시한 디지털 클론과 인간형 안드로이드 개발은 죽음조차 뛰어넘으려는 인류의 뿌리 깊은 욕망의 현신은 아닌가엔키두가 상징하듯인공지능 기술을 비롯한 현대 과학의 발달이 과연 인류의 진정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이러한 물음들 앞에서 김규림의 소설 아름다운 곡선은 어쩌면 아주 특별하고도 아름다운 대답은 아닐까.

 

 

 

우리 샴하트의 시작은 미미했습니다인공지능을 탑재한 청소 로봇에서 시작됐죠지금은 은퇴한 창업주 마이클 신의 꿈은 원대했습니다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안드로이드 로봇을 만드는 것그리고 사람을 외롭지 않게 하는 것. 2020년 설립된 샴하트는 설립된 지 십칠 년 만에 인간형 안드로이드를 세상에 선보였죠인간의 절대적 이해자당신을 학습하고당신의 감정과 내면에 집중하는 인간형 안드로이드.” / 16p

 

 

 

  큔은 샴하트에서 개발한 EK 4세대 인간형 안드로이드다. EK 4세대는 지금까지 출시된 안드로이드 모델 중 가장 인간에 가깝다고 평가된다제이는 샴하트의 설립자인 마이클 신의 딸이자 경영자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의식적으로 자사의 인간형 안드로이드의 사용을 거부하고 있었는데, EK 4세대를 처음 선보이는 신제품 발표회 날 일어난 뜻밖의 잡음으로 인해 하는 수 없이 큔을 받아들이게 된다어린 시절 안드로이드 엄마의 품에서 자라났지만엄마가 오작동을 일으키면서 제이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고 이 일로 아버지가 엄마를 폐기해버린 것에 대한 반발심 탓이었다자신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가져간 아버지가 다른 사람들의 외로움과 고통을 덜어주겠다며 만든 창작물은 위선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제이는 따뜻한 사람이에요.” 안드로이드가 감각하는 것들은 그저 제이라는 사람의 데이터에 불과한 걸까안드로이드의 언어는 그저 프로그래밍된 배려나 친절 같은 형식적인 반응인 걸까그렇다고 해서 인간 역시 개개의 고유한 경험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듯인간의 곁에서 끊임없이 학습하고 인간의 행동과 마음을 깊숙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노력하는 이 존재를 마냥 기계적인 것으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경이로운 경험이었거든요나에 대해 끊임없이 관용하고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누군가를 만난다는 게.” 인간의 대체용품이 아니라그 자체로 하나의 훌륭한 인격체로 인간형 안드로이드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처럼 결국 제이 역시 큔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사랑하게 된다이처럼 작가 김규림은 아름다운 곡선을 통해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연결이 그리는 따뜻한 미래를,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면둘은 연결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서로를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를 끝까지 관철하려 한다는 데서 감동을 준다.

 

 

 

마음을 헤아리는 존재.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안드로이드.

큔의 말과 행동이 학습된 반응인지 아닌지는

오래전부터 중요하지 않았다큔의 정신이 지금 활짝 깨어나

나와 연결되었다는 게 중요할 뿐. / 9p

 

 

바람이 공기의 대류로 일어나는 현상이고붉은 노을이 태양빛이 산란한 결과물이라는 걸 알아도시각과 촉각 등 감각을 통해 보고 느낀 자연 현상은 안드로이드 개개에게도 고유한 경험이었다회사에서도 비나 눈이 내리는 날이면 창밖을 오래도록 내다보는 안드로이드가 많았다무한한 호기심그런 면에서 이제 막 구동한 안드로이드일수록 어린아이같이 보였다. / 89p

 

 

저는 그때 무척 화나 있었어요기껏 남편을 만들었는데 남편 같지 않아서 말이죠하하하그런데 휴고는 저의 말도 안 되는 요구들을 참을성 있게 받아주고 제가 마음을 온전히 열 때까지 끈기 있게 기다리는 거예요사람들은 로봇에 무슨 마음이 있냐고 비웃었지만 저는 휴고에게서 진심을 봤어요휴고는 휴고 자체로 훌륭한 인격체였죠.”

휴고가 정원을 사랑스럽게 바라봤다.

그래서 남편을 닮은 로봇이 아니라 휴고라는 존재 자체를 사랑하게 되었죠.” / 148p

 

 

 

  큔이 제이에게 묻는다. “왜 내가 사랑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소설은 안드로이드는 사랑을 할 수 없다는 것을혹여 사랑이라는 감정을 안다고 할지라도 그의 감정을 컨트롤하고 결정하는 것은 인간이라는 인간중심의 사고방식에 균열을 가한다그러면서도 데이터가 소실되거나 오류가 생겼을 때 안드로이드는 그저 기억을 잃을 뿐이지만 그 상실감에 괴로워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라고이 사랑에서 상처 입는 쪽은 인간이라고 외치는 자들의 과격한 저항은 소설이 단순히 이상적인 미래만을 그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따라서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공존이 지닌 불완전한 요소들까지 균형감 있게 그려내려는 시도는 마냥 환대할 수 없는 기술의 미래를 사유하게 한다.

 

 

 

회사 건물 앞 샴하트 스퀘어에선 벌써 한 달째 인간형 안드로이드 반대 시위가 진행되고 있었다대여섯 명에서 시작된 집회 규모는 벌써 쉰 명 정도로 늘어났다드론 한 대가 파리처럼 날아다니며 시위대와 회사를 촬영하고 있었다반대 단체는 이름까지 생겼다오비시디OHBCD. ‘Only Human Beings Can Do’라는 의미였다여러모로 조짐이 좋지 않았다. / 25p

 

 

아주 가끔치매 환자가 제정신으로 돌아올 때처럼 나를 알아볼 때가 있었어그건 그레이스가 아니었어껍데기만 그레이스였지샴하트에 따졌어이건 그레이스가 아니라고그랬더니 샴하트 상담원이 그러더군최선을 다했지만 복구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죄송하다고그렇지만 서버 차단에 대한 동의를 한 건 바로 구매자인 라고……

그러니까그레이스는 그냥 죽은 거였더군세상에 없다는 얘기였어그럼 내 눈앞에 있는 건 뭐야유령인가아니면그레이스인 척하는 기계인가치매 환자인가분노가 일더라고. / 196p

 

 

 




 

 

 

 

  한국형 SF 소설의 약진 속에서 이 소설 역시 주목할 만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작가의 첫 작품이라는 믿기지 않을 만큼 흡인력이 높다다만 최근 꽉 찬 디테일이 요구되는 SF 소설의 특성상 일부 느슨한 개연성이 아쉬움을 남긴다큔에게로 마음이 향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걸기에 이르기까지 제이의 감정선이 단조롭게 처리된 점안드로이드와의 공존에 저항하는 이들과 어떤 합의나 설득을 이루어내지 못하고 새로운 세계에 도피함으로써 큔과 제이의 사랑을 실현한 점은 미완의 결말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안드로이드라는 관계가 일으키는 섬광을 우아하고도 근사하게 묘사하며, SF만의 경이롭고 특별한 매력을 선사하는 작품이다덕분에 김규림 작가의 다음 행보가 무척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